2018/12/31 23:59

2018년 대문짝 객관성 담보 불가


2018의 주요 타겟


스트레인저 띵즈 2 / 픽사코코 / 염력 / 비브라늄냥 / 사랑의 모양 / 거대로봇2 / 무한전쟁 / SF왕의 귀환 /
캡틴 데드풀 2 / 솔로 / 개미남과 말벌녀 / 공룡공원 / 임파서블이즈나씽 / 시카리오2 / 판타스틱4가족 2
One ugly motherfucker / 심비오트 / 달착륙 1빠 / without bay / 물맨 / 판타스틱 미스터 도그

2018/12/31 23:58

영화학개론 조별과제 객관성 담보 불가


2018년에도 영화학개론 조별과제는 계속됩니다.

팟빵링크는 클릭 -> 영화학개론 조별과제

2018/02/21 14:52

패딩턴 2 극장전 (신작)


북미 지역에서 개봉한지 3주가 넘도록 로튼 토마토 지수 100%를 유지하고 있어 화제가 되었던 영화. 궁금해서 막상 보니, 그럴 수 밖에 없었겠다 싶더라. 못생긴 강아지든 잘생긴 강아지든 강아지들은 다 귀엽고 사랑스럽잖아. 그런 강아지들한테 대놓고 "너 못생겼어"라고 타박할 수 없잖아. 이 영화가 딱 그 꼴이다. 부분부분 아쉬운 부분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 누구도 별로라고 할 수는 없는. 사실 생각해보면 영화의 평균치를 산정해서 보여주는 메타 크리틱이나 일반적인 별점에 비해 로튼 토마토는 신선하냐, 썩었냐 딱 둘 중 하나잖아? 그렇게 생각해보니 이 영화의 로튼 토마토 지수 100%는 더욱 더 납득할만 하다.


스포는 그렇게 많지 않다.


돌아온 딩턴이는 나름대로 런던 생활에 잘 적응 중이다. 하지만 그냥 적응하면 딩턴이가 아니고, 적당히 귀여운 민폐짓은 부려줘야 딩턴이지. 창문닦기 아르바이트와 이발소 보조 아르바이트를 하며 갖가지 사고를 치는데, 이런 에피소드들이 썩 재미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귀여움. 귀여운 걸 이길 수 있는 건 흔치않지.

하지만 영화가 단순히 귀엽고 예쁘다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각본과 연출이 치밀하단 생각이 먼저 든다. 1편도 그랬었지. 하지만 2편이 좀 더 하다. 이발소 에피소드에서 패딩턴의 타겟이 된 아저씨가 후반부 법정 장면의 판사일 줄이야. 복선을 잘 깔아두고, 전체적으로 회수도 잘한다. 연출은 1편과 많이 비슷한데 굳이 좋게 포장하면 명맥을 잘 잇는 것이고, 솔직히 까보자면 좀 복붙 느낌도 많이 난다. 그 정도로 세부적인 연출까지 비슷. 하지만 1편이 워낙 좋았으니 이 부분에 대해서 큰 불만은 없다. 그저 1편과 2편을 연속으로 보면 좀 물리겠다 싶은 정도?

1편 때부터 느낀 거지만, 유머 포인트와 타이밍에 대한 감이 굉장하다. 때문에 이를 뒷받침하는 편집도 대단하다. 감빵 생활하며 죄수복들을 죄다 분홍빛으로 물들여 버리는 장면의 타이밍과 그 묘사는 단순하지만 강력하고, 후반부 성룡 영화가 떠오르는 기차 장면에서 브라운 아저씨의 요가 장면도 그 센스가 탁월하다. 진짜 그 장면 개좋음.

