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31 23:59

2019년 대문짝 객관성 담보 불가


2019의 주요 타겟



페니와이즈2 / 타란티노 NO. 9 / Mr. J / 사라 코너 / 아이리시맨 / 에피소드9 / 기묘한 이야기

2019/09/18 11:08

운명의 하루 극장전 (신작)


기내 영화 특집 4.

원제는 'The sun is also a star', 대충 해석하면 '태양도 별이야' 정도가 같네. 찾아보니 원작으로 동명의 소설이 이미 있다고. 하여튼 기내 영화 서비스에서도 원제를 음차 표기한 ' 이스 올소 스타' 릴리즈 되어 있는데, 어째 검색해보니 왓챠나 다른 국내 사이트들에선 <운명의 하루>라는 다소 올드한 제목으로 등록되어 있다. 촌스럽긴 해도 일단 국내용 제목이 등록되어 있다는 극장 개봉이든 2 판권 시장 직행이든 어떤 식으로든 간에 국내 공개한다는 소리 같기도 하고?


국내용 제목답게 진짜 '운명' 전부인 영화다. 운명론을 믿는 넘어 그거 자체로 움직이는 영화. 개인적으로는 운명보다 인연의 힘을 믿지만, <유열의 음악 앨범> 이야기할 언급했듯 이런 종류의 멜로 드라마나 로맨틱 코미디에서 운명이 갖는 힘은 장르적으로 어쩔 없이 크기에 그냥 감안하고 보는 편이다. 근데 그걸 감안하고 봐도 운명이 너무 영화이기는 .


영주권이 인정되지 않아 당장 내일 미국 땅을 떠야하는 자메이카 이민자 가족의 딸과, 의사가 되기 위한 단계로 중요한 대학 면접을 앞두고 있는 한국 이민자 가족의 아들이 운명처럼 만나 사랑을 키워가는 하루동안의 이야기다. 만남 자체도 엄청나게 운명적인데, 남자애가 아침에 일어나서 노트에 적은 문구가 여자애가 입은 점퍼의 뒤에 새겨져 있다는 걸로 엮임. 이런 둘의 만남이 살짝 어거지 같다는 느낌이 신경 쓰인다면 지는 거임.


내레이션이 많이 쓰이고 대중문화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같은 계열 장르로는 <500일의 썸머>, 전혀 다른 계열 장르로는 <킥애스> 떠오른다. 점에 있어서는 좋다. 살짝 취향 문제이긴 한데, 이런 식으로 키치한 접근이 항상 맘에 들거든. 다만 내레이션이 살짝 교조적이고 관객을 가르치려드는 투인 것이 살짝 불만이었고 어디서 많이 듯한 느낌이다 싶었는데... 감독 필모그래피를 찾아보니 가장 최근작으로 뜨는  <7번째 내가 죽던 날>...... 어쩐지, 그거 때도 관객 가르치려드는 볼썽 사납다 싶었는데 여기서 이걸 하고 앉아있네. 이것도 그냥 감독 취향 문제인가보다.


한국 관객 한정으로는 남자 주인공이 한국계 이민자라는 설정에서 먹고 들어가는 있겠지. 암만 봐도 주인공 외모가 한국적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가족 전체가 간간히 한국말을 쓰다보니 영화 중간 중간 서울 모습도 나오고 심지어 박정희 모습도 나온다. 거짓말 말고 진짜로. 존나 뜬금없긴 하지만 어쨌거나 박정희 얼굴 나오는 미국 영화라니 존나 아스트랄하고 레어하네. 503 공주님이 보시면 좋아하시겠다.


근데 그런 잔재미 빼면 그냥 존나 감상적인 영어덜트 영화다. <트와일라잇>이나 <메이즈 러너>, <헝거 게임> 같은 것들 있잖아. 10 청소년들을 주인공 삼아 기성 세대가 세운 규율과 속박들을 일종의 절대악으로 규정하고 그로부터 탈주하는 이들의 모습을 감상적으로 묘사하는 장르. 그게 그냥 영화다. 틈틈히 눈에 띄는 영상미들이 있지만 결국 마음에는 와닿지 않는. ? 진짜 지나치게 감상적이거든. 보는내내 약간 싸이월드 시절 감수성 같아 닭살 돋기도 하고 그렇더라. 특히 중간 한국식 노래방에서 다가오지 않을 둘의 미래를 엿보는 몽타주 시퀀스는 <라라랜드> 그것을 괴상하게 변형시킨 장면 같아 노골적이고 느끼했음.


이쯤되면 결국엔 연출보다 이야기의 고리타분함이 문제인 거다. 배우들의 매력은 비교적 살아있다. 둘이 열심히 연기하고 있기도 하고. 어쨌거나 멜로 드라마에서 배우가 잘했으면 중간은 거지. 연출도 아주 못했다고 하기는 그렇고, 본질적으로는 이야기가 존나 90년대 감성이라는 문제.


요즘 운명론에 입각한 멜로 드라마들을 많이 접하게 되네. 그럴 때마다 항상 하는 말이고 위에서도 이미 언급했지만, 결국 운명보다 인연의 힘을 믿는 사람이라 별로 와닿지 않는 것일지도. 언젠가 시간이 된다면 관련해서는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2019/09/17 08:07

캡티브 스테이트 극장전 (신작)


기내 영화 특집 3.


이것도 국내 미공개작. 나중에라도 공개될지 아닐지는 나도 모르겠다. 일단 영화를 고른 이유는 가지인데, 첫째는 소재의 참신함. 그리고 둘째는 감독이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 루퍼트 와이어트였다는 . .


영화의 현재 시점으로부터 대략 9 , 인류는 외계인의 침공을 받는다. 근데 여타의 할리우드 SF 블록버스터들과는 다르게...... 우리가 졌음. 미군도 해산됨. 존나 충공깽한 설정으로 시작되는 영화인 것이다. 한마디로 외계인들로부터 식민지배를 받게된 지구가 배경인 영화라 있겠다. 디스토피아 사회의 지하에서 암약하는 외계주의 레지스탕스가 있고, 레지스탕스를 잡기 위해 외계인들은 체제에 순응하는 인간 부역자들을 이용한다는 이야기.


