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27 20:19

캐리비안의 해적 - 낯선 조류, 2011 대여점 (구작)


시리즈의 진 주인공이었던 윌 터너 & 엘리자베스 스완 커플을 내동댕이치고 호기롭게 시작한 프랜차이즈의 속편. 하지만 그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되었을 줄이야...

이전 시리즈에서 잭 스패로우가 마음껏 활개칠 수 있었던 이유는, 진짜 주인공이 따로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윌 터너.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의 주인공이랍시고 꼭 다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아야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래도 윌 터너는 주인공 자리에 썩 잘 어울리는 캐릭터였다. 담백한 미남형 얼굴에다 싸움도 잘 하고, 그 와중에 가슴 깊이 간직한 순정이라니. 때로는 빙구짓 할 때의 유머도 있고. 한마디로 윌 터너가 주인공이란 자리가 주는 부담감을 모두 갚아내고 있을 때, 잭 스패로우는 그냥 날뛰기만 하면 됐다. 메인 요리의 풍미를 좌지우지하는 특급 조미료 정도였다는 뜻이다.

4편은 잭 스패로우가 주인공 자리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공고히 하는 속편이다. 일단 주인공 자리에 앉았으니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특유의 연애 감정이 생겨야 하는데, 잭 스패로우는 그런 것에서부터 벗어나면 벗어날 수록 매력있는 캐릭터였지 않은가. 하지만 4편은 끝내 잭 스패로우를 연애의 굴레에 가둬버린다. 굳이 안젤리카라는 캐릭터까지 만들어서 말이다.

해전 씬은 전무할 뿐더러 산 타고 정글 헤집는 장면이 더 많아 캐리비안의 산적이라고 놀림 당하던 당 영화. 사실 그것에는 큰 불만이 없다. 시리즈의 전통이자 매력이긴 하겠지마는 이전 시리즈에서 봤던 것들 꼭 다시 재탕해야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메인 빌런이 약한 것은 두고두고 열 불 천 불이 나는 지점이다. 미안 맥쉐인까지 데려와서 연기시킨 '검은 수염'은 고작 이런 인물에 불과 했어야 했나. '앤 여왕의 복수 호'를 자기 몸처럼 마음대로 부린다는 설정 자체는 좋으나 좀비화된 선원들의 능력이라든지, 스스로의 검술이나 체술은 너무 떨어진다. 그리고 맞이하는 허망한 최후. 아, 시리즈 내내 비열하고 야비한 협잡꾼들 투성이였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무섭다는 검은 수염의 최후마저 꼭 그랬어야 했냐고. 캐릭터 자체가 너무 허망하다. 어쩌면 전작의 데비 존스가 너무 강했기 때문일지도.

영화는 청춘의 샘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고 출정 준비를 하는 스페인 장교들의 모습에서 시작되는데, 사실 그들이 딱히 하는 것이라곤 없다. 이 영화 내에서 통째로 파버려도 무방한 부분. 스페인을 견제하기 위해 영국군이 서둘렀다는 설정이야 다른 걸로 떼우면 그만이고, 막판 청춘의 샘에서의 대결 장면도 검은 수염 일당들과 바르보사의 영국군 위주로 갔으면 장땡인 부분이다. 메인 스토리라인에 기여하는 바가 없으니, 이건 그냥 중반부와 후반부 하이라이트를 위해 넣은 놈들은 아닌가 싶어지네.

바르보사는 그만 나왔으면 싶다. 사실, 2편 마지막 부분에도 등장하면 안 됐었다고 생각한다. 바르보사는 1편에서 죽는 모습이 제일 깔끔하고 인상적이었다. 그 땐 진짜 멋있었는데. 근데 살아돌아오면서 캐릭터 자체도 뭔가 구질구질해졌고, 그 덕에 1편에서의 복수에 불타는 잭 스패로우의 모습 마저 많이 휘발되어 더 싫다.

인어 씬 같은 경우엔 임팩트는 있는데 심미적인 부분 빼고는 대체 뭐가 남는지 모르겠다. 선교사와의 뜬금 연애도 어서 집어치라 충고하고 싶고.

뱀발1 - 깁스 진짜 불쌍하다.
뱀발2 - 가장 멋대가리 없는 잭 스패로우 엔딩 쇼트.
뱀발3 - 왜 시리즈가 6년 간 공백을 뒀는지 알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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