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31 23:59

2018년 대문짝 객관성 담보 불가


2018의 주요 타겟


개미남과 말벌녀 / 판타스틱4 / 인랑 / 임파서블이즈나씽 / 코리안 토니 몬타나 / 심비오트 /
One ugly motherfucker / 달착륙 1빠 / without bay / 물맨 /

2018/12/31 23:58

영화학개론 조별과제 객관성 담보 불가


2018년에도 영화학개론 조별과제는 계속됩니다.

팟빵링크는 클릭 -> 영화학개론 조별과제

2018/07/23 15:56

인크레더블2 극장전 (신작)


크게 네 가지 갈래로 이야기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스포는 조금.


1. 짬뽕 장르.
크게 세 가지 장르의 이종교배인데, 첫째는 당연히 수퍼히어로 장르. 이 시리즈의 간판이지 뭐. 

둘째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에스피오나지 장르의 맛이 있다는 점이다. 일라스티걸의 탈선하는 열차를 구해내는 첫 출동 시퀀스는 여러모로 <미션 임파서블> 1편과 <스카이폴>의 그것을 닮았다. 사람들을 구하는 게 수퍼히어로의 일이긴 하지만, 수퍼 빌런과 싸운다거나 거대 재난으로부터 시민들을 대피시키는 등의 모습보다는 열차 위에서 싸우거나 오토바이를 이용해 적을 추격하는 장면, 또는 악당을 잡기 위해 추적기를 쓰는 장면 등에서 여러모로 에스피오나지 장르 냄새가 난다. 정확히 말하면 제임스 본드나 이단 헌트의 냄새. 더불어 미스터 인크레더블의 가족이 머물고 있는 저택이 적들에게 발각되고, 여러 액션을 벌이다가 슈퍼 카를 탄채 탈출하는 부분. 그리고 일라스티걸이 악당에게 붙잡혀 묶인 채로 악당의 일장연설을 듣는 부분. 이 역시도 명백히 에스피오나지 장르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마지막 세번째 장르는 역시 가족 드라마. 디즈니가 가장 잘 하는 거. 디즈니가 디즈니 했다


2. 여전한 중년의 위기.
전편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중년의 위기를 다룬다. 다만 전편이 인정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중년 남성의 이야기였다면, 이번 속편에선 가족들에게 인정받고 육아 고수가 되기 위한 중년 남성의 이야기 정도랄까. 밖에 나가 돈 벌어오는 남성과 집 안에서 육아를 하는 여성의 처지를 바꾼 코미디들은 많았지만, 여전히 먹힌다. 잭잭이 너무 귀엽잖아


3. 쾌속 진행.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시리즈들은 두 가지 경우 중 하나다. 1편과 2편 사이에 시간적 공백이 꽤 있는 경우. 그건 몇 달이 될 수도 있고 몇 년이 될 수도 있다. 때문에 이 경우에 처한 2편들은, 1편만큼 캐릭터 소개를 처음부터 다져나갈 필요까진 없지만 그럼에도 어느 정도는 캐릭터를 재소개해야한다. 최소한 그동안에 주인공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는 한 번 이야기해주고 넘어가야하니까. 그 다음 경우는 1편과 2편 사이의 시간적 공백이 전혀 없는 경우인데, <인크레더블2>가 딱 그렇다. 1편의 마지막 씬에서 바톤을 넘겨받아 바로 시작되는 2편인지라 전편과의 연계성이 높아 전편을 꼭 봐야하는 부담을 관객들에게 주기는 한다. 하지만 그만큼 캐릭터를 다시 소개할 필요가 전혀 없어서 진행 자체가 쾌속이다. 실제로 이 영화의 중요한 설정들은 첫 시퀀스에서 다 튀어나온다. 윈스턴 데버가 인크레더블 가족과 조우한다던지, 이후 인크레더블 가족의 생계가 위협되는 상황이 이 첫 시퀀스에서 제시된다던지. 하여간에 여러 설정들이 한꺼번에 튀어나오는데 그러면서도 다 자기 자리를 찾아 잘 안착한다. 


