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31 23:59

2017년 대문짝 객관성 담보 불가


2017의 주요 타겟

드니 2049 빌뇌브 / 눈사람 / 스트레인저 띵즈 2 / 토르vs헐크 / 정의 연맹 / 은하전쟁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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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31 23:58

팟캐스트 - 영화학개론 조별과제 객관성 담보 불가

올해 초부터 좋은 기회가 생겨, 작게 이런 걸 하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지천에 널린 것이 영화 팟캐스트인데 또? 라고 하실 수도 있고, 
다른 팟캐스트들과는 뭔가가 다르다! 라고 자신있게 이야기도 못하겠습니다마는...

그래도 듣다보면 정 붙으실지 또 누가 알겠습니까?
부담없이, 소소하게. 
등하교 시나 출퇴근 시에, 친구와의 약속을 위해 잡아탄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의 무료함 속에, 
이번주 극장 가서 본 영화의 여운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눠보고 싶은 소소함 속에-.

저희 팟캐스트 살포시 넣어주시면 감사드리겠나이다.

팟빵 링크는 클릭 -> 영화학개론 조별과제

뱀발 - 커버 작업 해주신 애청자 '안다훈' 씨께 감사 말씀드립니다.

2017/09/21 01:09

<스파이더맨2> : 메리 제인 포스터와 스쿠터 미분류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2>가 여태 나온 수퍼히어로 영화들 중에서 최고인 이유는, 영리하게 잘 짜인 합의 액션 시퀀스 설계 때문만이 아니라 인물의 감정을 미장센을 통해 효과적으로 보여주었다는 데에 있다. 큰 책임에 눌려 짝사랑하는 여자의 연극 공연을 보지도 못한채 부서진 스쿠터를 질질 끌고 가는 쇼트. 대사나 눈물이 없어서 좋았고, 다소 과하게 느껴질 수 있는 반복 강조의 미장센도 오히려 과하게 느껴져 더 좋았다. 쓸쓸하고 착잡했다.

영화란 진짜 멋진 것이다. 

2017/09/21 00:33

<LA 컨피덴셜> : 롤로 토마시 쇼트와 씬 사이


<LA 컨피덴셜>을 떠올리면 이 쇼트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러셀 크로우나 가이 피어스가 더 중심축에 가까이 선 인물이고 둘 다 나름대로 멋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LA 컨피덴셜>이 케빈 스페이시의 영화로 기억되는 이유는 분명 이 쇼트 하나 때문일 것이다. 자신에게 곧 들이닥칠 운명을 알면서도, 모든 게 끝나고 자신의 세상은 무너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남은 자들을 위해 행하는 선의. 그러면서도 탁월한 순발력과 재치. 사실상 이 쇼트 하나가 케빈 스페이시 캐릭터 전체를 요약해 설명해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란 진짜 멋진 것이다.

2017/09/21 00:26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 : 워리그 모래 돌파 쇼트와 씬 사이


맥스와 퓨리오사는 그저 워리그 보닛에 붙은 불을 끄기 위해 모래 속으로 돌진한 것일 뿐이었다. 하지만 나에겐 다시 태어나는 것, 또는 의지를 물리적으로 증명하는 것처럼 보였다. 우아했고 심지어는 숭고해 보이기까지 했다. 나에게 가장 아름다웠던 2015년의 쇼트들 중 하나. 

영화란 진짜 멋진 것이다.

2017/09/20 17:57

[트루퍼 탐방] 클론 트루퍼 - 페이즈 2 은하전쟁


페이즈 1 디자인을 지나 페이즈 2로 넘어온 클론 트루퍼들. 근본적으로는 장고 펫의 유전자를 이어받은 페이즈 1 버전과 큰 차이가 없지만, 병과와 복무지역이 디테일하게 나뉘고 그에 따라 다양한 바리에이션 디자인이 생겼다. 그러다보니 더불어 수트의 파트도 훨씬 더 많아짐. 덕분에 페이즈 1 클론 트루퍼가 액션 피겨 같은 느낌이라면 페이즈 2 클론 트루퍼는 제법 조립식 피규어 느낌이 난다. 

