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31 23:59

2019년 대문짝 객관성 담보 불가


2019의 주요 타겟



주먹왕2 / 부활의 샤말란 / 총몽 / 사바하 / 레고영화2 / 마블대장 / 스파크맨 / 아이리시맨 / 뉴 뮤턴트 /
지옥소년R / 엔드 게임 / 존윅3 / 괴수의 왕 / 봉&송 / 피카츄 / 완구썰4 / 다크 피닉스 / MIBI / 파프롬홈 /
사자왕 / 페니와이즈2 / 1984 / 강호대왕 / 타란티노 NO. 9 / Mr. J / 포와로2 / 사라 코너 / 킹스맨 /
에피소드9 / 기묘한 이야기

2019/01/18 15:49

왕이 될 아이 극장전 (신작)


조 코니쉬 감독의 <어택 더 블록>은 재밌는 작품이었다. SF라는 장르를 그릇으로 가져다가, 외계인 침공이란 뻔하고 흔한 밥을 깔고, 거기에 독특한 캐릭터들을 육회와 채소로 넣은 뒤 B급 양념을 가미해 신나게 비벼댔던 작품. 결과적으론 당시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까지 가서 볼만 했던 작품이었다고 기억한다.

오랜만에 돌아온 이 영화는 SF 대신 판타지라는 주형틀을 사용한다. 여기에 버무리는 게 또 그 아서왕 전설. 아, 영국 사람들은 질리지도 않나- 싶다가도 중간에 한 솔로와 츄바카, 프로도와 샘 와이즈갬지, 슈렉과 동키 등등 대중문화의 여러 아이콘들을 대놓고 언급하는 걸 보면서는 살짝 기대가 되더라. 아, 얘네도 그걸 알고 있어서 이 아서왕 전설을 필두로 대중문화 전반의 코드들을 대놓고 가져다가 패러디 또는 메타 유머로 써먹으려는 건가? 그런 기대감을 좀 가졌더라는 말씀.

근데 그런 거 1도 없음. 그냥 정석적인 전개대로 간다. 어린 주인공이 전설의 아이템 줍고 동료들 모아 자신의 이야기를 믿어주지 않는 어른들을 뚫고 악과 대면해 세상을 구한다는 이야기. 딱 그거임.

생각보다 액션의 눈요기가 적고, 악당들의 위협감도 크게 떨어진다. 레베카 퍼거슨이 연기하는 끝판왕 마녀는 예쁘지만 별로 위협적이지 않고, 여기에 잡몹들로 나오는 그녀의 수하들 역시 죄다 한 방. 물량으로 쏟아져 나오기는 하는데 애초 애들 칼질 한 번에 썰리고 먼지 되는 애들인데 얘네로 어떻게 긴장감 조성하겠어. 중간에 주인공 파티원들이 잡몹들로부터 말타고 도망치는 장면이 나오는데, 보면서 그런 생각만 들더라. 그냥 말에서 내린 다음에 정면 승부 해도 다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걸?

영화는 악의 세력이 현실로 침범하는 밤의 시간대엔 주인공 파티원 외의 인간들이 모두 사라진다-라는 설정으로 철저히 어른들의 시각을 배제한다. 이거 <그것>보면서도 느꼈던 건데. 아이들의 모험과 그로인해 비롯되는 성장을 다루는 영화들에서는 어른들을 어떻게 다루는가가 항상 중요해지는데, <그것>과 이 영화는 어른들을 아예 배제해버리거나 그들이 아이들의 세계를 인지하지 못하게 설정해버림. 지금 생각해보면 아이들의 놀이와 상상이 다 그런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템포가 좀 느리고, 중간중간 실소가 나오는 부분도 있지만 그럼에도 예기치 못하게 한 방을 더 찔러 넣어준다는 점과, 요즘 같이 피 튀기는 영화들이 세상천지인 시대에 적절한 아동용 어트랙션 하나가 나와준 것 같아서 반가웠다는 점 등이 내겐 좀 먹혔던 것 같다. 그럼에도 영화가 전체적으로 평범하다는 건 사실.