정말로 솔직히 까놓고 이야기하자면, 외계존재로부터 식민지배 받는 지구 설정이 참신한 거다. 거기까지만. 왜냐면 이후 이야기들은 사실 어디서 것들이거든, 슬프게도. 특히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더더욱. 막말로 이거 그냥 일제 시대 독립 투사들의 이야기에 SF 외계인 스킨 씌운 거나 다름 없는 거거든. 미국 본토 관객들 입장에서야 참신하게 느껴질 있다. 물론 그네들도 영국으로부터 식민 지배 아닌 식민 지배를 받았던 사실이지만, 어쨌거나 우리나라에 비해 이런 종류의 이야기가 많이 만들어진 아니었잖아. 외계인이 나와서 그렇지 이거 그냥 <암살>이나 <밀정> 같은 이야기인 아니냐고.


문제는 이게 외계인 스킨 씌운 감안하고 봐도 더럽게 재미가 없다는 . 정치적 메시지를 함유한 이런 규모의 저예산 SF 영화들이 하는 실수를 그대로 하는 영화다. 외계인들의 강력함을 설파하는 영화임에도 외계인들의 모습이나 그로인한 스펙터클이 거의 전무. 그나마 있는 것들도 죄다 어둡고 칙칙한 화면에서 전개되느라 관객 입장에선 지금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인지 때려맞추기 바쁘다. 아니, 막말로 루퍼트 와이어트 정도면 예산 받아 집행할 여럭이 있는 감독 아님? 근데 이런 저예산 영화로 돌아온 거냐.


설사 저예산 영화라 해도 그게 변명이 되진 않는다. 비슷한 컨셉의 영화로 우린 이미 <디스트릭트 9> 보지 않았는가. 영화 역시 처절하게 저예산이었지만, 그럼에도 컨셉과 메시지가 확실했고 덩달아 즐거운 스펙터클도 있었다. 허나 영화엔 그게 없다. '부역자 vs 투사'라는 컨셉만 가지고 있을 등장하는 인물도 많은데 교통정리 역시 되어 있어 보는 입장에선 내내 이야기가 어떻게 굴러가는 건지 알쏭달쏭이다.


아니, 근데 떠나서 제일 심각한 문제는 화면이 진짜 어둡다는 거임.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건지 진짜 모르겠다는 거임. 게다가 나름 회심의 반전이라고 준비한 결말도 영화 초반부터 뻔하게 느껴진다는 역시 문제. 근데 뻔한 결말까지 가는 데에도 별다른 스펙터클을 준비해놓지 않아 보는내내 지루하다는 다음으로 문제.


막말로 하고 싶었던 건지 모르겠다. 로그라인은 기가 막히게 잡아놓고, 정작 그걸 재밌게 써먹을 생각 1 느낌. 그냥 존나 있어보이려고, 존나 <칠드런 오브 맨> 느낌 낼려다가 미적지근하게 말아먹은 느낌. 루퍼트 와이어트는 <혹성탈출> 연출 그렇게 해놨으면서 만들어놨지? 부역자들에 대해 역겨운 관점을 선사하는 영화치고는 영화의 존재 자체가 적폐다, 적폐.


2019/09/17 08:05

마이펫의 이중생활 2 극장전 (신작)


기내 영화 특집 2.


앞서 <톨킨> 대해 이야기할 말이지만, 왠지 기내 상영 영화를 고를 국내에서 미공개된 작품들 내지는 현재 극장에서 상영하고 있는 작품들 위주로 고르게 된다. 뭐랄까, 그게 뽑는 느낌이라서? <마이펫의 이중생활 2> 그런 연유로 보게된 작품. 끝물 상영인 같긴 하지만 어쨌거나 한국에선 이제 극장 개봉한 신작에 가까우니까. 문제는 내가 이거 1편도 별로 좋게 기억이 아니라는 .


1편엔 무언가 착각 같은 것이 있었다. 영화 스스로가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해서 참신하고 재밌다며 과신하는 느낌. '우리가 집을 비운 사이 애완동물들은 무엇을 할까?'라는 아이디어가 사실상 영화의 전부 아니었나? 근데 그게 새로워? 솔직히 까놓고 말하면 그거 그냥 <토이 스토리> 아이디어의 하위호환 버전이지. 막말로 요즘같이 애완동물용 CCTV 생기는 세상에 그런 누가 궁금해한다고.


그럼에도, 그나마 아이디어로 1편은 버텼던 거다. 쥐뿔도 없었지만. 허나 이번 속편은 아이디어마저 내팽개치고 만다. 이거 그냥 동물이 주인공인 다른 애니메이션들이랑 하등 다를 없다. 주인이 집을 비운 사이 생기는 일들? 그런 그냥 던져버리고 단순한 모험물이 되었다. 여기에 쓰잘데기 없이 친절하고 과하게 가르치려드는 메시지는 .


형펀없는 개의 단편 아이디어를 조악하게 붙여 만든 영화 같다. 1번은 맥스가 시골 생활을 하며 겪게되는 작은 모험들과 멘토의 도움으로 인한아주 미세한 성장, 그리고 거기서 얻어지는 '부모의 마음가짐' 같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근데 부모로서 성장하는 이야기도 이미 <토이 스토리> 시리즈에서 기깔나게 했던 것들임.


2 이야기엔 쌩뚱 맞게 서커스단 소속 호랑이가 등장한다. 호랑이를 구출하기 위해 자칭 수퍼히어로가 스노우볼과 데이지의 활약이 주된 이야기. 액션과 유머의 측면에서 개의 이야기 이야기가 가장 화려하긴 하다. 근데 그것도 워낙 진부해서 여전히 정은 .


3 이야기는 맥스의 최애 장난감을 맡게 기젯 이야기. 사실 이야기가 가장 재밌을 있었다. 고양이 무리에게 빼앗긴 장난감을 되찾아오는 이야기였기에 하이스트 장르의 맛도 살짝 나고, 무엇보다 강아지와 고양이의 차이를 되짚는 에피소드였거든. 강아지와 고양이 비교하는 하루이틀 일은 아니지만 언제나 재밌잖아? 하여튼 가장 재밌을 있는 에피소드였는데 정작 영화는 이상에 관심이 없었다. 진짜 단발성으로만 쓰던데, 이야기 자체를.