클론 전쟁을 다룬 애니메이션을 제외하면 실사 영화에서는 에피소드 3인 <시스의 복수>에서 조연으로 등장. 역시 가장 유명한 건-,


제너럴 코디 되시겠다. 스톰 트루퍼와 퍼스트 오더 스톰 트루퍼 등 고유명사화된 이름으로 출시되는 레고 미니 피겨 시리즈 중에서도 그 많은 트루퍼들 중 클론 트루퍼를 대표하는 인물로 코디 장군은 출시되어 있음.


위풍당당한 코디 장군. 다만 등장하는 시리즈가 다른 에피소드도 아니고 에피소드 3이다 보니, 황제 손에 이끌려 제다이 뒷치기 하는 장면의 주인공이 되어버렸다. 그토록 충실하게 따르던 제다이들을 몇 초 만에 안면 바꿔 뒷치기 하면서 특유의 비극적 장면을 이끌어가기도 했고, 덕분에 일반 관객들에겐 배신의 아이콘으로 낙인 찍히기도 했다. 


페이즈 1의 클론 트루퍼들과 유전적으로는 차이가 없기에, 이들 역시 전투 능력 하나만큼은 대단했다. <시스의 복수> 중반부의 분리주의 연합 드로이드 부대VS 클론 부대 장면에서 짧지만 그 진가가 발휘되는데, 정말이지 왜 이 장면을 짧게 표현해냈는지 아쉬울 따름. 물론 그 때문에 따로 스핀오프 애니메이션이 나온 것이기도 하겠지만... 어쨌거나 저 장면만 보고 있으면 왜 드로이드 보다 클론들이 우수한지 단박에 알 수 있다.


허나 아무리 싸움을 잘해도 제다이 앞에 서면 죄다 줘털리는 것...... 실제로 설정 상에서도 오더 66에 의해 죽었던 제다이들도 대다수가 뒷통수나 등에 블라스터를 맞고 죽었다 한다. 정면 승부로는 안 되니 뒤에서 쏴 죽였던 거지. 그런 트루퍼들을 끝까지 신임하고 있었던 제다이들도 생각해보면 그저 안습.

어쨌거나 그 특유의 간지나는 디자인과 다양한 부속 파츠들로 다양한 커스텀이 가능했다는 점에 있어서 실로 큰 인기를 구가했던 트루퍼 라인 되시겠다. 개인적으로는 코디 장군도 좋아하지만,


난 델타 스쿼드 자네들을 잊지 못할 것이야......
 

2017/09/20 13:56

콜래트럴, 2004 지나간 영화들


아직 세상 떠나지도 않은 사람의 작품을 전기 / 중기 / 후기로 나누는 것만큼 을씨년스려운 것도 없지만, 마이클 만의 중후기 작품들 중에서는 이만한 것이 또 없다.

'하드보일드'는 범죄 등을 다루지만 최소한의 감정적 묘사 대신 비정하고 건조하게 이야기를 다뤘던 문학들을 지칭하는 용어였다. 아마 한국에선 쉽게 만들 수 없는 장르일 거다. 한국 스릴러에서는 최소한 주인공이나 사건의 희생자들이 울어야 한다. 울지 않고 떨지 않으면 제작 자체가 안 될 듯. 허나 <콜래트럴>은 그 자체로 하드보일드 분위기의 진수를 보여준다. 마이클 만 감독의 출세작 <히트> 역시도 어쩌면 그렇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히트>는 남정네들의 사무치는 의리와 욕망에 불을 지피는 감정 싸움이 존재했던 작품이 아니었던가. 허나 <콜래트럴>은 짐짓 있어보일 수 있고 소위 간지나 보일 수 있는 설정들에 지나친 감정적 터치를 더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건조하고 비정하며, 냉정하다.