뱀발 - 멀린이 더블 캐스팅?되어 있다. 젊은 버전과 나이든 버전으로. 후자는 패트릭 스튜어트가 연기함. 근데 젊은 버전 연기한 배우가 겁나 내 취향. 연기 개 웃기게 잘 하더라.

2019/01/18 15:31

언더독 극장전 (신작)


애완동물을 상품으로만 보는 한국 사회를 통렬하게 비판하는 작품. 포스터만 보면 굉장히 해피해피한 국산 애니메이션 같지만......

요근래 본격적으로 이슈화 되기 시작한 개공장에 대한 묘사도 나오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어느 정도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유기견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아니, 사실은 그게 이 영화의 주된 스토리 라인이니까 그냥 나온다는 정도로 퉁칠 건 아닌 것 같네.

감독과 제작사의 전작인 <마당을 나온 암탉>을 떠올리게 만드는 부분이 몇 있는데, 인간의 손을 타던 동물들이 그로부터 벗어나 어엿한 자연 생태계의 일부로 귀속된다는 점. <마당을 나온 암탉>이야 뭐, 워낙 훌륭한 원작 소설이 있었기 때문에 영화만의 독자적인 결말이라고 말할 순 없었지만, 오리지널 작품인 <언더독>의 결말은 꽤 설득력 있다. 막판에 DMZ로 유기견들을 싹 탈출시켜버리며 자유를 선사 하다니. 그것 참 한국적이네.

미국의 디즈니나 픽사, 드림웍스 작품들. 그리고 일본의 지브리 스튜디오와 신카이 마코토 & 호소다 마모루의 작품들. 전세계 애니메이션계를 뚜까 패고 다니는 이 양대산맥 때문에 눈이 높아져 있어서 그렇지, 한국 토종 애니메이션으로서 <언더독>의 성취는 특기할만하다. 한국적인 상황과 설정을 현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은근히 성우들의 목소리 연기도 뛰어남. 도경수와 박소담은 아마 네임벨류를 빼고 봤어도 충분히 인정할만한 연기였다고 생각된다.

다만 테크닉적인 측면에서는 <마당을 나온 암탉> 때보다 많이 나아졌다는 생각은 안 든다. 프레임 수 문제인지 뭔지, 애니메이션으로써 캐릭터들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럽고 휙휙 건너뛴다는 느낌이 없지 않다. 딱 잘라 말해 부드럽지 않은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이건 장점인지 단점인지 모르겠는데, 캐릭터 디자인이 진짜 웃긴다. 보통 애니메이션이라면, 어른 관객을 주 타겟층으로 설정한다 하더라도 선역과 악역 사이를 확실히 나누는 캐릭터 디자인을 하기 마련이지 않나. 선역 인물들은 악의 없게 그리고, 악역 인물들은 악의 있게 그리고. 근데 이 영화는 죄다 악의 있게 생김. 물론 주인공이라 할 수 있을 뭉치나 밤이는 논외다. 근데 그 주위 인물들. 개 중에는 박철민이 연기한 짱아 같은 경우. 얘는 변기 안에 웅크리고 숨어 있는 표정이 진짜 악랄하고 비열하게 생겼더라. 이렇게만 이야기하면 내가 무슨 동물학대범처럼 느껴질 수 있는데, 꼭 동물 캐릭터가 아니더라도 그렇다. 인간 캐릭터들 중에도 악역이 있고 선역이 있는데, 후반부에 산 속 부부가 등장한다. 왠지 이효리와 이상순 커플이 떠오르는 캐릭터들인데, 여기 남편 역할 얼굴이 진짜 개무섭게 생김. 직접 보면 안다. 진짜로.

중간 중간에 묘하게 디즈니스러워지는 부분도 있고, 전체적으로 깊게 만족할만한 퀄리티까지는 아직 아닌 것 같지만. 그럼에도 유사 가족을 찾고 서로 연대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기뻤다. 그래, 영화 보면서 기쁜 정도면 됐지, 뭘.