4. 포스트 <시빌 워> 영화.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 이후 나온 수퍼히어로 영화로써, 수퍼히어로들의 현실적이고 정치적인 면을 잘 담은 영화다. 매스컴에 의해 짜이는 프레임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이번 영화의 메인 빌런이라 할 수 있을 스크린슬레이버가 대놓고 수퍼히어로에 대한 인식을 바꾸려는 목적을 가진 캐릭터인지라... 하지만 결말부 수퍼히어로들이 다시금 각광받는 묘사는 좀 아쉬운 부분. 영화 후반부 보면서, '아, 3편이 나온다면 그 영화에서는 여전히 수퍼히어로 활동이 불법이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결말부에선 시민들이 수퍼히어로들을 보며 환호하고 있더라. 정말이지 깔끔하게 잘 풀린 거대한 오해.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한계도 있었겠지만 이걸로도 다음 이야기를 잘 짤 수 있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며 아쉬운 부분.


사실 가장 아쉬운 건 잭잭의 활용이다. 1편에서 잭잭이 재밌었던 건, 엄청나게 귀엽고 엄청나게 강한데 정작 영화에선 양념 정도로 쓰였기 때문이었다. 근데 이번 영화에선 확실한 메인 캐릭터로 다뤄지면서 다른 캐릭터의 분량들이 많이 줄었고, 그렇다고 해서 잭잭을 잘 활용한 것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잭잭이 재밌었던 부분은 대 너구리 장면 그거 하나. 물론 나오는 내내 귀엽긴 했지만... 덕분에 대쉬는 1편만큼의 푸쉬를 못 받았더라.

1편만큼 충분히 재밌는 영화다. 비록 뻔하고 또 어떤 부분은 아쉽지만, 충분히 볼만하다. 아주 아주 근사한 기성품이라고 하겠다.

2018/07/23 15:35

인크레더블, 2004 대여점 (구작)


픽사에는 <토이 스토리> 시리즈와 <월E>, <업>, <인사이드 아웃>처럼 관객에게 감동과 여운을 주는 부류의 작품들도 있고, 정반대로 장르적 재미를 충실히 재현하며 유희 그 자체에 집중하는 작품들도 있다. <인크레더블>은 후자. 픽사의 기존 작품들처럼 감동의 한 방울은 없지만 뭐 꼭 그런게 필요한가, 이렇게 재미있는데.

수퍼히어로 장르의 탈을 쓰고 있지만 은근히 중년의 위기를 다루는 작품이다. 하염없이 왕년의 스스로를 부르짖지만 정작 주위 사람들에겐 무시 당하기 일쑤고, 하고싶은 일은 따로 있는데 가장의 무게 때문에 다니기 싫은 직장을 다니며 죽어라 일만 해야하는 중년 남성의 전형적인 모습을 다루거든. 심지어 경제적으로 힘들다는데 곧죽어도 아내에게 가장의 자리를 넘기지는 않겠다는 알량한 자존심의 보수적 마인드까지. 이 정도면 말이 애니메이션이지 그냥 현실 다큐다.

수퍼히어로로 이름 좀 날렸던 왕년을 그리워하고 있는 미스터 인크레더블은 미스테리한 존재로부터 미스테리한 제안을 받게 된다. 실험 중이다가 폭주한 무인 전투 로봇을 제압해달라는 것. 이것 역시도 표면적으로, 그리고 장르적으로는 수퍼히어로 및 액션 장르의 외양을 띄고 있으나 중간 접선책으로 등장한 미모의 여인 '미라지'의 자태를 보고 있노라면 과연 미스터 인크레더블이 순수한 정의감과 그에 따른 자기만족 때문에 이 제안을 받아들인 게 맞는지 의구심이 든다. 사실상 장르적 외피를 벗겨 놓고보면 그냥 중년 남성의 일탈 이야기잖아.

