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19 03:14

프리즈너스, 2013 대여점 (구작)


나에게 있어 사실상 '드니 빌뇌브'라는 이름을 신뢰의 이름으로 기억하게 된 시발점. 


열려라, 스포천국!


어디 하나 모자람이 없는 영화다. 연출이면 연출, 연기면 연기, 촬영이면 촬영까지. 처음 볼 땐 몰랐는데 촬영 누가 했나 잘 했다 싶더니 크레딧에 올라오는 로저 디킨스. 이건 뭐 신뢰의 이름들 곱빼기 천지네.

흔히 뜨거운 휴 잭맨의 연기와 차가운 제이크 질렌할의 연기가 돋보인다고 많이들 수식 하던데, 어느 정도는 맞다고 본다. 워낙 두 캐릭터 간의 온도차가 커서. 휴 잭맨은 워낙 좋아하는 배우고 유난히 이 영화에서 혼자 폭발하는 역할이라 돋보일 수 밖에 없는데, 사실상 제이크 질렌할이 없었다면 영화 전체가 감정적으로만 흘렀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고보니 다시 생각해봐도 제이크 질렌할은 필모 관리를 참 잘하고 있네. 올해 <녹터널 애니멀스>도 굉장했는데. 

폴 다노는 진짜 또라이 같다. 외모 비하처럼 들릴 위험이 있긴 하지만 얼굴에 태생적으로 묻어 있는 독(?) 같은 게 느껴진다. <미스 리틀 선샤인>에서도 좋았고 <데어 윌 비 블러드>에서도 좋았지만, 이 영화에서만큼 또라이처럼 보였던 적은 또 없었다. <옥자>에서는 너무 멋있게만 나왔던 것 같아 그래서 또 실망.

드니 빌뇌브의 연출이 참 뛰어나긴 하지만, 이번 영화까지 다시 보면서 제대로 느낀 건 생각보다 미장센에 큰 신경은 쓰지 않는 편 같다는 것. 상징이나 은유들을 욱여 넣는 느낌이 거의 없고, 오히려 그냥 이야기 중심적으로 미장센이 단순하게 흘러간다. 미니멀리즘에 가까운 연출이랄까, 덜어내는 것이 곧 채우는 것이다- 로군.

런닝타임이 꽤 긴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매 쇼트마다 긴장감을 부여해 리듬 관리가 잘 되어 있고, 시종일관 던졌던 떡밥 관리도 철저하게 하는 영화다. 그래서 더 좋다. 숱하게 떡밥들만 날려대고 결국엔 끝까지 책임지지 않았던 영화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아, 그리고 하나만 더. 결말 역시 내 스타일이다. 열린 결말스럽지만 그래도 나름의 해피 엔딩이라고 생각하련다. 제이크 질렌할이 연기한 형사가 꽤나 유능하거든.

일반적인 스릴러가 아니라 종교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이 재미있는데, 제목부터 '죄인'인만큼 등장인물 모두가 죄인이다. 범인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주인공 역시 결국 악에 다가서고, 주인공의 이웃 역시 간접적으로 그를 돕거나 눈을 감아주는 등 악에 물든다. 주인공의 아내는 몸져 누운 상태로 남편 탓, 심지어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역시 순간의 감정을 참지 못해 용의자를 죽음의 길로 몰아가기도. 하여간에 크리스토퍼 놀란이나 드니 빌뇌브가 설정 건드리면 설득력 하나는 짱이다.

뱀발 1 - 정발 블루레이로 감상했는데 플레인이 제작한만큼 전체적인 퀄리티는 깔끔하고 좋다. 허나 메이킹 영상은 왜이리 허접하냐.
뱀발 2 - 신뢰의 이름이라곤 해도 드니 빌뇌브는 아주 조금씩 과한 부분이 있는데, <시카리오>에서의 조쉬 브롤린 쪼리도 그랬고 <프리즈너스>에선 뱀이 그렇다.

핑백

  • DID U MISS ME ? : 버드 박스 2018-12-28 15:34:51 #

    ... 게이로 등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사실 제일 재밌는 건 잠깐 등장하는 데이비드 더스트몰치언 캐스팅이었다. &lt;다크 나이트&gt;, &lt;프리즈너스&gt;, &lt;앤트맨&gt;에 이어 이번에도 돌아이 역할! 이 배우는 앞으로 이런 것만 해서 배우 개그 잘 쌓아갔으면 좋겠음. 과거와 현재를 교차편집하는 ... more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