결과론적으로는 이렇게 형펀없는 이야기가 개나 맞물리며 진행되기 때문에, 끊임없는 교차 편집이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과한 교차편집은 이야기에 대한 몰입을 방해하게 되고. 결국 이게 계속 악순환으로 로테이션 되더라. ... 진짜 일루미네이션 스튜디오는 어찌 하려고 그러냐. 지금까지도 겨우겨우 미니언들의 귀여움만으로 버텨온 회사인데. 어차피 이렇게 망할 바엔 <미니언즈> 속편에 몰빵하고 장렬히 산화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같다.


2019/09/17 08:02

톨킨 극장전 (신작)


기내 영화 특집 1.


LA 가는 비행기 안에서 첫번째로 영화. 항공사가 제공하는 기내 영화를 고를 아무래도 여러가지를 고려하게 된다. 첫째는 비행 시간 얼마만큼의 시간을 킬링해줄 있는지의 척도가 되는 런닝 타임. 그리고 둘째는 다름 아닌 한국 공개작인가 아닌가의 여부. 기내 영화 특성상 한국에서 아직 정식 개봉되지 않았거나 이제 개봉되어 극장에서 절찬리에 상영 중인 작품들도 있거든. 그리고 왠지 그런 영화들을 보게 되면 이상하게 뽑은 느낌이 나서 좋아함. 비행기에서 첫번째 영화, <톨킨>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선택된 영화였다. 이거 아직 국내 개봉은 커녕 할지 할지조차 모르겠는 영화라서.


제목에서 드러나듯, 소설 '반지의 제왕' '호빗', '실마릴리온' 중간계를 배경으로 작품들의 원작자인 J.R.R. 톨킨의 전기 영화다. 영화는 현재와 과거의 교차편집을 통해 톨킨의 삶은 어땠으며 대체 삶의 어느 부분이 중간계 배경 소설들에 녹아져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래서 재밌는 , 이게 묘하게 <반지의 제왕> 프리퀄처럼 보인단 말이지.


애초 프리퀄 기획의 재밌는 점은 바로 그것 아닌가? 프리퀄로 기획된 영화를 보다가 '? 이거 설마?!'하는 재미를 느끼게 되는 . 바로 점에서는 재밌는 부분이 많다. 톨킨의 가장 초창기 삶을 보여주는 부분은 진짜 <반지 원정대>에서 호빗들이 샤이어를 떠나는 것처럼 보여진다. 울창하고 녹음이 가득 시골 마을의 풍경. 여기서 끝이 아니다. 소꿉 친구들과의 전쟁 놀이 와중 굵고 나무 뿌리 아래 톨킨이 숨는 장면은 나즈굴로부터 프로도 일행이 숨었던 바로 이미지다. 이후 톨킨이 고등학교에서 사귀게 친구들은 일종의 반지 원정대처럼 묘사되며, 1 세계 대전에 참전한 이후로는 반지 전쟁의 이미지가 끊임없이 겹쳐진다. 제일 웃겼던 사소한 부분이긴 한데, 다른 부대로 징집된 친구를 만나기 위해 전쟁터를 가로지르다 지쳐 쓰러진 톨킨을 끝까지 보필하고 부축하는 부하 병사의 이름이 '' 때였음. 톨킨이 잿빛 구릉에 누워 ' 여기까지야, '이라고 샘이 '무조건 함꼐 가요!'라고 하며 부축하는 장면에서 혼자 개웃기더라.


하여튼 이런 부분에서의 잔재미들이 있다. 넓게 보면 <슬럼독 밀리어네어> 같은 전개라고도 있을 같음. 삶의 여러 부분에서 얻은 경험들이 하나의 대답으로 귀결되는 구성이니까. 허나 밖에 재미를 찾기는 어려운 영화이기도 하다.


일단 제목부터가 <톨킨>인데다 아무래도 우리는 그를 <반지의 제왕> 원작자로서 알고 있기 때문에 기대하는 측면이 있을 거다. 예를 들면 바로 소설을 집필하는 과정이 궁금했던 거지. 근데 영화는 그걸 한다. 애초 영화의 결말이 소설을 구체적으로 구상하기 시작하면서 끝난다. 때문에 허무해지는 감이 있다. 소설을 쓰며 얻었던 고민과 고통들이 궁금했던 건데 전형적인 전기 영화 스타일의 인물 과거가 발목을 잡고 있으니.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해봤음. 어차피 과거와 현재를 교차편집으로 엮을 것이었다면, '현재' 시점을 소설 집필 당시로 설정하는 어땠을까- 하는 . 만약 그렇게 했다면 소설 집필의 과정과 그에 영향을 과거의 일들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있지 않았을까? 이야기를 하냐면, '과거' 묘사된 부분들이 몽땅 재미없거든. 멜로 드라마는 단편적인 순애보에 불과하고, 친구들과의 우정 역시 자체로 대단해 보이기는 하지만 드라마적인 재미는 별로 없다. 그러니까 이런 아쉬움이 드는 거지... 


<반지의 제왕>이나 <호빗> 시리즈에 팬이라 조금이라도 여흥을 느껴보고 싶다-라고 한다면 봐도 괜찮을 영화일 것이다. 허나 영화는 그저 평범한 전기 영화에 불과하다. 이젠 전기 영화도 <소셜 네트워크> <스티브 잡스>처럼 스타일리시하게 찍는 시대다. 근데 이런 구닥다리 스타일 전기 영화로, 더구나 다른 사람도 아닌 바로 톨킨을 주인공으로 삼아 데려오다니. 어쩌면 제작진들은 애초 욕심이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냥 주인공 톨킨에 중간계 떡밥만 풀어넣으면 다들 좋아하겠거니 했던 것일지도.


2019/09/03 19:47

MCU 한반도 유니버스 객관성 담보 불가

이미 뻘소리 나게 많이 나온 한국판 가상 캐스팅. 나조차도 2012년 <어벤져스> 개봉 당시 했던 건데, 심심해서 그냥 한 번 더 해보기로 했다.

항상 하는 말이지만 어차피 객관성 담보 불가인 글. 아, 그리고 몇몇 배우들은 실제 나이를 좀 덜 고려하기도 했다. 그렇게 따지면 스파이더맨 얘네 동네는 다 아역 배우 캐스팅 해야하는데 어차피 내가 그 쪽도 잘 모르고.