금지된 수퍼히어로 활동에 대한 이야기는 이 분야의 고전인 <왓치맨>과 비교적 최근작이라 할 수 있을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와도 겹친다. 하지만 딱히 꿀리진 않더라. 물론 가족 단위 관객을 위한 애니메이션인만큼 그 고찰을 딥하게 하고 있진 않지만 이 정도의 캐주얼한 면모도 나름 매력있단 소리. 

'잘만든 판타스틱4 영화'라는 별명을 갖고 있기도 한데, 실제로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미스터 인크레더블 가족 구성원의 수퍼파워는 미스터 판타스틱 가족 구성원의 수퍼파워와 대체적으로 일치한다. 각 팀의 고무능력자는 일라스티걸 / 미스터 판타스틱으로, 각 팀의 파워 담당은 미스터 인크레더블 / 더 씽으로, 각 팀의 투명능력 및 쉴드 능력자는 바이올렛 / 인비저블 우먼으로. 생각해보면 지금까지도 제대로 만들어진 <판타스틱4> 영화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확실히 설득력 있는 별명인 셈.

액션의 디자인과 각 수퍼히어로들의 조합도 훌륭하지만, 역시 악역이 매력있다. 물론 신드롬의 동기 자체는 뻔하고 별 것 없지만, 그 단순한 캐릭터성과 더불어 얼굴 조형을 기가 막히게 했거든. 진짜 얄밉고 한 대 때려주고 싶게 생김. 그 이상한 S 타이즈 의상도 한 몫하고.

묘하게 에스피오나지 장르와도 접점이 있는 연출을 선보인다. <007> 시리즈의 Q 역할을 에드나가 해주고 있기도 하고, 미스터 인크레더블이 첫 미션을 제안 받는 장면은 명백한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패러디다. 수퍼히어로 영화 치고는 섬에서의 액션 시퀀스 대부분이 첩보 영화스럽기도 하고. 브래드 버드가 왜 실사 영화 차기작으로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을 제안받았는지 알 것 같은 부분.

이 영화 극장에서 볼 때만 해도 속편이 바로 나올 수 있을 줄 알았는데, 14년이 걸릴 줄이야 누가 알았겠어.

뱀발 - 오랜만에 다시 봐서 알게된 점. <라따뚜이>의 인간 주인공인 링귀니 목소리를 맡은 성우가 여기에서 대쉬의 선생님을 연기한다. 목소리 듣다가 어딘가 익숙해 한참동안 생각하다가 깨달음. 브래드 버드와 잘 맞나 보다.

2018/07/22 19:31

맘 & 대드 극장전 (신작)


볼 때 상황을 요약하면, CGV 심야 상영으로 <빅 식>을 11시쯤 보기 시작했다. 끝난 뒤 바로 이어서 새벽 1시쯤 상영 시작하는 당 영화를 보게된 상황. 첫번째로 보게된 <빅 식>이 생각보다 너무 좋아 혹여라도 이 여운이 휘발될까 싶어 뒷 영화를 취소할까 했으나... 실제로 드니 빌뇌브의 <컨택트> 본 다음 바로 <레지던트 이블> 마지막 편 보고 후회한 날이 있음 그래도 주말을 맞이해 관람 결정.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상영관 자리에 앉아 한참 금호타이어 광고를 보고 있는데, 문득 감독이 누군지 궁금해져 그 때서야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브라이언 테일러라... 여기서 순간적으로 두 가지 과정을 통해 헷갈렸는데, 처음엔 <토르 - 다크 월드>와 <터미네이터 - 제니시스>의 감독인 알란 테일러인 줄 알았다. 좋은 연출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대규모 예산의 영화들을 운용하다가 이런 영화를 찍은 것일테니 개성을 더 담았겠지? 라는 착각을 하다가, 그 다음엔 작곡가 브라이언 테일러랑 헷갈렸다. 아, 그 사람 음악 만들다가 다 때려치고 영화까지 찍은 건가-, 싶은. 근데 시발 필모그래피를 검색했더니 줄줄이 나오는 <게이머>와 <고스트 라이더 - 복수의 화신>...... 그걸 깨닫는 순간 상영관의 불은 꺼지고 있었다.


열려라, 스포천국!