셸리 호킨스를 비롯한 기존 출연진에 대해서는 크게 할 말이 없다. 다들 워낙 잘하니까. 다만 새롭게 추가된 배우들 중 브랜든 글리슨과 휴 그랜트 정도만 찝고 넘어가면 좋겠다. <해리포터와 불의 잔>이나 <킬러들의 도시>에서 재밌는 연기를 보여줬던 브랜든 글리슨이 다시 한 번 신명나게 귀여운 연기를 한다. 역시, 이 정도 재능을 가졌으니 아들로 도널 글리슨을 낳지- 라는 생각도 들고. 휴 그랜트는 자신의 이미지를 그대로 투영한 듯한 캐릭터 연기가 재미있다. 거짓말 좀 보태서 <더 레슬러>의 미키 루크 같은 느낌이랄까. 한 물 갔는데 자의식은 충만한 배우를 연기했는데 어쩜 이리 잘 맞냐. 실제로 휴 그랜트도 이 영화 홍보차 TV 출연해 자폭 유머 선보였었다고 들었다. 배우가 자기 역할을 즐기니 연기가 이렇게 좋다.

1편에서도 등장 했었지만, 2편에 와서 유독 패딩턴을 저격하는 동네 할아버지. 명색이 닥터가... 패딩턴을 까는 그 수위가 1편에 비해 일취월장 했다는 점을 놓고 영화의 제작시기까지 겹쳐 생각해보면 어쩐지 브렉시트 이후에 영국 내에서 퍼진 반이민주의와 이민자에 대한 배척이 만져지는 것 같아 기분이 묘하기도 했다. 어찌되었든 패딩턴은 선의를 믿고 행동하는 가족주의적 이민자라는 점에서 그 묘사와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더 힘을 받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기분 좋은 영화다. 기분 좋을 수 밖에 없는 영화라고. 영화를 보는 100분 동안 행복하기만 했다. 영화가 끝날 무렵엔 거짓말 안 하고 진짜 눈물 한 방울이 흐르더라. 슬퍼서가 아니라 너무 좋아서.

뱀발 - 1편과 2편의 감독인 폴 킹을 디즈니에서 <피노키오> 실사화 감독으로 고려중이라한다. 납득할만하다.

2018/02/19 11:51

<베를린> : 순간의 간절함 쇼트와 씬 사이



류승완은 그 짧은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 액션 영화가 쾌감을 주기 위해서는, 그 기저에 깔린 감정을 관객에게 잘 설득시켜내야 한다는 것을 류승완은 아는 것 같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 그 틈 사이로 악당들에게 붙잡힌 아내를 보는 주인공 '표종성'의 얼굴을 담은 이 쇼트는 간절하기 그지없다. 이 쇼트 이전에도 표종성이 자신의 아내를 지키려한다는 것이 계속해서 제시되지만, 이 쇼트가 없었더라면 바로 이어지는 다음 씬의 추격은 그 힘을 잃었을 거다.


2018/02/19 11:38

패딩턴, 2015 대여점 (구작)


아, 진짜. 내가 이걸 왜 이제 봤지.

애니메이션이나 약간 유아틱한 컨셉의 실사 영화들에 딱히 알레르기가 있지는 않다. 오히려 가끔은 즐겨본다. 그 가벼움이 좋아서. 근데 이 영화는 보기가 싫었다. 개봉 당시에 딱 그거 하나가 맘에 걸려서 안 봤었다. 결여된 현실성. 딱 그거 하나 때문에. 예고편 보는데 시바, 곰이 이족보행에 옷까지 입고 영어를 쓰는데 예고편에 나오는 그 누구도 별 반응이 없잖아. 이게 현실이었으면 패딩턴은 헬로우의 헬도 꺼내기 전에 이미 사살이며 사살 당하지 않고 헬로우까지 완창했더라도 분명 잡혀 끌려가 생체실험 내지는 동물원의 말하는 곰 쇼에 동원되었을 것이다. 근데 이 영화는 그런 기미가 전혀 없었거든.

결국 속편 개봉 때문에 의무방어전처럼 보게 된 영화인데 이게 웬걸. 연출 진짜 좋네. 내가 워낙 플랫한 연출가이다 보니 타란티노나 매튜 본처럼 과시적이고 테크닉 가득하게 미장센 짜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있는데갖지못한것에대한부러움이랄까, 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패딩턴이 기차역에서 브라운 내 가족과 첫 조우하는 순간 뒤에서 지지직 거리고 있던 'Lost & Found'가 환하게 불을 밝히는 것을 시작으로 영화내내 발랄하고 아이디어 좋은 미장센이 가득이다. 이런 표현 쓰기 진짜 싫었지만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가 맞다.