토니 스타크 / 유준상


이 자리에 다들 차승원이나 이병헌 이야기 하던데, 난 왜 이렇게 유준상이 잘 어울리는 것 같지? 
수염만 다르지 깐족 대는 것도 잘 할 것 같고, 적당히 부티 나는 얼굴에 비꼬는 실력도 수준급일 것 같음. 
특유의 넘쳐 범람하는 파이팅만 좀 빼면 꽤 잘 어울리는 캐스팅이라고 본다.


페퍼 포츠 / 염정아


염정아라는 배우의 평소 이미지만 놓고 본다면 페퍼 포츠 역할을 하기에 다소 까칠하지 않나-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동안 철 없거나 부드러운 연기도 많이 했고, 무엇보다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 웬만한 건 다 소화할 수 있을 거. 
하긴, 정해놓고 보니 좀 세긴 하네. 그래도 괜찮음.


제임스 로드 / 지진희


일단 설정상 토니 스타크와 절친한 친구이니 실제로 그 역에 유준상을 캐스팅한다고 했을 시 같이 서 있을 때 잘 어울리는 느낌으로 꼽아 봤다. 
현역 군인 역할해도 잘 어울릴 것 같고, 무엇보다 지적인 이미지가 또 있어 <아이언맨2>의 청문회 장면 같은 데에서 잘 어울릴 듯. 
액션이야 뭐 어차피 얼굴 가리고 쏴제끼는 건데.


오베디아 스탠 / 윤주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만 생각해도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은데.


해피 호건 / 고창석


사실 이건 아이디어 다 고갈 되다 나온 거라 좀 안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해피 호건의 포인트는 따뜻한 마음과 그에 상응하는 귀여운 외모니까, 어느 정도 둘 다 맞지 않나.


닉 퓨리 / 김영철


농담 말고 진짜로.


이반 반코 / 조진웅


...... 조진웅 씨 미안합니다...


나타샤 로마노프 / 전지현


좀 뻔한 감이 있긴 한데 그래도 <도둑들>에서의 모습이 너무 잘 어울려서 넣음. 


저스틴 해머 / 이희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상상할 포인트는 거기임. <아이언맨2> 말미에 경찰들에게 잡혀갈 때 찌질한 모습 보이잖아. 
거기서 이희준 얼굴이랑 목소리 넣고 상상해야 제대로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브루스 배너 / 감우성


지적이면서도 은둔자 같은 느낌. 둘 다 부드러워서 좋음.


에밀 블론스키 / 박희순


박희순 얼굴 랜더링한 어보미네이션 보고 싶다.


스티브 로저스 / 소지섭


넓은 어깨도 중요하거니와 무엇보다도 정석적으로 잘생긴 듯한 느낌이 필요했다. 
그 조건을 충족하는 많은 배우들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소지섭. 
근데 어차피 뇌내 망상이지만 한국판으로 만들면 캡틴 코리아로 이름부터 바꿔야하나. 방패엔 태극 달고 말이지.


버키 반스 / 김남길


흑화한 살인귀 전문 배우.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한지? 나중에 팔콘이랑 개그캐로 엮기에도 좋다


요한 슈미트 / 박해준


어차피 초반 빼면 죄다 시뻘건 해골 분장하고 나와야하는 역할이라 외모 면에서는 뭐... 
대신 특유의 그 목소리와 눈빛이 있잖아. 잘 어울릴 것 같은데.


페기 카터 / 한고은


헤일리 앳웰이 고전적인 마스크를 지닌 배우이기도 하고, 
페기 카터라는 역할 자체가 1940년대를 살았던 과거의 인물이다 보니 한고은이 잘 어울릴 거라 생각했다. 
아, 그리고 약간 여장부 같은 느낌도 있어야 하니까.


토르 오딘슨 / 정우성


토르 캐릭터의 포인트는
1. 일단 잘 생겨야 하고
2. 빙구짓 할 때 귀염성 + 웃겨야 함.

솔직히 둘 다 반박불가 아니냐.


로키 라우피슨 / 유아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우성이랑 티격태격하고 유준상 멱살 잡고 던질 거 상상하니까 벌써 웃기네.


오딘 / 박근형


정우성 존나 패고 유아인 존나 혼내는 거 존나 재밌겠다.


헤임달 / 배성우


사실 배성우는 희극적 느낌과 야비한 느낌이 더 강해서 충직한 헤임달 역할에 괜찮을까- 싶긴 한데. 
그래서 딱 <안시성>에서의 배성우만을 생각해야한다. 다른 영화는 안 됨. 여튼 안 됨.


클린트 바튼 / 하정우


중간중간 냉소적인 유머도 잘 날릴 것 같고, 전지현과의 케미스트리도 좋을 것 같고. 
무엇보다 하정우가 제레미 레너처럼 단단히 연기해줄 것 같고.


마리아 힐 / 문소리


사실 문소리는 캡틴 마블 역할에도 꽤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하지만 일단 캡틴 마블처럼 새로운 세상으로 와서 푼수처럼 헤매는 느낌은 안 맞을 것 같아서. 
그것보다는 약간 군인스러운 마리아 힐이 어떤가. 김영철이랑도 존나 잘 어울리는데.


올드리치 킬리언 / 유지태


사실 유지태라는 배우 자체가 반전 기믹을 너무 강하게 갖고 있어서 뻔하게 느껴지긴 한다. 
근데 이거 어차피 진짜 만들 게 아니라 그냥 망상이잖아? 뭔 상관.


트래버 슬래터리 / 오달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어때, 어차피 개그캐인데.


샘 윌슨 / 진구


군인 역할도 잘 어울리고, 덕분에 충직한 느낌. 성실한 느낌. 
소지섭 꼬랑지 잘 따라다닐 것 같고 김남길과 티격태격 케미도 좋을 것 같다.


알렉산더 피어스 / 안성기


게임 끝이지, 뭐.