B급 영화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첫째는, 정말로 못 만들어 B급의 만듦새를 갖고 있는 영화. 그리고 둘째는, B급 감성을 재현하기 위해 포장만 B급으로 한 영화들. 당 영화는 명백히 두번째 종류다. 작정하고 못 만든 영화는 아니다. 분명 B급 영화의 감수성을 표방하기 위해 일부러 선택한 연출들이 많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문제는 B급 감성 재현하려다가 영화 전체가 결국엔 B급으로 빠져버렸다는 거지. 이 정도면 연출력도 문제지만 기획력도 문제다.

특정 주파수에 노출된 성인 남성과 성인 여성들이 스스로의 자녀들을 학살하고자 하는 욕구를 주체 못하고 자식 세대들과 피튀기는 싸움을 벌인단 설정은 좋다. 딱 B급 감수성에 미친듯이 웃기기 좋은 설정이라는 거지. 게다가 적절한 은유도 넣을 수 있고 말야. 하지만 영화가 그걸 다 못한다. 일단 촬영과 편집이 심각한 수준인데, 콘티뉴이티가 엇나가는 장면들도 많은 데다가 거의 매 씬마다 발작적으로 BGM을 넣는다. 그냥 음악만 넣는 것도 아니고 락 음악 같은 노래들도 마구잡이로 쑤셔 넣는다. 때문에, 보다보면 내가 지금 영화를 보고 있는 건지, 아니면 뮤직 비디오를 보고 있는 건지, 그것도 아니면 하다못해 내가 지금 대체 뭔 종류의 영상물을 보고 있는 건지 혼란스러움. 음악은 분명 영화에 있어서 중대한 요소지만, 잘 못 쓰면 그만큼 위험한 게 또 영화 속 음악이다.

웃기기라도 하냐? 딱 두 번 웃었다. 뜬금없이 니콜라스 케이지가 택견 공격마냥 딸의 남자친구에게 손날치기를 시전하는 장면. 이 부분은 딱히 웃기려고 한 포인트는 아닌 듯 한데 그냥 뜬금없고 니콜라스 케이지의 시종일관 진지한 모습 때문에 웃긴다. 두번째는 니콜라스 케이지의 노부모가 니콜라스 케이지를 조지러 오는 장면인데, 할아버지가 아버지를 쫓고 그 아버지가 자신의 아들을 쫓는 기묘한 삼각구성이 꽤 재밌다. 에라이, 이 부분만 딱 떼놓고 두 시간짜리 영화 만들었으면 더 재밌었을텐데. 목숨을 건 런닝맨 컨셉으로.

니콜라스 케이지는 몇 년째 B급 영화를 전전하고 있다. 그 때마다 '좋은 연기력은 여전하고, 지금은 그저 운이 나쁠 뿐이니 나중엔 괜찮아지겠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 영화를 보며 좀 충격 먹었다. 연기는 여전히 나쁘지 않은데, 이 양반의 작품 보는 안목이 확실히 많이 무너졌구나 하고. 이번 영화에서도 시종일관 희번덕 대는 연기 하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케옹.

같은 날 이어서 본 <빅 식>은 전형적이되 훈훈하고 여운 넘치는 결말을 내게 선사했던 반면, <맘 & 대드>는 기분 찝찝하고 뭔가 싶은 결말을 내게 던져줬다. 시바 그래도 마무리는 지어야 할 거 아냐. 애초에 이렇게 마무리 짓지 못할 일은 벌이지 않는 것이 여러모로 이롭다.