2019/01/18 15:17

쿠르스크 극장전 (신작)


잠수함 타고 훈련 나갔다가 선내 폭발로 바다 속에 갇힌 생존자들. 그리고 그 생존자들을 구하기 위해 육지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들의 이야기. 러시아를 배경으로 한 실화라곤 하지만 이 시놉시스 보고 굳이 다른 나라를 떠올릴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사회는 시스템으로 돌아간다. 아니, 사회는 곧 시스템이다. 그리고 이 세상 모든 것은 정치적인 것이다. 개인과 개인이 함께 점심 메뉴 뭐 먹을지 고민하는 것도 정치적인 것인데, 하물며 나라와 나라 사이의 문제는 오죽할까. 때문에 어느 정도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 러시아 입장에서야 구해야할 생존자들이 원자로로 굴러가는 핵잠수함 선원들이라는 것도 한 몫 했을 것이다. 일단 기밀이니까. 그 기밀에 타국의 군대나 구조대가 접근하는 문제인데 예민할 수 밖에 없지. 더불어 대두되는 문제는 바로 국가적 자존심. 이것도 아예 이해 못할 부분인 것은 아니다. 자존심 강대국 러시아인데 다른 나라한테 쩔쩔매며 원조 받는 모습 보이고 싶겠어? 당연히 국제적 망신으로 생각하지. 

하지만 사회는 곧 시스템이란 말, 이것은 그 사회 안에서 먹고 살며 생활하는 사람들 역시도 그 시스템을 믿고 있다는 소리다. 그리고 시스템이란 건, 사회라는 건 애초에 모든 시민들의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최소한의 도덕성과 윤리성 위에 존재하는 것이다. 침몰한 쿠르스크호의 생존자들도 그걸 믿었다. 내가 가라앉으면 물 밖의 누군가가 발 벗고 나서서 나를 구해줄 것이라는 그 믿음. 그게 시스템에게 보내는 신뢰인 것이다. 하지만 높으신 나랏님들에게는 그런 개인의 신뢰 따위야 알 게 뭐람. 당장 우리 나라가 쪽팔리게 생겼는데.

영화는 우리 모두가 믿었던 그 시스템이 사실은 어떻게 굴러가고 있었는지를 명백하게 보여준다. 주기적으로 관리되어야 할 것은 관리되지 않았고, 사건을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책임지지 않았으며, 사건의 진상을 알 권리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 진상을 알리지 못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빨라야할 것이 너무 늦었다. 조심스레 접근 하느라 늦는 것은 괜찮지만, 이것저것 대보고 대의명분 따지다가 늦었다. 그게 제일 분통 터지는 일이다.

감독의 전작들 중 하나인 <더 헌트>를 힘들게 본 나로서는 이 영화를 선택하는 것 자체가 고역이었다. 하지만 막상 보니 그 정도의 답답 고구마 전개는 아니더라. 오히려 지나친 양념없이 담백하게 보여주는 영화라서 더 좋았음. 중간에 대단한 롱테이크 장면도 있고, 전체적으로 영화의 만듦새가 인상 깊다. 그리고 무엇보다 익숙한 얼굴의 배우들이 많이 나와서 놀랐음. 주인공은 최근 어디선가 본 인상이라 찾아봤더니 <래드 스패로>에서 주인공인 조카를 조지고 부시다가 결국엔 얕은 연정까지 품었던 그 남자였네. 중간에 또 등장하는 남자는 타란티노의 <바스터즈>에 나와 희대의 마피아 게임을 벌였던 그 남자였고. 콜린 퍼스와 레아 세이두의 연기도 좋지만 역시 비중이 그리 크진 않다. 그럼에도 배우들 보는 맛은 꽤 있는 영화.

러시아 배경 영화고 등장 인물 대부분 역시 러시아인인데 영어로 제작된 영화라는 게 함정. 그거 딱 하나가 걸리지만 그 역시도 아주 이해 못 할 부분은 아닌지라.

바다에 갇힌 아들들을 구하지 '않은' 그 나라의 죄. 근데 그 죄가 멀리 있지 않더라.

2019/01/18 15:02

<타이탄>_0106_로빈과 로빈 ~ 0108_도나 트로이 연속극 대잔치


빠루로 맞아죽을 천둥 벌거숭이의 등장. 캐스팅 졸라 잘했네. 지 멋대로 막 나갈 것 같으면서도 되게 어린 느낌에 슬쩍슬쩍 싸가지 없는 면모까지. 캐스팅만 두고 보면 옆 방송사의 어린 조커 캐스팅이랑 바꿔놔도 괜찮을 판국이다.