코미디 감각도 굉장한데, 영화의 거부감을 유발했던 비현실성을 코미디로 때려박아 부숴 버린다. 런던 도착해서 나 좀 봐달라고 인사 때렸는데 다들 바빠서 그냥 치고 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거 진짜. 웨스 앤더슨의 <판타스틱 Mr. 폭스> 이후 이런 괴랄하고 센스있는 유머 감각은 처음이다.

캐스팅이 은근히 화려한데, 알고보면 <해리포터> 시리즈의 제작자 데이비드 헤이먼의 작품이다.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해리포터> 시리즈 블루레이 사서 전편 메이킹 다 관람하면 이 사람이 항상 저 포즈로 나온다. 그리고 1편부터 8편까지 점점 늙는다 덕분에 유명한 영국 배우들이 꽤 많이 나오는 편. 극 중 브라운 가족 내의 사촌 할머니는 <해리포터> 속 론 위즐리의 엄마이기도 했고, 패딩턴의 든든한 조력자로 나오는 브라운 부인은 <셰이프 오브 워터>로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셸리 호킨스. 영국 배우는 아니지만 악독하고 실행력 좋은 빌런으로 니콜 키드만, 골동품점 주인네는 짐 브로드벤트. 게다가 동네 외로운 영감탱이는 심지어 12대 닥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대단한 캐스팅 대체 뭐냐. 하지만 가장 좋은 건 역시 패딩턴 목소리를 한 벤 휘쇼. 목소리 진짜 귀엽고 따뜻하더라.


하지만 내 최애캐는 역시 미스터 브라운......
 
하여튼 대단히 귀여운 영화. 대단히 재밌다고 하기는 힘들겠지만 연출과 귀여움이 반짝반짝한다. 이런 영화 싫어할 만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2018/02/19 11:22

베를린, 2013 대여점 (구작)


까놓고 말해, 다소 과소평가된 경향이 없지 않은 영화라고 본다. 물론 단점도 많다. 배우들의 북한말 대사는 매끄럽지 않고, 후반부 클라이막스 장면의 액션은 이전 것들보다 못하며, 전체적으로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모사드와 CIA까지 끌어다 소재로 굴리는 것에 비해 정작 이야기는 소극적이라 굳이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나- 싶기도 하다. 이런 점들은 명백하게 단점이다.

하지만 류승완과 정두홍 식 액션을 에스피오나지 장르에 잘 접목 시켜 이른바 '간절한 액션'을 만들어냈고, 배우들의 연기가 좋으며, 무엇보다 여성 캐릭터가 좋다. 맞다. 나는 이 영화에서 전지현이 연기한 '련정희'가 가장 좋다. 원래 전지현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었고, 이 영화 속 련정희 역시도 주인공의 아내로서 액션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기는 커녕 악당들에게 인질로 붙잡혀 구해줘야할 대상으로 그저 '짐'처럼 묘사되는 부분도 분명 있다. 하지만 덤덤한 이북 사투리로 한없이 냉정하게만 구는 남편에게 의심 받고, 또 보호받지 못한 여성으로서 련정희가 주는 아련한 감정 같은 것이 있다. 

나는 항상 련정희를 두고, 류승완의 속죄 같다는 생각을 해왔다. 물론 과한 해석의 여지도 분명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류승완 영화들 속에서 여성은 그야말로 짐덩어리거나 철저히 대상화되는 존재들이었다. 그의 영화들은 항상 마초적이었으니까. 나는 련정희가 그런 마초 류승완의 어떤 사과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좋았다. 이게 할리우드 액션 영화였더라면 주인공이 죽어가는 아내에게 하는 마지막 대사는 'I love you.'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선 '미안하다'는 사과다. 에스피오나지 액션 장르의 탈을 쓰고 결국엔 순애보였다라는 비판도 무리가 있는 것은 아니나, 나는 그 대사와 순애보가 좋았다.