2018/07/21 12:58

빅 식 극장전 (신작)


로맨틱 코미디는 의외로 '금단'의 장르다. 만들어져서는 안 될 장르란 소리가 아니라, 사랑에 빠지면 안 될 존재들을 주인공으로 갖다놓고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는 소리. 여기에는 여러가지 바리에이션이 있는데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고전으로 시작된 라이벌 가문 출신끼리의 커플도 있고, 그 외에도 종교가 다르다던지 인종이나 문화가 다르다던지 아니면 퀴어 영화처럼 성별이 같다던지 하는 설정으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 때문에 어떤 설정을 끌어와도 기시감이 심하게 들 수 밖에 없는 설정 문화를 가진 장르이기도 하다. <빅 식> 역시 마찬가지인데, 이 경우는 종교와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금단의 커플을 다루고 있다. 때문에 이미 어디서 많이 봤던 거고, 또 뻔할만큼 전형적이지만... 그딴 거 다 필요없이 각본 하나 끝내주게 잘 쓰면 만사형통이라는 걸 보여주는 대단한 영화라고 하겠다.


빅 스포일러!


상술했듯 설정 자체는 뻔하다. 파키스탄 남성과 미국 여성 사이에서 문화와 종교의 차이 때문에 벌어지는 대소동. 근데 어라? 영화가 시작한지 채 얼마 되지 않아 갑자기 여자 주인공이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져버리는 전개가 시작되고, 이후로는 뻔하면서도 예상치 못한 부분까지 영화가 나아가게 된다.

포스터에서도 조 카잔이 두번째 롤로 올라오길래 혼수상태 빠졌어도 금방 깨어날 줄 알았는데 거의 후반부 가서야 깨어나는 쿨 전개. 때문에 그녀의 병원 보호자로 간택된 남자 주인공과, 쓰러진 여자 주인공의 부모가 함께 펼치는 케미스트리가 좋다. 일단 상황 자체가 아이러니하고 웃기잖아. 아직 결혼한 사이도 아니고 심지어 혼수상태로 쓰러지기 직전엔 대판 싸우고 헤어졌는데 갑자기 덜컥 보호자가 된 남자친구. 그리고 그 남자친구와 좋든 싫든 함께할 수 밖에 없게된 여자의 부모. 이거 자체로 이야기가 재밌는데, 여기에 홀리 헌터의 명 연기가 더해진다. 솔직히 까놓고 말해 그 째려보는 연기는 커리어 최고 연기 같음. <피아노>보다 더.

정략 결혼이라는 파키스탄 문화의 한 단면을 다루면서도 지나치게 비판적으로 묘사하지 않는 점 역시 멋지다. 물론 정략 결혼 문화 자체에 대한 비판점도 어느정도 녹아있다고 말할 수는 있으나, 거시적으로 그것을 까는 것 자체에 함몰되지 않고 그 시스템 하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미시적인 단면들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좀 더 감정적으로 풍부하게 느껴진다. 그래, 미국 내에서 다인종 코미디 할 거면 최소한 이런 식으로 하라고.

실화 바탕 이야기고, 그 실화의 주인공이 직접 영화의 주인공을 연기한다는 점에서 더욱 더 파워풀 하기도 하다. 하지만 재밌는 게, 시종일관 삼삼하게 파워풀 하면서도 정작 많이 느끼해질 것 같은 장면에선 직전에 생략해버린다는 거다. 각본을 객관성 있게 썼다는 느낌. 막말로 한국영화였다면 중후반부 주인공의 스탠드업 코미디 장면은 한 10분 정도 런닝타임을 잡아가며 눈물 콧물 다 질질 짜게 만들었을 것이다. 근데 딱 괜찮은 지점까지만 때리고 한 발 물러서더라. 물론 뒤에 한 번 더 나오긴 하지만.

매력있는 영화고, 여전히 뻔하지만 그래도 꽤 근사한 엔딩 씬을 갖고 있는 영화. 끝나자마자 다시 보고 싶어지는 영화는 실로 오랜만이었다.