딕이 제이슨 토드에게 느끼는 감정과 상황이 재미있다. 원작 코믹스나 다른 미디어화 된 매체에서 이런 묘사가 있었던가. 언뜻 봤던 것 같기는 한데 잘 기억이 안 나네. 1대 로빈이 2대 로빈에게 느끼는 그 이상한 감정. 벌써 내가 대체된 것인가- 하는 물음에서부터 묘하게 형 동생 관계가 떠오르는 질투심들까지. 


여기 로빈은 이제 경찰도 팬다. 도망치려고 최소한의 방어 정도만 하는 게 아니라 기절 시키고 이미 공격불능 상태임에도 뼈마디랑 관절을 다 분질러버림. 하...... 지금까지는 딕 그레이슨 하는 꼬락서니 보면서 벤 애플렉의 배트맨이 이 세계 배트맨인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이것까지 보니깐 이젠 그냥 벤 애플렉의 배트맨이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왠지 크리스쳔 베일의 배트맨이나 마이클 키튼의 배트맨이라면 이 제이슨 토드 새끼 제대로 못 컨트롤할 것 같음. 벤 애플렉 배트맨이 이 새끼 가정 교육 좀 제대로 다시 시켰으면. 물론 어차피 다른 새로운 얼굴의 배트맨이겠지만 말이다.


그나저나 진짜 존나 짜증나게 하네. 기분 내키는대로 하고 싶어하는 어린 잡것 하나 때문에 팀이 갈려나가는 전개. 앞뒤 보고 적진에 닥돌 했다가 붙잡혀서 나머지 팀원들이 구하려다가 죄다 잡히고 고문 당하는 상황인데 레이첼은 와중에 자기 엄마 어딨냐고 만나고 싶다고 징징 거린다. 진짜 봐주겠음.


정신병원을 베이스로 둔 악당들. 얘네도 당나라 군대가 따로 없다. 여자가 연구소를 헤집으며 파티원들을 하나하나씩 구하고 있을 대체 경비들은 뭘하고 있는 거냐. CCTV 가득이더만 모일 때까지 기다려주네.


스타 파이어는 이 세계에서도 외계인인가 보다. 방영 전 공개된 스틸 컷으로 인해 PC를 의식한 미스 캐스팅이라고 욕 엄청 먹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보면 볼수록 생각보다는 괜찮다. 배우의 마스크나 캐릭터도 잘 어울리고. 다만 저 기괴한 의상이 망쳐놓는 중. 저것 좀 어떻게 벗기면 안 되냐.

2019/01/16 13:28

<타이탄>_0105_우리 연속극 대잔치

다시 생각해봐도 비스트 보이가 패트롤을 떠나 딕의 팀에 합류한 부자연스럽다. 치프에게 대들기는 했지만 딱히 곁을 떠날 이유가 없었는데. 물론 비스트 보이 입장에서야 저택 내의 갇힌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레이븐에게 끌렸기 때문에 (그리고 치프 면목도 없잖아) 그런 전개가 아주 납득 되는 아니지만 이쪽에서 가고 싶다해도 저쪽에서 싫다하면 끝인 거잖아. 근데 딕은 그를 받아준 걸까. 레이븐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도구로? 아니면 그냥 불쌍해서? 막말로 딕은 비스트 보이를 제대로 본게 됐잖아.


적과 그로부터 비롯된 위기의 존재감이 적다는 것도 문제다. 두번째 에피소드 등장한 킬러 가족과 그들에게 임무를 남자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별로 무서움. 당연하지, 하나가 아주 쉽게 죽어버렸는데. 때문에 딕이 멤버들을 싸구려 모텔이 밀어넣고 작전 수립을 하는 장면에서도 납득이 간다. 공동의 적이 있다고 하는데, 까놓고 말해 팀원들 서로가 원하는지도 모르잖아. 그리고 위에서 말했듯 비스트 보이는 아무 관련 없는 녀석이라니까!