재밌는 점은 홍보된 것과 다르게 범죄 액션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성장 드라마에 가깝게 느껴지는 플롯. 이 영화가 내 마음에 불을 지핀 부분도 바로 그 때문이다. 평범했던, 아니 오히려 자신의 욕망을 꾹꾹 눌러담고 있던 소시민이 결정적 선택을 하는 순간의 쾌감은 그야말로 대단하다. 반면에 초반부터 여유 부리며 헛소리를 지껄였던 궤변론자 히트맨은 영화가 진행될수록 여유를 잃고 다급해진다. 두 캐릭터가 교차하는 부분이 재미있고 무엇보다 어쩌면 서로가 서로의 얼터 에고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액션 영화계에서 모잠비크 드릴하면 키아누 리브스의 존 윅이 곧바로 떠오르겠지만, 그보다 10년 전에 톰 크루즈의 빈센트가 있었다. 은발 악한 톰 크루즈 멋있다. 무엇보다 역시 달리는 연기 하나는 일품. 진짜 달리는 연기 이걸로 오스카 하나 따야된다. 최소한 아카데미에서 뜀박질 명예 트로피라도 줘야한다. 그만큼 예술이다. 근데 뛰는 폼도 폼이지만 진짜 졸라 빠르더라. 물론 연출이겠지만 진짜 졸라 빨라.

하지만 톰 크루즈가 멋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제이미 폭스의 것이다. 아마 이 배우를 눈여겨 보게 된 것이 이 영화가 개봉했던 딱 2004년 쯤이였던 것 같다. <레이>도 2004년에 개봉했었지, 아마? 그야말로 최고의 해였네. 제이미 폭스는 진짜 작품마다 다 다르다. 최근작 <베이비 드라이버>에서는 톰 크루즈의 빈센트 뺨치는 싸이코 범죄자로 등장해서 그가 나오는 매 쇼트마다 불안감을 줬었는데, 또 <콜래트럴>에서는 세상 착함. <장고 - 분노의 추적자>에서는 우직하고 강직해보였고,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초반부에서는 역대급 찌질이로도 대활약. YOU KNOW MY NAME?!

거의 10년 만에 다시 본 작품인데, 그 때는 잘 몰랐던 특급 배우들이 엄청 나오더라. 일단 유일한 여성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 검사는 예쁘네, 누군가 싶었더니 제이다 핀켓 스미스 였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담>에서 그렇게 무섭게 나오시던 분을 제가 몰라 봤었네요. 죄송합니다, 누님.

초반에 제이슨 스타뎀도 나오고 중반엔 하비에르 바르뎀도 나옴. 게다가 존 레귀자모인 줄 알았던 경찰은 마크 러팔로였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 캐스팅 뭐냐. 

풀 HD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작품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2004년 당시에는 나름 도전적인 선택이기도 했다. 필름 작품이 당시까진 대부분이였을 테니까. 위험이 수반되는 첫 도전이라서 더 그랬을까, 촬영 좋더라. 이 영화만큼 LA의 일상적인 모습을 잘 담고 있는 영화도 드물다. <라라랜드> 좋긴 하지만 그건 그냥 판타지잖아.

지긋지긋한 우연과 인연 때문에 얽힌 두 남자. 알고보니 그 우연과 인연이란 것은 즉흥적인 운명의 또다른 이름이었다더라.

2017/09/20 13:12

베이비 드라이버 다가온 영화들


태초부터 그 쇼트가 그 길이로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그야말로 쫙쫙 달라붙는 신묘한 편집. <설국열차> 찍고난 후에 크리스 에반스가 마스터 샷과 커버리지 샷에 대해 특출난 계획을 갖고 있던 봉준호를 추억하며 머리 속에 모든 계획들이 들어있어 집을 지을 때도 못 여러개가 필요하다고 말할 사람이 아니라 정확히 못 62개가 필요하다고 말할 사람이라며 치켜세워줬던 인터뷰를 기억한다. 아마 에드가 라이트도 비슷한 사람이 아닐까. 


에스 피 오 아이 엘 이 알 스포일러!


이야기는 뻔하다. 솔직히 예고편 볼 때부터 전개 결말 다 예측 되더라. 범죄 조직에 연루된 남자가 그 일로부터 벗어나려 발버둥 치다가 마지막 한 탕이라는 약속을 믿고 다시 범죄로 뛰어드는 이야기. 거기에 적절히 여주인공과 사랑의 도피 계획도 추가되어 주시고. 까놓고 말해 케빈 스페이시가 "이번이 마지막이야"라는 대사 칠 때부터 알아봤다. 범죄 영화에 저런 대사 들은 놈들 치고 진짜 그게 마지막이였던 놈들 몇 없다.