류승완의 연기는 조금 과시적이지만 그것 나름대로 날 것의 느낌이 나 좋고, 하정우는 언제나 단단하게 연기한다. 이경영은 한글 자막이 없으면 진짜 뭐라고 하는지 하나도 못 알아 듣겠다. 블루레이로 보면서 진짜 거짓말 안 치고 한글자막 켜놓고 봤다. 그리고 이경영 죽고나서는 한글자막 끔. 이거 극장에서 봤을 때도 진짜 뭔소린지 감으로 다 때려맞췄던 기억이 나네. 한석규는 좋은 부분과 싫은 부분이 분명한데, 그 와중에 친구였던 CIA 요원의 죽음을 목격하고 그 시체 옆에서 분을 삭히는 그 한 쇼트의 연기 때문에 모든 것이 다 용서된다. 물론 그럼에도 영화에서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쇼트는 맥심 커피 광고 같긴 하지만.

그나저나 이거 속편 언제 나오냐. <군함도> 다음이 이거 속편이라고 했었던 것 같은데, 빨리 좀 만들어줘요, 애탄단 말이예요.

2018/02/17 21:00

더 포리너 극장전 (신작)


요즈음의 명절에는 성룡 형님이 도통 안 보이는 것 같아 섭섭 했었는데 이번 설은 다르다. 타이밍은 조금 이르지만 어찌되었건 설 명절에 돌아온 건 돌아온 것이니. 개인적으로는 홍콩의 성룡 영화들보다 서구 자본으로 제작되어 북미나 유럽 지역을 배경으로 하는 성룡 영화들을 좀 더 좋아하는 편이다. <러시아워> 시리즈나 <상하이 눈> 시리즈처럼. 물론 홍콩에서 만들어진 영화들도 훌륭하지만, 아무래도 내 세대는 성룡이 할리우드 진출하던 시기에 머리가 좀 깨었거든. 그래서 좀 더 기대한 것도 있었던 영화.

영화가 시작한지 채 5분도 되지 않아 성룡의 딸이 죽는다. 그리고 영화내내 딸의 복수를 위해 성룡이 피어스 브로스넌과 그의 부하들을 줘팬다. 그게 영화의 전부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테이큰>의 아류 영화다, 라는 소리를 들었을지언정 그렇게 이야기를 단순화하고 액션성으로 승부보는 것이 좀 더 이 영화에게 유리했을 것이다. 하지만 IRA를 위시한 잉글랜드와 아일랜드의 국제적인 갈등 상황을 끼얹고 중간엔 다소 쓸데없게 느껴지는 불륜 설정까지 존재한다. 그러다보니 우직하게만 달렸어도 더 좋았을 영화가 다른 것들 보여주고 설명하느라 자꾸만 덜컹거린다.

성룡의 진지한 연기를 보는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새롭고 게다가 좋기까지 하다. 겉도는 느낌이 아니라 완전히 녹아든 느낌이다. 게다가 액션도 좋다. 물론 왕년의 전성기 때 액션에 비할 바는 아니겠으나, 성인 남성 여러명을 전성기 때만큼은 시원하게 못 눕히지만 여전히 스턴트를 대부분 직접 소화해내는 그 모습 그 자체가 스펙터클이다. 허나 상술했듯이 다소 쓸데없게 느껴지는 여러가지 잔 설정들이 성룡이 맡은 캐릭터를 다 깎아 먹는다. 이 캐릭터의 물리적 비중이 진짜 얼마 없다! 성룡 나오는 부분 잘 보고 있다가 갑자기 사라지는데, 사라진 후 10분 넘게 등장하지 않는 부분들도 있어서 여러모로 난감한 부분.

덕분에 전체적으로는 곱빼기에 체할 것 같은 인상이지만, 그럼에도 나쁘지는 않은 영화다. 성룡은 성룡이잖아. 중후하고 진지한 모습을 보는 맛도 있고, 람보스러운 트릭과 액션도 재미있다. 이왕 만든 거 속편도 나왔으면. 물론 이것보다는 훨씬 더 잘 나왔으면.

2018/02/12 15:14

고질라 - 괴수행성 극장전 (신작)


내가 이걸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외국엔 다 떴는데 국내 넷플릭스에만 유독 안 떠서 걱정하고 있었다가 갑툭튀하길래 신이나서 급 관람. 허나 조루증 환자 마냥 그 설렘도 급 진화. 괴수의 왕 고지라의 팬으로서 기대했는데 어째 영화는 격정 일본 아니메냐. 