럼로우 / 정두홍


되게 잘 어울린다 싶다가 그래도 정두홍이 좀만 더 젊었더라면- 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검색해보니 프랭크 그릴로가 오히려 1살 연상이네. 충공깽


피터 퀼 / 조정석


우주 수호대 멤버들은 좀 더 신경을 썼다. 그 중 스타로드 역할로는 누가 제일 괜찮을까 하다가 결국 조정석. 
일단 춤 잘 춰야함. 흥 많아야함. 진지한 상황에서 별 해괴한 짓거리들 해야함. 그래서 조정석 써야함.


가모라 / 김옥빈


송지효도 잘 어울리긴 할텐데 그래도 <악녀>에서 보여준 게 있어서. 
근데 사실 이 팀 멤버들 대부분은 다 분장으로 얼굴을 덮어야 해서 이미지가 큰 상관 없는 것처럼 보이기는 한다.


네뷸라 / 김고은


언니한테 단단히 빡쳐있는 여동생.


드랙스 / 정만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반드시 저 표정으로 해야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로켓 / 이선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차피 목소리 연기니까 짜증톤으로 하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루트 / 추성훈


나는 그루트 입니다.


욘두 우돈타 / 유해진


... 아니, 잠깐. 왜 이렇게 잘 어울리는 거지...?


로난 / 엄태구


목소리와 눈빛!


콜렉터 / 김인권


농담 말고 진짜로 2.


피에트로 막시모프 / 이민기


하필 가져온 표정은 좀 달리기 싫어보이네...


완다 막시모프 / 천우희


이거 캐스팅 좀 잘한 듯? 뭔가 영적인 캐스팅


비전 / 조인성


AI 마저도 잘생긴 시대......


스캇 랭 / 오정세


내가 스캇 랭이다, 이 씹새야.


호프 반다인 / 전혜진


벌크업하면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


행크 핌 / 정진영


늙수구레하게 분장만 좀 더하면 됨. 사위로 들어온 오정세 존나 깔 것 같은데.


루이스 / 임원희


......


대런 크로스 / 조우진


이성적인 또라이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나올 이름, 조우진.


트찰라 / 현빈


왕족 느낌 나게 잘 생기기도 했고, 뭔가 기품있어 보이지 않나. 
근데 이거 한국에서 만드는 거면 와칸다는 어떻게 설명하지? 
울릉도 근처 어딘가 숨어있던 조그마한 해상국가 정도로 설정해야하나? 
이거 누가 만들어준대?


율리시스 클로 / 권해효


뭔가 대만족.


지모 / 정우


사실 지모는 약간 순정만화에 나오는 남자 캐릭터 같은 존재다. 잘 생겼고 가정적이었는데 일순간 모든 걸 잃고 복수에 투신하는 남자 캐릭터. 
게다가 작전 다 성공함. 침착하고 평소엔 친절하기 까지. 그런 거 잘 어울림.


스티븐 스트레인지 / 조승우


특유의 수염이 어울릴지는 모르겠으나 자기만의 세계 존나 확실. 자기 분야에서 존나 천재. 
고집 존나 강함. 유준상이랑 말싸움하는 거 보고 싶다.
유준상한테 손가락도 올려서 부담도 좀 주고


에인션트 원 / 전도연


머리 민 걸 본 적 없는 것 같긴 한데 그래도 특유의 분위기란 게 있잖아.


칼 모르도 / 황정민


이 세상엔 술톤이 너무 많아!


웡 / 김민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체형보다 캐릭터다.


케실리우스 / 유오성


괜찮은데?


에고 / 백윤식


아아...... 불현듯 <내부자들>이 떠오르는 건 왜인가요...


피터 파커 / 도경수


그냥 막 던졌는데 꽤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MCU 내 MJ는 다소 반사회적인 경향이 강하지만 어쨌거나 나름 패션 피플처럼 묘사된다. 이성경 괜찮을 듯...?


메이 / 김성령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유준상이 넘보게될 여자


헬라 / 김혜수


한고은이랑 역할 바꿔도 재밌을 것 같다.


발키리 / 공효진


전사도 잘 어울리고 진취적인 여성 리더로도 잘 어울리고 양성애자로도 잘 어울리고 술독에 빠져사는 사람으로도 잘 어울림. 
정우성과의 케미만 잘 맞으면 금상첨화.


스커지 / 김희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엽잖아.


킬몽거 / 류준열


현빈이랑 한 따까리 하고 멋지게 죽는 역할.


라몬다 / 김혜자


아, 어머니......


슈리 / 박소담


현빈에게 뻐큐 한 번 날려줘요.


나키아 / 한지민


어차피 와칸다 크루는 흑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중요한 거라서 외모적인 거 그냥 다 떼고 역할에 맞는 분위기로만 볼 때. 꽤 잘 어울리는 것 같은데. 따뜻한 심성을 지닌 국제 스파이.


오코예 / 이시영


농담 말고 진짜로 3.


주리 / 최민식


어째 일개 주술사 치고는 끝판왕 같긴 하다.


고스트 / 이솜


여리여리하고 연약해보이는데 막상 싸우면 만만치 않을 것 같은 타입.


소니 버치 / 박지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이런 캐릭터 관련 한국 영화계 탑 아니냐?


타노스 / 최민수


김옥빈과 김고은을 딸로 둔 우주 최강의 아버지.


만들어지지도 않을테지만 막상 만들어진다 해도 출연료가 엄청나겠는 걸?

2019/09/03 18:14

유전, 2018 대여점 (구작)


............내가 이걸 보네.... 내 팔자에도 없을 줄 알았는데... 빌어먹을.

공포 영화 안 보는 것을 넘어 싫어하는 수준인데도 기어코 보게된 영화. 장르를 떠나서 굉장한 연출력을 볼 수 있으니 한 번 봐보라던 주위 사람들의 추천. 내가 그것들도 꿋꿋이 물리쳐왔는데 결국엔 이리 보게 되는 구나.

그래서 그냥 콤팩트하게 이야기하기로 한다. 연출, 존나 잘했다. 몽유병인지 뭔지 신나 붓고 아들 앞에서 소리지르는 엄마 장면도 그렇고, 운명에 귀속된 인물들을 둘레둘레 살피는 연출도 빼어나다. 배우들 연기도 그걸 존나 잘 밀어주고. 하지만 딱 거기까지.