결국 딕과 코리는 정분남. 하룻밤 풋사랑으로 끝날지, 진득한 멜로라인으로 이어질지 아직까지는 모른다. 하지만 무엇이든 이상한 사실. 전자라면 위중한 상황이라면서 술도 마시고 섹스도 하는 개그다. 대체 로빈은 배트맨한테 배운 걸까. 그냥 줘패고 보는 ? 그게 아니라 진짜 리얼 사랑이라면 그건 그거 나름대로 문제다. 얘네가 대체 언제 그런 감정 쌓아갈 시간이 있었는데?


팀 결성 후 첫 액션씬 나쁘지 않다. 지나치게 어두운 상태에서 벌어지는 액션이지만 그래도 하프시즌 드라마에서 정도면 . 다만 팀업된지 얼마 안 되어 그런지 팀전이라는 정체성은 아직 좀 옅은 편. 그나저나 레이븐은 발동 걸릴 때마다 혼자 레지던트 이블이네.


아니 시발 진짴ㅋㅋㅋㅋㅋ 강화인간 가족이 명인데 훼이크 방지용으로 그런 것도 아니고 둘둘씩 짝지어서 따로 취조하는 뭐야. 로빈은 드라마 내내 레이븐과 비스트 보이를 취급하더니 이럴 때엔 철썩같이 믿나보다. 


101 모텔 주인 아줌마만 불쌍하게 됐다.



고담에서 진흙 괴물도 보고 악어 인간도 보고 거대 박쥐에 영생하는 닌자 집단 우두머리도 봤을텐데 너가 할 소리냐.


2019/01/15 12:47

그린 북 극장전 (신작)


서로 다른 처지의 두 남자가 우정을 계기로 변화해간다는 이야기는 사실 많이 뻔하다. 최근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된 프랑스 영화 <언터처블 - 1%의 우정>도 있고, 좀만 더 거슬러 올라가보면 <버킷 리스트 -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도 있었잖아. 말이 이 두 편이지, 더 따지고 보면 훨씬 더 많음. 게다가 두 영화 모두 흑인과 백인이 한 명씩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는 공통점까지. <그린 북>은 여러모로 뻔한 영화다. 심지어 전체적인 그림은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랑도 비슷하거든.

이 영화는 그런 뻔함을 유머와 캐릭터로 뚫어 제낀다. 누가 화장실 유머와 정통 코미디의 대가인 패럴리 형제 아니랄까봐, 영화에 유머가 꽤 많이 들어 있다. 물론 영화는 두 형제 모두 연출한 게 아니라 형인 피터 패럴리 혼자만의 작품이긴 하지만. 하여간에 영화의 유머가 좋다. '유머'라는 점이 포인트. 막무가내로 웃기는 '개그'가 아니라, 인간적인 감동과 느낌이 잘 살아있는 '유머'라는 게 주된 점이라는 거. 

'물 밖에 나온 물고기'라는 관용어구가 있다. 이야기를 만듦에 있어서, 새로운 세계로 들어선 인물의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재미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 이 영화도 그렇게 갈 수 있었다. 백인 문화와 흑인 문화를 나누고, 서민 문화와 상류 사회 문화를 나눠서 각자의 영역 외의 문화를 접했을 때 캐릭터들의 반응을 통해 개그를 만들고 이야기를 꾸릴 수 있었다. 물론 영화가 어느 정도 그런 길을 걷는 게 사실이긴 하지만, 조금씩 다르게 가는 지점도 분명히 있다. 이 영화엔 상대의 낯선 문화를 받아들이며 당황하다 공감하는 이야기 뿐만 아니라, 상대의 문화가 어떨 것이라고 미리 자신이 단정 지어버리는 설정이 꽤 많이 등장한다. 이탈리아 이민자 출신의 백인 중산층 주인공은 음악가인 흑인 상류층 주인공에게 후라이드 치킨을 당연하다는 듯이 권한다. 당신네들 이것에 환장하지 않냐면서. 

영화는 그런 편협함에 대해 잘 이야기하고 있고, 캐릭터들이 그 메시지를 아주 수월하게 밀어준다. 결말부 주인공들이 또다른 경찰에 의해 정지 당했을 때, 나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또다른 폭력이 이들을 맞이하겠구나- 하고. 근데 그것도 결국은 내 편협한 생각이더라. 설사 내 예상이 맞았다 하더라도 한 번쯤은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보는 시도. 그게 인간다움이라고 생각하고, 이 영화가 그걸 잘 전해주는 것 같아 기뻤다.

