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15 01:15

몬스터 콜 극장전 (신작)


미량의 스포


별로 호감가지 않게 생긴, 그러면서 귀여운 구석도 없는 괴물이 나오길래 <ET> 류의 영화는 아닌가 싶었는데 결국 <ET> 같은 영화였다. 이세계의 존재와 어린 소년이 엮이며 결국은 소년이 성장한다는 이야기. 물론 <ET>는 꼬마 '엘리엇'이 '이티'와 유대관계를 쌓아가며 끝내는 이티의 보호자 위치에 오르지만, 이 영화 속 소년 '코너'와 괴물은 유대관계는 개뿔 괴물이 코너를 질질 끌고 다니는 수준이다. 싫다고 하지 말라고 하는 데도 끝내 코너를 움켜쥐고 옛날 옛적에 이야기를 해주는 괴물의 모습이라니...... 어딘가 할아버지스러운 모습이 있다 했더니 목소리를 연기한 리암 니슨이 사진 속에서 코너의 죽은 할아버지로 나오네. 나름의 큰 그림.

학교에선 친구들한테 괴롭힘 당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불치병에 걸려 누워있는 엄마의 모습을 봐야만 하는 코너에게 깨우침을 주고 한 단계 성장 시키기 위해 괴물이 납신다는 설정은 좋다. 조금 뻔하지만. 고목나무를 모티브로 한 괴물의 디자인도 좋고, 무엇보다 리암 니슨의 목소리 연기가 끝내준다. 보면서 든 생각. 옵티머스 프라임 얼굴 디자인을 리암 니슨 토대로 했다던데, 리암 니슨이 옵티머스 프라임 목소리까지 했으면 어땠을까. 더 좋지 않았을까. 이런 주장하면 원작의 팬들은 기겁을 하고 멱살을 잡겠지. 그들에게 피터 쿨렌은 예수고 메시아니까.

사실 이런 류의 영화가 워낙 많았기 때문에, 보면서 좀 팔짱 끼고 본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괴물이 나타나 코너에게 옛 이야기 세 개를 들려주겠다고 공약을 거는 지점에서도, 그 옛 이야기가 재밌으면 얼마나 재밌겠어- 싶었다. 근데 재밌더라. 아직 나의 동심이 죽지 않은 건가. 사실 동심 덕이라기 보다는 이야기 별로 연출을 다르게 한 덕이겠지. 2D 에니메이션인가 싶다가도 두번째 이야기에서는 3D 애니메이션 같기도 하고. 보다보니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에 나왔던 죽음의 성물 이야기 연출 생각나던데. 어쨌거나 그래서 보는내내 괴물이 다음 이야기 빨리 해주길 기다렸다. 근데 세 번째 이야기는 후루꾸였어. 야이 괴물 새끼야, 두번째 이야기까진 재밌게 해놓고!

같은 반 일진들에게 괴롭힘 당하거나 어른들에게 혼나는 걸 은근 기대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던 코너. 그래서 이건 라이트한 SM에 대한 이야긴가 싶었는데 결국은 인간의 양면성 또는 죄책감을 이야기하는 영화였구나. 그래, 사람인지라 마음 속으로 빨리 끝내길 바랄 수도 있지.

중반에 할머니가 아끼던 엔틱 소품들에 코너가 다 깽판 놓는 모습 보고 좀 걱정됐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할머니가 시고니 위버 거든. 살아남은 게 다행이다, 코너. 뭔가 이렇게 쓰고 보니 또 코너는 존 코너 스럽네. 뭐래, 나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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