감독의 신작인 <미드소마>와 나홍진 감독의 <곡성>을 볼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영화 보고 나서 바로 든 생각이 이 셋 다 'So what?'이었거든. 연출도 좋고 귀신이 곡할 분위기로 긴장감 빼주는 것도 좋은데 그래서 뭐 어쩌라고. 뭔 얘기냐고, 이게.

파이몬 소환되고 다 뚜까 패는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거기서 이야기는 절단 신공을 발휘한다. <미드소마>에서도 그랬지. 거대한 이야기의 딱 일부만 보여주는 연출. 물론 그 의도가 코즈믹 호러나 오컬트 장르에 굉장히 잘 맞는 형식인 것은 인정하나, 어쨌거나 내 취향인 것은 또 아니다.

아, 글 쓰면서 또 장면 장면 생각나네. 진짜 여기서 이만 줄여야겠다. 아리 애스터랑 나는 그냥 안 맞는 것 같다.

2019/09/03 14:58

유열의 음악앨범 극장전 (신작)


소년원 출신 남자와 부모 잃고 경제적으로 이 곳 저 곳을 전전하는 여자의 운명적인 만남과 이별. 운명? 좋다, 이거야. 난 운명 보다는 인연의 힘을 더 믿는 사람이지만, 멜로 드라마라는 장르에서 '운명'이라는 것은 언제나 중요한 요소였으니 장르적 요소의 일환으로 나름 쿨하게 받아들여 줄 수 있다.

하지만 그걸 감안하고 보더라도 이야기가 개차반인 게 사실이다. 먼저 주인공 두 인물을 만든 뒤 이야기 전개의 필요에 따라 이별과 만남의 텀을 넣어야 하는데, 어째 이 영화는 반대로 한 것 같음. '이쯤에서 얘네 둘 붙여놓고, 이쯤 가서 또 다시 만나게 해야지~'라는 생각을 먼저 한 뒤 그 설계도에 억지로 맞춰 이야기를 만든 것 같다는 인상이다.

디테일한 부분에서의 작위성 역시 드러난다. 어떤 남자가 책상에 앉아 일을 하다가 작은 볼펜 따위를 무거운 가구들 사이 틈에 떨어뜨렸다고 생각해보자. 그럼 보통의 남자들은 효자손이나 뭐 길쭉한 것 가져다가 긁어서 꺼내지 않아? 근데 여기 남자 주인공은 안 그래. 볼펜이 아니라 생일 축하용 초이긴 했지만, 어쨌든 그거 꺼내려고 굳이 무거운 카운터를 들어 뒤로 뺀다. 왜? 그 카운터 뒤에 있는 여자 주인공의 어린 시절 낙서를 발견해야 하거든. 이런 게 영화에 수도 없이 많다. 또 있다. 정말이지 오랜만에 남녀 주인공 사이에 연락이 닿는다. 근데 갑자기 남자 주인공이 웬 사건에 엮여 휴대전화 망가짐. ...... 이거 90년대가 아니라 70년대 영화라고 해도 믿을 정도의 촌스러움 아니야? 죄다 이해가 안 가는데, 순전히 이야기 전개를 위해서 넣은 설정들. 후반부 여자 주인공은 왜 남자 주인공의 트라우마 근원지로 찾아가는가? 거기 가서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지 않아? 단순히 그냥 남녀 주인공 말싸움 붙여볼려고 그러는 거 아니냐고.

남자 주인공의 우상화도 노골적이다. 물론 멜로 드라마의 주 타겟 층이 여성 관객들이란 걸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때문에 남자 주인공을 조형하는 것은 여자 주인공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지. 하지만 이 정도면 그냥 80년대 청춘 만화에서 튀어나온 설정 아니냐고. 소년원 출신이란 설정이 있지만 이건 그냥 순전히 이 남자에게 슬픈 과거를 만들어주기 위해 넣은 설정이다. 소년원 출신이라는 게 별로 대단하게 묘사되는 것도 아니고. 잘 생겼지, 예쁜 너털웃음 잘 짓지, 친절하지, 요리 잘하지, 자기 일에 열심이지, 나만 사랑해주지, 근데 거기에 모성애로 감싸 안아주고 싶은 슬픈 과거도 있고 또 주먹 쓸 땐 또 쓰는 남자. 그러면서도 혼자 여자친구의 가족을 찾아가 미래를 논하는 남자. 아무리 봐도 이거 너무 과한 판타지 아니냐?

멜로 드라마는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게 무척이나 중요한 장르다. 하지만 이야기 자체가 계속 단절되다보니 공감대 형성할 틈이 없다. 여자 주인공의 직업은 별다른 복선없이 휙휙 바뀌고, 남자 주인공의 직업은...... 하긴, 남자 주인공에 대면 여자 주인공은 비교적 양반이지. 남자 주인공이 방송과 영상 쪽에 관심있다는 설명 하나도 없었잖아? 근데 갑자기 카메라 들고 설쳐댄다. 이건 또 뭐야... 이것도 순전히 '유열의 음악앨범'이라는 라디오 방송을 위해 만든 설정 아니냐고. 나중에 보이는 라디오 중계 하면서 여자 주인공이랑 재회해야하니까. 그 장면 이야기하니까 그거 떠오르네. 아니, 캡틴 아메리카 마냥 뛰어서 자동차 따라오는 애한테 이제 우리 정말 끝이라는 뉘앙스 풍길 땐 언제고 방송에서 이름 한 번 불러줬다는 이유로 헐레벌떡 다시 찾아가는 건 뭐야. 이 정도면 애초에 헤어질 마음 아예 없었던 거 아니냐?

음악 영화로써도 형펀 없다. 여러 명곡들을 가져다 쓰긴 했지만 곡 자체로 좋을 뿐 해당 곡들이 장면에 기여하는 바가 크게 없다. 잘 엮여들질 않는다. 그냥 귀만 호강할 뿐. 여기에 드는 또 하나의 생각. 굳이 제목이 '유열의 음악앨범'일 필요도 없지 않았어? 그 라디오 방송으로 전달되는 것도 마지막 부분 빼면 뭐 없더구만. 그냥 노골적으로 90년대 레트로 감성 조지려고 한 거지.

그냥 실패한 영화다. 멜로 드라마로써 예쁜 두 남녀 배우의 얼굴을 담아내는 방식은 좋지만, 그 외의 모든 요소들이 죄다 노골적으로 무너진 영화. 정지우 감독은 <4등> 같은 작품 만든 게 얼마 전인데 왜 계속 이러시는 건가요.