열려라, 스포 천국!


애초부터 <고지라> 시리즈에 SF적 요소가 아예 없던 것은 아니었으나, 이번 작품의 컨셉은 그 SF적인 요소만을 적극적으로 끌어올리는 데에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세기말적 묘사와 각종 SF 비클들은 흥미롭다. 물론 메카 고지라는 작동도 못했지만 허나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다른 것이 아니라 우선적으로 작화다. 개개인의 취향따라 선호하는 작화가 다르고, 때문에 특정 작품의 작화가 자신과 맞지 않으면 내용과 연출이 아무리 좋다한들 좀 거리감을 느끼는 게 사실이다. 문제는 이 영화가 나에게 그랬다는 것이다. 일단 작화가 나랑 안 맞는다. 그리고 그게 생각보다 크다.

사실 이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안 드는 점은 다름 아닌 주인공 때문이다.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신지'에다가 일본 소년 만화 주인공 특유의 '열혈' 요소가 플러스된 캐릭터라 볼 수 있을텐데, 진짜 꼴 보기가 싫다. 자신감은 지나치게 충만하고,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남들 희생 따위야 알게 뭐야 식의 이런 주인공을 믿고 100여분의 런닝타임을 따라가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 않은가. 진짜 최근 본 영화 통틀어서 주인공이 제일 후진 영화.

후반부 클라이막스 전투의 반복적인 패턴도 영화의 마이너스 요인이고, 게다가 내가 딱 하나 기대했던 그 '고지라'도 별 매력 없게 나온다. 심지어는 결말부에 나름 반전 아닌 반전도 있다. 똥개훈련 해가면서 고지라 멱 따고 죽였더니 그게 우리가 알던 그 고지라가 아니었다니! 식의 전개인데... 아휴, 그래. 어쩐지 고지라가 너무 쉽게 죽더라. 애초에 죽이는 게 가능하면 그게 괴수의 왕이겠냐, 그건 그냥 질라지.

2편과 3편도 나온다고 한다. 관성에 따라 다 챙겨볼 것 같긴한데, 어째 벌써부터 기대는 안 되는게 사실.

2018/02/12 14:57

염력 극장전 (신작)


<부산행>을 훌륭하게 본 기억이 없다. 전체적인 만듦새는 좋은 편이었지만, 지나친 한국화신파라던가 신파라던가 신파라던가와 더불어 장르적인 쾌감은 그리 크지 않았다는 데에 그 이유가 있다. 생각보다 좀비 영화들을 꽤 좋아하는 편이거든. 근데 이번엔 다른 것도 아니고 초능력을 주 소재로 한 수퍼히어로 영화다. <부산행>에서 살짝 데었다한들 내가 이걸 기대 안 할 수가 있었겠나. 허나 막상 공개된 영화는 이도저도 아닌 김빠진 콜라 같은 느낌. 덕분에 일반 관객들의 평가는 극과 극을 달리고 있고, 흥행으로만 따져도 이미 처참히 실패했다. 개봉 일주일 만에 사실상 종영수순이니까. 그렇지만 이상하게도 어째 그 정도 취급까지 받을만한 물건은 아니라고 본다.


스포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만.