이야기는 이토록 뻔한데, 캐릭터는 괴상할 정도로 좋다. 하긴, 지금까지의 에드가 라이트 작품들 모두가 이야기는 뻔하더라도 캐릭터로 밀고 나가는 영화들이였지. 이 영화는 특히 그게 심함. 그래서 좋음. 원래부터 몽타주나 롱테이크를 자유자재로 쓰는 감독이긴 했지만 주인공 베이비를 소개하는 카페 길 롱테이크는 진짜 멋지더라. 그 정도의 캐릭터 소개라면 기꺼이 흔쾌히 즐겨줄 수 있다.

존 번설은 여기서도 나오네. 역시 불안정한 내면을 가진 캐릭터 연기는 존 번설 따라갈 사람이 없다. 그러면서도 특별출연급 분량 요정..... 좀 길게 나와주세요, 당신 제대로 본 게 <퓨리>랑 <데어데블> 밖에 없는 느낌이야. 제이미 폭스는 등장하는 모든 쇼트마다 불안감을 심어주는 특급 돌아이 역할로 나온다. 기가 막히게 잘함. 크게 할 말 없음. 죽을 때 엄청 꼬시더라. 케빈 스페이시도 멋지다. 후반부 베이비에 대한 박사의 태도 변화는 케빈 스페이시 캐스팅이 아니였다면 관객들이 느끼하게 받아들였을 것이다. 어쨌거나 정말 멋짐.

하지만 가장 의외의 캐릭터는 버디인데, 존 햄이 멋지게 연기하기도 했지만 캐릭터 자체가 알쏭달쏭이였다. 첫 등장부터 베이비와 나누는 대화까지 들어보면 베이비의 가장 큰 조력자로 포지셔닝 될 것 같은 인물이였는데 뜬금없게 최종 보스였어. 하여간에 에드가 라이트가 이런 건 참 잘한다.

솔직히 음악이 좋긴 하나 잘 기억은 안 난다. 특정 포인트에서 딱 딱 나오고 끊어주는 음악이 아니라 시종일관 귀를 때리는 느낌이라 즐겁긴 했지만 다시 듣고자 하는 욕구가 솟아나오진 않더라. 역시 이 방면 짱은 <킹스맨>이랑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카체이스도 소품 느낌이 나긴 하지만 적어도 공산품인 <분노의 질주> 최신작들 보다야 더 재밌다. 알뜰살뜰한 규모로 이 정도 리듬을 구현한 게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됨. 하지만 누가 뭐라해도 이 영화는 그냥 편집의 영화. 아, 진짜 편집 끈덕지게 잘 했더라.

전체적으로 재밌게 즐긴 영화인 것은 맞지만 그럼에도 에드가 라이트의 <뜨거운 녀석들>에 비할 바는 아닌 것 같다. 그냥 <앤트맨>에 묶여있던 세월에 대한 보상으로써 적절한 정도. 하긴, 어쩌면 에드가 라이트는 보여주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이 정도는 기본이라고,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에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계속 함께 작업해왔던 워킹 타이틀과 이번에도 함께 하긴 했지만, 처음으로 미국을 배경으로 삼은 영화잖아? 한 번쯤 에드가 라이트의 규모 큰 영화가 보고 싶기도 하다.

2017/09/16 20:09

<셰이프 오브 워터> 예고편 주운 영화 찌라시


델 토로의 신작 <셰이프 오브 워터>. 단순한 델 토로의 신작이 아니라, 졸라어썸한 신작. 이걸로 이미 황금사자상까지 털었으니 그야말로 제 2의 <판의 미로>가 나왔다 할만 하다. 예고편에서 공개된 어인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헬보이>의 에이브 외전이냐고 묻던데 당연하게도 저작권 때문에 에이브 스핀오프는 만들 수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디자인이나 분위기, 그리고 여성 주인공과 엮인다는 점에서는-


에이브 보다야 여기서부터 영향을 받았겠지. 그나저나 이거 유니버설에서 다크 유니버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리메이크한다 그랬었는데 델 토로가 이 정도 수준으로 만들어놨으니 유니버설 입장에서도 참 난감할 듯.