2019/08/31 12:16

벌새 극장전 (신작)


1994년, 중학교 2학년생인 은희는 여러 일들을 겪게 된다. 대학 입시에 목메는 강압적인 교육 환경과 그 사이에서 꽃피우는 연애. 외삼촌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가족들의 분열. 남자친구의 양다리. 아버지의 외도. 같은 학교 여 후배의 고백. 절친했던 친구와의 절교. 재개발 지구 사람들의 절규. 귀 밑에 난 혹. 새로오신 한문 선생님과의 긴밀한 시간들. 친 오빠의 폭력. 찢어지는 고막. 그 사이에서 보는 환영. 그리고 그들을 잇는 1994년 미국 월드컵과 성수대교 붕괴 사건. 하여튼 온갖 파란만장한 일들을 압축 파일 마냥 일 년에 걸쳐 겪게 된 은희의 이야기.

유수의 해외 영화제들에서 스무 개 이상의 상을 받고 박찬욱 감독과 평론가들의 만장일치 호평까지 끌어내 올해 최고의 데뷔작으로 칭송 받았던 영화. 그래서 반쯤은 기대했고, 반쯤은 이를 갈았다. 대체 어떤 영화를 만들었기에 이런 성과를 낼 수 있단 말인가. 그것도 데뷔작에서! 약간의 질투심이 일었고, 행여 그 질투심에 눈 멀어 영화를 제대로 보지 못하게 될까 봐 은연 중에 경계하기도 했다. 그렇게 본 영화는...... 희대의 과평가 아닌가- 하는 생각.

일단 앞서 이야기했듯 여러 가지의 이야기가 중첩되는 이야기다. 가장 큰 문제는 거기에서 온다. 여러 이야기가 잘 정리되어 있다는 느낌이 안 든다. 아버지의 외도가 처음 엿보이는 장면에서, 나는 이후 이 설정이 영화의 핵심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품었었다. 결과론적으론 아무런 영향이 없는 설정이었음. 외삼촌의 자살 역시 단편적으로 다뤄지고, 남자친구와의 연애나 친구와의 절교도 마찬가지다. 그 과정이 모두 너무나 얕다.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따라가야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관객으로서 갈팡질팡하게 된다. 여 후배가 주인공에게 고백하는 장면에서는, '아, 이거 퀴어 영화인가 보다' 싶다가도, 그 설정은 오래 가지 못하고 부서져 버린다. 또 친구와 가족들이 엮여드는 장면에서는 '가족과 친구 사이의 분열에서 성장하는 성장 드라마인가' 싶었는데 어느새 그 역시 옅어져 있다. 재개발 지구 사람들에 대한 묘사는 또 왜 한 거야? 이것 때문에 난 또 당시 사회의 비정함이나 불합리를 고발하는 사회 드라마인 줄 알았잖아. 게다가 영화 곳곳에 덧바르는 듯한 월드컵, 성수대교 붕괴 등의 시대 묘사는 다소 광적으로 느껴진다. 그나마 성수대교 붕괴 사건은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들의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니 차치한다해도, 94년 미국 월드컵이나 당시 유행했던 가요들, TV 예능 프로그램들이 직간접적으로 묘사되는 장면은 너무 과하다. 영화의 시대 배경이 1994년이라는 걸 알리고 싶어 거의 환장한 느낌이다.

여기에 이어져서 생기는 문제가 뭐냐면, 이야기 정리가 안 되어 있으니 구체적으로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그 메시지가 불명확해 보인다는 것이다. 이것은 세상의 불합리를 지켜만 보지 말고 그에 맞서라는 이야기인가? 아니면 십대 소녀가 자신의 성 정체성을 찾는 이야기인가? 그도 아니면 <죽은 시인의 사회> 마냥 당시의 교권을 비판하고 참된 스승을 만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를 일깨우는 이야기인가? 영화의 오프닝으로, 주인공 은희가 애먼 집에 찾아가 뻘쭘한 화를 내는 묘사가 있다. 이건 은희라는 인물의 내면에 켜켜이 쌓인 분노를 보여주는 것인가? 아니, 꼭 영화가 어떤 메시지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내내 그런 분위기를 풍겼으니 어느 정도는 제시해야할 거 아냐.

성공하는 영화를 만드는 데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본다. 새로운 이야기와, 새로운 형식을 갖추고 만들어진 그야말로 새로운 영화. 아니면 그에 반대로 다소 전형적이긴 해도 관객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몰입감을 주어 그 뻔함을 잊게 하는 영화. 공개 시기를 기준으로 말해보면 전자는 타란티노나 웨스 앤더슨의 작품들일 것이고, 후자는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 같은 작품들일 것이다. 그럼 <벌새>는 어떠한가. 일단 존나 뻔한 이야기다. 독립 영화는 이제 이런 거 그만 해야한다. 십대 또는 이십대의 주인공이 사회적 약자처럼 묘사되며 인생의 쓴맛을 경험하게 되는 그런 영화. 물론 우리의 실제 삶에서 그런 모습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기에 그 자체로 잘못된 것은 아니나, 솔직히 말해 지금까지 이런 영화들 너무 많이 나왔던 게 사실이잖아. 스타일이나 테크닉으로써도 새로울 게 없다. 얕은 심도의 촬영이나 빛을 직접 담는 방식, 초저녁의 아름다움을 묘사하는 방식 등은 이른바 '감성적'이라는 핑계로 숱하게 만들어졌던 방식이다. 한 마디로 감독 고유의 스타일이란 게 없다. 이제 첫 작품을 만든 감독에게 고유의 스타일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 자체가 폭력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너무 많이 봤던 방식인 건 사실이잖아.