이 정도의 대접까지 받을만한 영화는 아니라고 했던 것은, 우선적으로 기본적인 잔재미가 있기 때문이었다. 크게 특출난 건 또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또 크게 모난 부분은 없는 그런 영화랄까. 하지만 그것보다 더 좋았던 것은, 다름 아니라 그 엔딩의 한 방 때문이었다. 염력이라는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들을 이길 수 없다는 자조 섞인 결말. 그리고 이 모든 게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를 돌아보게 만드는 그 한 마디. 여기에 하나를 굳이 더 보태면, 자연재해를 비롯한 실제 우리 현실 속의 비상상황들에서 지켜주지 못한 사람들을 영화 안에서라도 지켜주고 구원해주고 싶다는 그 간절함. 그런 부분들이 이 영화를 꾸역꾸역 먹여살리는 동력이 아닌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허나 그에 못지않게 단점이 더 많은 영화인 것은 분명 확실하다. 용산 참사를 다뤘다는 것이 영화의 마이너스 포인트로 작용하지는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이 세상의 어떤 역사적 요소들도 영화화 되지 못할 것은 없다고 본다. 막말로 세월호 참사를 영화화해도 우리가 그것을 막을 수는 없고 막아서도 안 된다. 허나 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사람들은 정말 엄청난 고심을 해야할 거다. 세월호 사건이나 이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용산 참사나, 몇 십 년이나 몇 백 년 전의 역사가 아니라 불과 몇 년 전의 역사니까. 아직 그 역사의 산증인들과 유족들이 살아 슬퍼하는 시대니까. 그래서 더욱 더 조심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용산 참사를 다뤘다는 것 자체로 영화를 까고 싶진 않고, 대신 다룰 것이면 제대로 다뤘어야 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일단 용산 참사라는 소재랑 수퍼 히어로라는 장르가 잘 안 붙는다. 장르는 다르지만 이 방면의 모범사례는 닐 블롬캠프의 <디스트릭트 9>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영화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인간들에게 차별받는 외계인들을 장르적으로 다루며, 과거 그 땅에서 있었던 인종 분리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라는 소재를 잘 접합해냈다. 무엇보다 그 영화에서 중요했던 것은 주인공이 백인 남성이라는 사실이다. 관객들의 감정 이입을 위해 다소 어리버리한 인물로 설정해두기는 했지만, 어쨌거나 그는 기득권층이다. 그런 백인 남성이 점점 외계인이 되어가 제대로된 대접을 받기는 커녕 시종일관 쫓겨 다녀야만 한다는 것이 그 영화의 주된 상황이고, 그 상황으로부터 비롯된 감정을 통해 관객들은 과거 인종 분리 정책을 돌아볼 수 있게 된다.

허나 연상호의 <염력> 속 염력을 얻은 주인공은 용산 참사의 직접적인 피해자가 아니다. 철거민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진압경찰은 더더욱 아니다. 그는 충무로 영화들에서 지지부진하게 많이 다뤄왔던 단순한 부녀 가족 멜로 드라마의 주인공일 뿐이다. 그는 철거민으로서 싸우지도 않고, 철거민들에게 인간적으로 동화되어 싸우지도 않는다. 그는 그저 그 곳에 딸이 있기 때문에 싸운다. 그렇다고 해서 또 딸과의 관계를 대단히 잘 묘사한 것도 아니다. 이 영화가 철거민들의 심정을 헤아려보고, 그 때 그 상황 속에 던져졌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거라면 주인공을 이런 식으로 설정하면 아니 됐다. 이건 명백한 패착이다.

현실성에도 아주 큰 문제가 있는데, 나는 이 영화가 최근 수퍼맨을 다뤘던 <맨 오브 스틸>이나 <배트맨 대 슈퍼맨>보다 현실적인 묘사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만 말하면 외계인이 빌딩을 부수는 영화보다 이 영화가 덜 현실적이라는 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는 반문을 들을 수 있다. 나는 지금 외계인이나 염력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그 외계인이나 염력을 받아들이는 다른 사람들의 반응이 비현실적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맨 오브 스틸>과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는 초월적인 힘을 지닌 주인공을 중심에 놓고 세계가 요동친다. 하늘을 날아다니고 건물과 상대방을 투시할 수 있는 대상을 두려워하거나 경외하는 등의 묘사가 있고, 그를통해 주인공을 규제 하려는 묘사들도 충실하게 묘사되어 있다. 물론 영화적 완성도는 별개로 치자

