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29 12:22

군함도 극장전 (신작)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문제나 감독과 배우들의 인터뷰 논란, 더불어 발생한 각종 국뽕 일뽕 논란들은 다 차치하고. 그냥 영화적으로만 보자면-


스포 미량


마냥 나쁘지 만은 않다. 물론 실제 있었던 역사적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낸 영화치고, 역사를 다루는 태도에 문제가 없다고 하면 그것은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대중 영화로써 어느정도 제 몫은 해내는 편이고, 무엇보다 디테일한 다르게 이야기하면 돈 많이 들인 세트 규모나 액션은 돈 값을 한다. 게다가 통쾌함도 잘 준다. 내가 본 상영관 관객 반응도 좋았다.

하지만 그런 어느 정도의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류승완 감독의 필모그래피 내 위치로 평가하자면 한참 아래쪽에 위치할 영화인 것도 사실이다. 모든 논란들을 다 빼놓고 보더라도 그렇다. 일단 연출이 너무 우악스럽고 과하다. 물론 <베테랑>이나 <주먹이 운다>, <짝패> 등의 영화에서도 어느 정도 과한 면이 있었다. 허나 그 영화들에서의 과함은 그 영화들만의 분위기와 컨셉으로 어느 정도 인정되었다. 허나 이 영화는 그게 안 어울린다. 위에서 통쾌함 잘 준다고 했는데, 그것부터가 일단 과하다. 이미 불에 타 죽고 있는 일본인 소장의 목을 카타나로 베어 버린다거나 그것도 송중기가 아주 멋진 포즈로, 일본인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조선인 캐릭터를 기어코 이불 마냥 접혀 죽게 하는 것 역시 그렇다. 이 영화에서 나쁜 놈들은 그냥 나쁜 놈들이다. 스테레오 타입 보다 더 하다.

캐릭터들도 조금씩 빛을 잃는다. 소지섭이 연기한 건달과 이정현이 연기한 여자 사이의 뜬금없는 로맨스 기류는 왜 생겨났는지 모르겠고, 억울한 누명을 쓴 '최칠성' 에피소드는 왜 넣었는지 의문. 황정민이 연기한 '이강옥'은 특유의 속물 근성을 통해 뭔가 보여줄 줄 알았는데, 후반부엔 결국 또 눈물 뽑는 아버지 역할. 

딱히 길게 쓸 말이 없다. 분명 걱정했던 것보다는 막힘없이 술술 본 영화인데, 막상 보고 나서는 딱히 남는 것 역시 없는. 특히나 류승완 월드에서 이질적. 이런 저런 논란 빼고 봐도 딱히 모난 곳 없는 상업 영화건만, 어째 매력은 없냐. 올해 기대작이 이렇게 남다니, 실로 어처구니가 없다.

핑백

  • DID U MISS ME ? : 2017년 대문짝 2017-07-29 12:22:33 #

    ... / 루머X3 / 은하수호대 2권 / 제노모프 /해적왕 민폐왕 / 아마존 여전사 / 이집트의 톰 아저씨 / 봉준호 돼지 / 우리들의 친절한 이웃 / 지옥섬 /놀란 철수 대작전 / 원숭이올시다 3 / 닉 퓨리 + 데드풀 / 영국 양복남 / 2049 / 스트레인저 띵즈 2 /토르vs헐크 / 정의 ... more

  • DID U MISS ME ? : 아이 캔 스피크 2017-09-29 16:04:47 #

    ... &lt;군함도&gt;가 증명했던 것처럼, 대한민국의 관객들은 실재했던 역사를 오락적인 유희로 다루는 것에 꽤 큰 반발을 갖고 있다. 그것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논할 시간 ... more

  • DID U MISS ME ? : 베를린, 2013 2018-02-19 11:22:54 #

    ... 트의 연기 때문에 모든 것이 다 용서된다. 물론 그럼에도 영화에서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쇼트는 맥심 커피 광고 같긴 하지만. 그나저나 이거 속편 언제 나오냐. &lt;군함도&gt; 다음이 이거 속편이라고 했었던 것 같은데, 빨리 좀 만들어줘요, 애탄단 말이예요. ... more

  • DID U MISS ME ? :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 2009 2018-05-06 16:50:37 #

    ... 그렇다치고, 브래드 피트의 연기도 진짜 진짜 훌륭하다. 억양과 말투, 턱짓까지 바꿔버리는 센스. 이 정도는 되어야 브래드 피트지. 다소 뜬금없지만 류승완의 &lt;군함도&gt;가 개봉해 논란을 일으켰던 작년 이맘때쯤 생각난 영화기도 하다. 역사 왜곡 논란이 유난히 많았는데 솔직히 이야기 틀 자체를 바꿔버리는 선을 넘지만 않는 ... more

  • DID U MISS ME ? : 모가디슈 2021-08-05 15:19:42 #

    ... 디슈 탈출극이라니. 그러니까 이 한 줄은, 내가 그것에 기대했던 포인트가 결코 잘못된 게 아니었다는 것의 증명이 된다. 생각해보자. &lt;부당거래&gt;와 &lt;군함도&gt; 등 그렇지 않은 영화들도 있었지만, 대개의 류승완 영화들은 모두 액션극이었다. &lt;아라한 장풍 대작전&gt;은 폭주하던 고대의 미친놈을 막아서는 ... more

덧글

  • 2017/07/29 16:3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7/07/29 23:1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