그럼 새롭고 신선한 영화는 아니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몰입감을 주는 이른바 '재미있는 영화'인가? 그것도 영 아니올시다. 애초 모든 이야기들이 방만하게 늘어져있다보니 연출과 편집으로 살릴 수 있었을 리듬감이라는 것이 별로 없고, 이 리듬감의 부재는 곧 영화적 몰입도의 하락으로 이어진다. 내가 오락 영화들만 보는 사람이 아니다. 사회 드라마도 즐겨 보고 이런 독립 영화들도 좋아한다. 애초 나부터가 독립 영화 경험으로 시작했으니까. 허나, 독립 영화들도 앞으로 살아남으려면 이런 식이면 안 된다. 새로운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 힘들고 아프다고 징징 짜대는 영화들만 나오면 안 된다. 오락적으로 충만해야 한다. 여기서 '오락'이라는 표현은, 무조건적으로 스펙터클을 제공해야한다는 뜻이 아니다. 장르적으로 최소한 할 것을 하라는 것이다. 액션 영화면 화끈하게 파괴해주고, 공포 영화면 소름돋는 공포감을 주어야 하며, 이런 종류의 드라마는 인물의 감정을 통한 이야기 전개와 거기서 얻어지는 일종의 장르적 쾌감이 전제 되어야 한다. 근데 이 영화에 그런 거 없음. 그냥 감성적으로 보이는 화면에 감성적인 표정 짓는 아이들 얼굴 담는다고 능사가 아니란 말이다.

작가주의 영화라면 고유의 스타일과 테크닉이 있어야 한다. 타란티노나 웨스 앤더슨이 그러한 것처럼. 아니면 하다못해 마이클 베이처럼. 그도 자신만의 스타일과 테크닉이 있지 않나. 어떻게 보면 마이클 베이야말로 작가주의의 최전선에 있는 감독일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자신만의 인장이 있어야 한다는 것. 애초 그 작가주의를 제창한 누벨바그의 영화인들이 가장 중요시 여겼던 게 바로 그것 아니었나. 근데 <벌새>엔 그런 게 없다. 스타일이 빈 자리에, 오직 작가 본인의 회한만을 가득 채워넣은 영화. 그 자체로 나쁜 영화라고 만은 할 수 없겠지만, 걸작이라는 세간의 평가에 만큼은 동의하기가 대단히 어렵겠다. 소신 발언이라면 소신 발언이다.

2019/08/27 22:57

우리집 극장전 (신작)


엄마 아빠는 매일 같이 으르렁 대며 서로를 잡아 먹어 안달이고, 여기에 하나 있는 형제랍시고 있는 오빠는 사태에 끼고 싶지 않아 하는 뜨뜻미지근한 인상이다. 근데 가장 문제는 내가 빌어먹을 초등학생이라는 . 어떻게 하고 싶어도 어떻게 없는, 그야말로 '우리집'이라는 배가 침몰해가는 것을 그저 바라볼 밖에 없는 데에서 오는 무력감. 주인공 하나는 무력감을 우연히 만난 유미&유진 자매를 돌봄으로써 극복하려 한다.


마음 편히 수만은 없는 이야기다. 어른이 되어서도 부모가 갈라선다는 것에는 예민한 반응이 나올 밖에 없을 것이다. 하물며 부모가 세상의 전부인 아이의 입장에서야 천지가 개벽할 이야기잖아. 여기에 또다른 주인공인 유미와 유진 자매 입장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집안의 경제 형편이 나쁘더라도 부모와 자식들의 사이가 좋으면 만사형통 아니냐- 라는 이들에게 그저 과장된 이상주의일 뿐일테니까.


뜬금없게 들리겠지만, 스티븐 스필버그가 <E.T> 찍을 당시의 이야기다. 대부분의 출연배우들이 어린 아역 배우들이었기 때문에, 스필버그는 촬영 순서를 이야기 순서에 최대한 맞췄다고 한다. 영화 제작이란 하다보면 때로는 결말을 먼저 찍고 영화의 오프닝을 가장 마지막에 찍을 수도 있는 것인데, 스필버그는 그걸 용납치 않았다. 어린 배우들이 몰입할 있는 최선의 조건을 만들려 애썼다. , 그리고 하나. <E.T> 카메라는 대부분 어린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촬영되어 있다. 어린 아이들을 담을 때는 카메라가 수평 앵글을 유지하는 반면, 어른들을 담을 부감으로 카메라가 그들을 올려 보았어야 했다. 스필버그의 세심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부분.


갑자기 스필버그 이야기로 새긴 했는데, 영화에서의 윤가은도 그에 못지 않게 세심해보인다. 애초 영화의 오프닝부터가 철저히 주인공 하나의 시점으로 연출되어 있다. 프레임을 가득 채운 근심어린 아이의 눈동자. 여기에 화면 바깥에서부터 침투해 스며드는 어른들의 성난 말투와 가시돋힌 말들. 쇼트 사이즈가 와이드하게 서서히 뒤로 빠져도, 카메라는 결코 어른들의 얼굴을 제대로 보여주려 하지 않는다. 그저 오롯히 아이의 얼굴에만 집중할 . 오프닝에서부터 어떤 결기가 느껴지지 않나. 


연출은 섬세한 반면, 이야기는 다소 투박하다. 우리 사회에 만연해있는 문제를 다루지만 솔직히 까놓고 말하면 사회 문제 자체가 그리 새롭게 급부상하는 문제들은 아니지 않나. 예전부터 이미 존재했었고, 우리도 존재를 알았고, 심지어 영화나 여러 드라마에서 많이 다뤘었지. 때문에 소재 측면에서 살짝 진부한 있는데, 문제는 전개마저도 올드하게 느껴진다는 데에 있다. 어른을 찾아 아이들끼리 떠나는 모험. 그들끼리의 내밀한 관계. 모두 많이 봤던 것들. 중에서도 특히 아이들의 부모찾아 삼만리 에피소드는 없는 나았을 것이다. 자체로 약간 작위적이라 해야하나. 아이들의 관계가 균열되고, 그러면서도 서로를 믿고 의지하게 되는 순간들을 그리기 위해 다소 피상적으로 쓰인 느낌. 실제로 영화 내에서 모험의 마무리도 보여주지 않으니까.


그럼에도 토닥여주고 싶은 영화다. 아이들의 햇살 같은 연기가 금세 관객들의 마음을 무장해제 시켜버린다. 그렇지, 우리 모두에겐 집이 필요해. 다만 ''이라는 보증금과 전월세가 매겨진 '주거공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밥을 먹고 같이 잠을 자는 '식구'들이라는 . 우리 모두에겐 그런 집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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