하지만 <염력>에서는 그게 없다. 만약 당장 서울 시내 상공에 이 영화의 주인공이 나타나 염력을 부렸다고 가정해보자. 많은 사람들은 공포에 떨면서도 저 능력의 출처가 어디일까 궁금해할 것이며, 정부에서는 규제를 하려들 것이다. 허나 이 영화 속 주인공이 만나는 많은 사람들은 염력을 보고 그저 요술 정도로 치부하고 만다. 그보다 더 깊이 들어가려하지 않는다. 그냥 옆에 있는 중년의 남자가 손짓 하나만으로도 사람을 밀어내고 자동차를 들어 굴리는데 그걸 보고 딱히 궁금해하지를 않는다. 물론 중반부 뉴스 장면에서 웬 돌팔이가 나와 주인공을 보고 북한의 소행이라고 눙을 치는 장면이 있기는 하다. 허나 지나치게 피상적이라 딱히 와닿진 않더라.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크게 불만이 없지만, 류승룡의 연기는 지나치게 코믹화되어 있다. 차라리 좀 진지하고 다크하게 갔더라면 어땠을까. 하긴 그건 지금 주연배우의 문제 뿐만이 아니라 영화 전체의 분위기가 그렇긴 하다. 정유미에 대해서는 할 말이 참 많은데, 간단하게 줄이면 '어떤 캐릭터를 잡았는지는 알겠는데 딱히 와닿진 않네' 정도이다. 제작진과 배우 입장에서는 관객들이 '우와, 저 미친년 뭐야?'하며 덜덜 떨기를 염원 했겠지만, 정작 나온 버전은 '아, 기어코 저런 캐릭터로 잡았구나'라는 생각 밖에는 들지 않는다. 애초에 초능력자 주인공에 이어 초능력자 악당이 나오는 구도를 원했던 것은 아니었으나, 이럴 거였으면 그냥 렉스 루터 느낌의 지능형 빌런으로 가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하여튼 일반 관객들의 분노도 이해가 간다. 이건 뭐 얼큰한 돼지국밥 먹으러 왔는데 나온 게 리조또 같은 상황인 거잖아. 팡팡 터뜨리는 한국형 수퍼히어로 영화를 기대하고 영화관을 찾았을 관객들의 눈에 펼쳐진 건 '그것이 알고 싶다'류의 시사 다큐멘터리와 <라스트 갓파더>스러운 요상망측한 슬랩스틱의 콜라보레이션이였으니.

뱀발 1 - 100억원대 규모의 충무로 상업 장편 영화에서 이렇게 구리고 질 낮은 CG 효과는 처음 봤다. 특히 후반부 유치장 장면은 충공깽.
뱀발 2 - 극 중 용역깡패들을 묘사하는 방식이 귀엽고 부분부분 재미있긴 했지만, 아직 10년도 채 지나지 않은 역사를 다루고 있으면서 그들을 그렇게 귀엽게만 다뤘다는 데에는 문제가 또 크다고 생각한다.

2018/02/02 18:01

과연 누가 이길까? 객관성 담보 불가


진짜는 무조건 첫 테이크지! 배우의 연기도 처음이 진짜지, 반복하면 그게 진짜냐! 첫 테이크는 무조건 진리! 덕분에 영화도 빨리 찍잖앜ㅋㅋㅋㅋ

영화계의 꾸준왕, 리들리 스콧



맞어! 나는 심지어 시나리오에 없는 것도 현장 와서 느낌 오는대로 찍는다니까! 빨리 찍으면 예산 절감도 되고 집에도 빨리가고 얼마나 좋은 겨-

충무로의 이단왕, 남기남



어라? 넌 시나리오에 없는 걸 현장 와서 만들어? 난 현장 와서 시나리오 만드는데. 촬영날 비오면 비오는 내용 찍는 게 맛이지.

악마의 재능, 홍상수



이 양반들이 다 뭐라는 거야... 첫 테이크는 연습이지 뭐가 진짜야. 최소한 스무 테이크는 가봐야 배우가 감정을 싣지.

독기 장착 영화계의 살모사, 데이비드 핀쳐



핀처야, 그제? 근데 너도 스무 테이크는 너무 적다야. 한 100번째 테이크를 가도 배우들은 감정을 잘 못 표현한다니까!

지구 어딘가에 영화 원피스를 숨겨놓았을 영화계의 골드로져, 영화왕. 스탠리 큐브릭



븅신들ㅋㅋㅋㅋㅋㅋㅋㅋ 예술하고 자빠졌네, 다 터뜨리면 그만인 것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화계의 하데스, 파괴지왕. 마이클 베이.



한날 한시 한 촬영장에 양떼마냥 싸그리 몰아넣고 100분 토론하는 거 보고 싶다.
과연 누가 이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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