2018/07/18 18:01

하나에게. 일기라기엔 너무 낙서


"하루동안 영화 속에서 살 수 있다면, 어떤 영화의 어떤 인물로 살겠어요?" -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수퍼맨이나 제임스 본드, 루크 스카이워커 같은 인물들 대신 <늑대아이>의 저 남자를 선택할 것이다. 비록 영화 속 등장 시간은 5초 정도고 그마저도 얼굴이 보이지 않는 뒷모습으로의 출연이지만, 빗속에서 남편을 잃고 주저앉아 우는 '하나'에게 잠시나마 우산을 씌워줄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겠다. 그 정도로, 영화를 보는내내 하나에게 작은 위로의 말이라도 건네고 싶었다. 물론 하루가 아니라 평생을 살아야한다면 얄짤없이 개츠비 선택할 예정. 물론 결말 빼고

2018/07/17 14:32

리더의 위엄 일기라기엔 너무 낙서


영화와 별개로, 듀로탄은 자꾸 마음에 남는다. 왜 이런 짓을 벌이냐는 상대의 의심 품은 질문에, “내 동족들을 살리려고"라고 대답하는 인물은 항상 멋있다. 그리고 자신의 사람들을 구하고 살리려는 지도자의 모습은 언제 어디서든 눈물겹다. 리더의 위엄은 그런 곳에서 나오는 것이다.

2018/07/17 14:30

할리우드의 One Hit Wonders 객관성 담보 불가

One Hit Wonder. 영화업계보단 음반업계에서 더 많이 사용하는 말일텐데, 한 앨범 성공 시키고 그 이후론 줄줄이 망한. 그야말로 잘된 게 하나뿐인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렷다. 

넷플릭스에서 던컨 존스의 <뮤트>보다가 빡친 김에, 요즘 할리우드의 원 히트 원더들을 좀 정리해보기로 했다. 그야말로 엄청나게 성공적인 데뷔를 해서, 그 이후 작품들이 줄줄이 주목받았지만 모두 줄줄이 망했던 감독들의 리스트. 말이 리스트지 그냥 세 명 정도 된다. 사실 이 계열의 끝판왕은 <디어헌터>의 마이클 치미노겠지만 너무 오래된 이름이기도 해서 요즈음의 젊은 할리우드 감독들만 꼽아보기로 한다. 

이 리스트 역시도 언제나 그래왔듯 객관성 담보 불가인지라, 읽다가 본인의 최애 감독이 등장해 기분이 상했을지라도 넣어두시라. 그만큼 철저히 객관적인 리스트.

그럼 시이-작!


3위.


3위는 이 블랙리스트를 만드는데에 있어 시동을 걸어준 그 이름, 던컨 존스 되시겠다. 그러나 3위인만큼, 아주 최악의 작품들만 만든 감독은 아니기에 어느 정도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다 하겠다.


<더 문>이라는 대단한 SF 소품으로 이름을 알렸다. 샘 락웰의 원맨 쇼 연기와 지금은 사회적 고인이 되어버린 케빈 스페이시의 목소리 연기가 빛나던 작품. 일견 단순해보이는 시작에서 끝내는 복제인간 설정까지 끌어와 존재론적 담론을 이끌어내는 꽤 성공적인 영화였고, 저예산의 한계를 영리하게 돌파하는 비주얼을 가진 영화이기도 했다. 때문에 본인 뿐만 아니라 많은 영화 팬들이 차기작을 기대했는데, 차기작이 무려-


<소스코드> 되시겠다. 솔직히 이 영화 하나 때문이라도 아직까진 던컨 존스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그 정도로 훌륭한 작품이었다. 블록버스터 규모는 아니지만 절제된 스펙터클을 잘 보여주었고, 그 와중에 논리성과 감동을 모두 잡았던 실로 대단한 영화. 아직까지도 엄청나게 좋아하는 영화. 까놓고 말해 이 영화 하나 때문에 이 양반의 향후 행보가 더 아쉽고, 그러면서도 이 영화 하나 덕분에 아직까진 기대를 못 놓고 있는 감독이 된 거지. 그러니까 엄밀히 말하면 원 히트 원더가 아니라 투 히트 원더쯤은 되는 감독.

하지만 그 차기작 상태가...