캐스팅도 짱짱한데, 뭔가 다 스테레오 타입이라는 게 재미있다. 마이클 셰넌은 분열되어가는 분노조절장애자를, 옥타비아 스펜서는 주인공을 충실히 보좌하는 성실하고 차분한 프롤레타리아를. 그리고 어김없이 등장하는 더그 존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안 나오나 했네.


과연 델 토로에게 아카데미 주요 부문 수상은 허락될까. 절친인 멕시코 카르텔 4인방 알폰소 쿠아론, 이냐리투, 루베즈키는 모두 수상을 했건만 델 토로는 아직이다. 제발 이 양반에게도 상을......


근데 한국 개봉명 부제는 구림. 무슨 뜻인지, 왜 붙였는지 이해는 가지만 사족인 건 사족인 것.

2017/09/15 01:15

몬스터 콜 다가온 영화들


미량의 스포


별로 호감가지 않게 생긴, 그러면서 귀여운 구석도 없는 괴물이 나오길래 <ET> 류의 영화는 아닌가 싶었는데 결국 <ET> 같은 영화였다. 이세계의 존재와 어린 소년이 엮이며 결국은 소년이 성장한다는 이야기. 물론 <ET>는 꼬마 '엘리엇'이 '이티'와 유대관계를 쌓아가며 끝내는 이티의 보호자 위치에 오르지만, 이 영화 속 소년 '코너'와 괴물은 유대관계는 개뿔 괴물이 코너를 질질 끌고 다니는 수준이다. 싫다고 하지 말라고 하는 데도 끝내 코너를 움켜쥐고 옛날 옛적에 이야기를 해주는 괴물의 모습이라니...... 어딘가 할아버지스러운 모습이 있다 했더니 목소리를 연기한 리암 니슨이 사진 속에서 코너의 죽은 할아버지로 나오네. 나름의 큰 그림.

학교에선 친구들한테 괴롭힘 당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불치병에 걸려 누워있는 엄마의 모습을 봐야만 하는 코너에게 깨우침을 주고 한 단계 성장 시키기 위해 괴물이 납신다는 설정은 좋다. 조금 뻔하지만. 고목나무를 모티브로 한 괴물의 디자인도 좋고, 무엇보다 리암 니슨의 목소리 연기가 끝내준다. 보면서 든 생각. 옵티머스 프라임 얼굴 디자인을 리암 니슨 토대로 했다던데, 리암 니슨이 옵티머스 프라임 목소리까지 했으면 어땠을까. 더 좋지 않았을까. 이런 주장하면 원작의 팬들은 기겁을 하고 멱살을 잡겠지. 그들에게 피터 쿨렌은 예수고 메시아니까.

사실 이런 류의 영화가 워낙 많았기 때문에, 보면서 좀 팔짱 끼고 본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괴물이 나타나 코너에게 옛 이야기 세 개를 들려주겠다고 공약을 거는 지점에서도, 그 옛 이야기가 재밌으면 얼마나 재밌겠어- 싶었다. 근데 재밌더라. 아직 나의 동심이 죽지 않은 건가. 사실 동심 덕이라기 보다는 이야기 별로 연출을 다르게 한 덕이겠지. 2D 에니메이션인가 싶다가도 두번째 이야기에서는 3D 애니메이션 같기도 하고. 보다보니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에 나왔던 죽음의 성물 이야기 연출 생각나던데. 어쨌거나 그래서 보는내내 괴물이 다음 이야기 빨리 해주길 기다렸다. 근데 세 번째 이야기는 후루꾸였어. 야이 괴물 새끼야, 두번째 이야기까진 재밌게 해놓고!

같은 반 일진들에게 괴롭힘 당하거나 어른들에게 혼나는 걸 은근 기대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던 코너. 그래서 이건 라이트한 SM에 대한 이야긴가 싶었는데 결국은 인간의 양면성 또는 죄책감을 이야기하는 영화였구나. 그래, 사람인지라 마음 속으로 빨리 끝내길 바랄 수도 있지.

중반에 할머니가 아끼던 엔틱 소품들에 코너가 다 깽판 놓는 모습 보고 좀 걱정됐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할머니가 시고니 위버 거든. 살아남은 게 다행이다, 코너. 뭔가 이렇게 쓰고 보니 또 코너는 존 코너 스럽네. 뭐래, 나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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