배우들의 매력이 그야말로 폭발해버리는 영화다. 마허샬라 알리는 그야말로 품격 넘치는 연기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목소리에 거의 녹아내리겠던데. 비고 몬텐슨은 <반지의 제왕> 시절 간지가 폭발하는 외모와 분위기가 많이 죽었으나, 그 자체로 유머러스하고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를 보여준다. 막말로 비고 몬텐슨이 연기한 주인공 집에 놀러가고 싶어짐. 그 정도면 말 다한 거 아니냐.

영화의 단점이라고 한다면 지나치게 뻔한 길을 그대로 간다는 것 정도. 하지만 요즘 같이 형편 없는 영화들이 많은 시국에 그런 것도 욕심이다.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영화다. 

2019/01/14 19:09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일의 아름다움 일기라기엔 너무 낙서


"지금 윤하 앨범 남았나요?"


내가 고등학생 , 윤하가 사인회를 위해 전주에 온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시내에 있는 음반사에 전화를 걸어 물었다. 당시 사인회 이벤트의 참여조건은 사인회를 주최하는 해당 음반사에서 앨범을 구매해야 사인회 참여 티켓을 주는 것이었고, 그를 위해 버스도 타지 않은채 음반사로 달렸다. 내가 살던 아파트에서 전주 시내에 있는 음반사까지는 보통 버스로 20 정도가 걸리는 거리였지만, 운동화를 신고 거리를 10분만에 주파했었다. 그리고 결국 앨범을 샀고, 사인회에도 갔다. 재밌는 , 이미 앨범이 내게 있었다는 것이다.


수능이 끝나자마자 제일 친했던 친구들과 함께 서울로 상경해 두리번 거리며 에픽하이 콘서트장을 찾았던 기억이 난다. 전주엔 지하철이 없기 때문에, 전주촌놈 명이서 서울 지하철은 어떻게 이용하는 것인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었지. 그렇게 천신만고 끝에 찾았던 콘서트장 스탠딩석에서, 우리는 타블로와 아이컨택을 있었다. 그래서 이후 에픽하이의 9 앨범이 생일인 10 23일에 발매 되었을 , 나는 그들에게 생일 선물을 받은 같아 기뻤다. 그들을 좋아했던 나의 마음을 그들이 알아주었다고, 마음이 보상받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이외에도 무언가가 좋아서 달려든 경우가 무척이나 많다. 봉준호 감독과의 대담에 참여하기 위해 모의고사 전날에 서울행 버스를 적도 있었고, 스페인까지 가서 부러 <스타워즈> 촬영지에도 들렀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단지 좋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행했던 무모함들이 많다.


스무살이 나는 영화과에 합격해 기분이 좋았다. 기분 그대로 호기롭게 떠난 오리엔테이션. 장기자랑과 각종 게임들, 그리고 이어지는 야밤의 술자리들. 여기에 선배들의 단골질문이 끼얹어진다. “ 어떤 영화 좋아해?” 열댓명의 동기들과 동그랗게 둘러앉아 질문을 받았다. 연병장 앉아 번호 마냥 명씩 영화 제목을 대고 옆사람을 본다. 때만해도 <다크 나이트> <쥬라기 공원> 좋아한다 말할 생각이었다. 근데 어째 분위기가 이상하다. 나랑 비슷한 수준인 알았던 동기들이 하나둘씩 괴상한 감독들을 읊어대고 있잖아. “저는 펠리니요.” / “ 김기영의 <하녀> 가장 좋아합니다.” / “최고는 미조구치 겐지죠.” 나는 자괴감에 빠지고 말았다. 들어도 봤고, 영화도 찾아 봤으나 도무지 좋아지지 않던 그들의 영화. 그런데 그것들을 좋아한다고 대접 받는다. 옆에 앉은 학번 선배의 차례. “ 일전에 말씀드린대로 김지운의 <달콤한 인생> 제일 좋아합니다.” -, 나도 영화. 하지만 여전히 좋아하진 않는 영화. 그치만 그렇기에 그것은 내가 선택할 있는 가장 나은 옵션 같아 보였다. 비로소 차례. “저도… <달콤한 인생>…”


나는 아직도 나의 취향을 숨겼던 날의 대답이 조금은 후회스럽다. 돌이키고 싶은 정도까진 아니지만, 정도로 용기가 없었나- 하고.