호드와 얼라이언스의 싸움. 사실 샘 레이미가 프리 프로덕션을 어느 정도 진행하다가 하차하게 되어 이른바 땜빵용 감독으로 투입된 셈이다. 사실 원작 게임을 즐겨하진 않아 이 IP 자체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았지만, 감독이 던컨 존스라는 점에 있어서 꽤 기대를 한 영화였다. 할리우드에서 종종 보이는 신데렐라 감독이 될 줄 알았거든. 저예산 영화로 착실히 실력을 쌓다가, 거대 스튜디오에게 픽업되어 큰 블록버스터 연출의 길을 밟는. 그래도 <더 문>에서 <소스코드>로 점점 예산이 증가되는 기획들을 다룬 감독이었다보니 이 영화도 잘 해낼 줄 알았는데... 결과는...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그래도 100% 온전하게 망작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땜빵용 감독으로서, 그리고 거대 자본에 종속된 고용 감독으로서 던컨 존스가 할 수 있는 게 그리 많았을 것 같지도 않고. 그리고 인생은 삼세판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아직 원 스트라이크인 것을.


그리고 찍은 게 넷플릭스 오리지널 <뮤트>. 그야말로 처참한 완성도를 보여준다. 장르적인 재미도 전무하고. 그나마 위안이라면 폴 러드 얼굴 보는 맛 정도랄까. 하여간에 이 양반 커리어에서 최저점을 찍은 영화라 할 수 있을텐데, 문제는 넷플릭스가 감독 및 창작자에게 전권을 위임해주는 정책으로 유명한 곳이라는 거다. 한 마디로 <뮤트>는 그 어떤 제약도 없이 온전하게 던컨 존스의 책임이란 소리. 그런데 이 모양이니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 진짜 좋게 쳐줘서 <뮤트>까지 투 스트라이크다. 다음 작품 작정하고 본다, 내가.


2위.


시퍼렇고 불그죽죽한 필터 조명 매니아 내지는 성애자로 보이는 그 이름하야 니콜라스 윈딩 레픈. 던컨 존스가 그랬듯이, 기깔난 영화로 칸 영화제를 뜨겁게 달궜던 감독이다. 그 작품은 바로-


그 남자가 만든 불세출의 영화, <드라이브>. 내가 가장 애정하는 키스씬을 포함하고 있는 영화이기도 하고, 뭣보다 영화가 후까시를 미친듯이 잡는데 그게 촌스럽거나 오그라들지가 않아 좋았다. 이야기 자체는 다른 장르 영화들이 이미 수도없이 벗겨먹은 것인데도 불구하고 그 음침하면서도 쿨한 비주얼로 폭주 기관차 마냥 돌파한 희대의 영화. 아, 진짜 <드라이브>는 보면 볼수록 좋은 영화다. 이렇게 기깔난 영화를 만들었으니 당연히 차기작도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리고 만든 게 <온리 갓 포기브스>...... 별로 할 말도 없는 영화다.

그래도 <드라이브>를 만든 감독이니 이 정도로 끝나진 않겠지?


그리고 만든 게 <네온 데몬>...... 아주 최악의 영화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드라이브>를 만든 사람인데... 


그냥 라이언 고슬링이랑 브로맨스나 펼쳐주세요.


1위.


사실 이 계열의 끝판왕이라 볼 수 있다. 닐 블롬캠프라는 애증의 이름. <디스트릭트 9>으로 엄청난 커리어 하이를 찍고 그 이후부터 곧바로 수직하락하고 있는 희대의 젊은 감독. 


특유의 메카닉 디자인으로 꽤 많은 매니아층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장편 상업 영화 데뷔작이라 할 수 있을 <디스트릭트 9>의 완성도는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페이크 다큐멘터리와 SF라는 장르가 만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녔지만, 남아공이라는 개성있고 의미부여하기 쉬운 공간적 배경을 설정하면서 다층적인 은유들까지도 잘 깔아놓은 영화기에 진정한 수작이라 생각한다. 

당연히 이런 감독을 할리우드에서 눈 여겨 보지 않을 수 없었기에, 차기작은 좀 더 고예산을 책정받아 무려 맷 데이먼을 원톱 주연으로 세워 영화를 찍고 만다. 그게 바로 <엘리시움>. 사실 <디스트릭트 9>에 비해 여러모로 빠지는 영화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 한 편으로 이 젊은 감독의 커리어가 꺾일 일은 없을 정도의 퀄리티였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다음에 만든게,


시발 <채피>였다는 거지. 이 영화에 대해선 길게 설명하기도 싫다. 보는내내 영화를 집어 구겨던져버리고 싶더라.

이후 리들리 스콧과 손잡아 <에이리언>의 시퀄을 만든다고 야부리 털더니 확정 되었다가 수포로 돌아갔고, 최근 소식으로는 무려 오리지널 <로보캅>의 직계 속편을 감독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 진짜 좋은 제작자랑 각본가 붙여줘라... 안 그러면 이 사람 프로덕션 디자이너랑 소품 디자이너가 천직인데...


시바 3년 있다가 돌아온다매!


영화 하나로 실력을 꽃 피우기 정말 쉽지 않다. 근데 최소한 이 사람들은 개화라도 했잖아. 정말로 미워서 쓴 글이 아니라 정신 차리고 제대로된 차기작 만들어줬으면 하는 마음에 쓴 글. 

2018/07/16 15:07

아이 엠 유어 파더, 2015 대여점 (구작)


보디빌더 출신의 배우가 있었다. 연기가 하고 싶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키와 벌어진 체격 때문에 혹은 덕분에 항상 괴물 영화 괴물 역할로 출연할 밖에 없었다. 때문에 영화에 출연했음에도 그의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고, 그는 은근히 씁쓸해했다. 그러다 그는 신인 감독의 SF 영화에 출연하게 된다. 그는 이번에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여전히 마스크를 악당 역할인데다 제목마저 유치하게 <스타워즈> 뭐야, <스타워즈>.


데이빗 프로우즈는 그렇게 우리에게 찾아왔다. 그는 제목 유치한 스페이스 오페라 영화에서 다스 베이더로 출연했다. 비록 마스크를 악당이긴 했지만, 우리는 다스 베이더가 그인 것을 대번에 알아볼 있다. 보통 키의 사람이 쓰고 다녔다면 가히 대두라고 놀림 받았을게 뻔한 다스 베이더의 마스크가, 데이빗 프로우즈의 압도적인 신체 비율 덕에 악랄한 멋을 내뿜는 상징적 오브제로 각인되었으니까. 


그의 몸은 오리지널 3부작에 모두 출연했지만 악당에 어울리지 않게 지나친 하이 톤이라는 이유로 목소리는 제거되었고, 자리를 제임스 존스의 중후한 목소리가 차지하게 되었다. 양보해서 그건 그렇다 치자. 그렇다면 에피소드 6에서 공개되는 다스 베이더의 마스크 벗은 얼굴은? 그것만은 당연히 데이빗 프로우즈의 것이었어야지 않을까? 실제로 프로우즈는 촬영을 그토록 고대했다고 한다. 하지만 제작진은 프로우즈에게 통보도 하지 않은채 세바스찬 쇼를 캐스팅해 장면을 찍고 말았다.


상기 내용과 전말은 모두, <아이 유어 파더>라는 다큐멘터리에서 밝혀진다. 다큐는 영화 역사상 가장 유명한 캐릭터를 연기했음에도 스스로의 얼굴을 끝까지 드러낼 없었던 배우의 이야기를 담는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다. <스타워즈> 팬이 아닌 사람도 다큐멘터리에 감동할 있는 이유는, 이것이 비단 다스 베이더만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큐는 엔딩 크레딧에 들어서서 영화 역사상 가장 유명한 괴물과 악당들을 연기했던 배우들의 민낯을 사진으로 소환한다. 프랑켄슈타인의 괴물도 있고, 에이리언도 있으며, 프레디 크루거까지. 다큐는 얼굴과 목소리를 숨긴채 많은 악당들과 괴물들의 민낯이였던 사람들에 대한 헌사다. 본편 연로한 프로우즈가 지팡이에 의지해 걸으면서도 <스타워즈> 팬들과 사진을 찍어주는 모습은 그래서 섧다. 좋은 다큐멘터리가 넷플릭스에서 서비스 되고 있으니 당장 가서들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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