무언가를 좋아하는 일의 아름다움은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무뎌졌을지언정 연예뉴스란에윤하라는 글자가 뜨면 번쯤은 눌러보게 되고, 에픽하이 멤버들의 싸인이 인쇄된 10 때의 콘서트 엽서를 가지고 있으며, 괴수 영화가 나오면 극장으로 향하고, 그러므로 스필버그는 언제까지나 나의 바이블이다. 때문에 많고 많은 것들 중에 그런 좋아하냐- 라는 말을 싫어한다. 그러니까 감독이랍시고 괴수영화 만든뒤 언론시사회에서 사실 자기는 별로 괴수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따위로 그걸 사랑하는 사람들을 욕보이는 했으면 좋겠으며, 남이사 아이돌을 좋아하든 말든 그걸로 훈계질 했으면 좋겠다. 무언가를 열렬히 좋아해본적 있는 사람만이 그것을 이해한다.



2019/01/14 15:29

배우들의 거짓말 객관성 담보 불가


마리온 꼬티아르 : 탈리아 알굴 아니냐고? 나 아니야~





응, 실은 맞아~





조셉 고든 레빗 : 로빈이냐고? 놉. 아즈리엘이냐고? 놉.





이름은 로빈. 하는 짓은 반 아즈리엘. 결국엔 2대 배트맨. 반반이네.





베네딕트 컴버배치 : 제가 맡은 역할은 존 해리슨 입니다, 칸이 아니라.





쉬어 칸이다 새끼들아





크리스토프 왈츠 :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제가 맡은 역할은 블로펠드가 아닙니다. 국가의 적을 은닉하고 있죠?





난 스펙터의 수장, 블로펠드라고 하네.





나오미 해리스 : 머니페니요? 아니예요. 전 그저 신 캐릭터일 뿐.





샘 멘데스의 머니페니가 되어버림.





근데 생각해보면 당연한 게, 배우들 입장에선 맞아도 아니라고 할 수 밖에 없는 것.

2019/01/14 15:14

<타이탄>_0102_호크와 도브 ~ 0104_둠 패트롤 연속극 대잔치

슬슬 전개에서의 난점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에피소드가 레이븐을 중심에 놓고 그녀의 행적에 따라 전개되다보니 발생하는 문제인데매번마다 레이첼이 어딘가 가서 묶이거나 갇혀 징징대는 봐야한다는 . 질림. 


여기 로빈은 에플렉 얼굴을 브루스 웨인 밑에서 배운 틀림 없다. 폭력적인 걸로는 일류네. 조커도 수틀리면 털릴 같다. 이건 이거대로 놀라움. 제이슨 토드나 이후 로빈들도 아니고, 우리의 그레이슨이 이토록 잔인하다니. 


그나저나 배트맨과 로빈 사이의 관계는 거의 파탄 수준인 듯하다. 그와중 그런 상황 속에서도 알프레드에게 도와달라고 전화하는 데에서 현웃 터졌다. -, 닫고 나갔는데 곤란할 아빠말고 엄마에게 전화하는 느낌.


비스트가 일종의 너드로 설정됨에 따라 방에 여러가지 소품이 등장하는데 선반에 눈에 띄는 고지라. 고전영화를 좋아한다는 설정이니 54년작을 좋아하려나.


패트롤의 등장. 얘네는 때마다 느끼는 건데 경쟁사의 엑스맨이 가장 먼저 떠오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유니버설이 단추부터 잘못 꿰고 있는 다크 유니버스 생각이 많이 난다. 깡통로봇하고 괴수인간하고 투명인간이 연합한 모양새인데 누가봐도 이거 두치와 뿌꾸잖아.


그래도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느라 교차편집의 빈도가 높은데, 여기에 로빈의 과거 이야기까지 들어온다. 전개가 빠른건 좋은데 이후 전개를 위해서라도 이제부터는 좀 콤팩트 해야 하는데.



야, 하와이안 피자가 얼마나 맛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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