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01 18:46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1993 대여점 (구작)


톰 행크스와 맥 라이언의 생생한 젊은 날. 미 대륙의 동부와 서부를 가로지르는 운명적 사랑. 그리고 본격 <러브 어페어>를 본 사람들은 모두 착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영화.

어릴 때 TV에서 해주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로 거의 15년 만에 다시 본 셈이니 참으로 오랜만이다. 이 당시 톰 행크스 출연 영화들을 좋아하는데, 이 영화를 필두로 <빅>이나 <포레스트 검프>, <아폴로 13> 같은 작품들까지. 톰 행크스는 참 핸섬하고 진짜 가족 같은 느낌을 주는 묘한 배우다. 작품 선구안도 뛰어날 뿐더러 장르를 많이 가리지도 않으니.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밀러 대위와 이 영화에서의 샘까지 모두 근면하고 적당히 가족주의적인 캐릭터 느낌이 나는데, 그러면서도 연기 폭이 넓으니 참으로 대단하다 하겠다.

허나 이 영화보다는 이후 맥 라이언과 톰 행크스가 다시 함께 했던 <유브 갓 메일>을 더 좋아한다. 그 영화 진짜 좋은 영화인데. 적당히 보다 좀 더 로맨틱한. 하긴, 그것도 과거 기억이니 다시 보면 추억 보정 되어 있었던 부분들이 전부 가라앉을지도 모르겠다.

대개 이 시기 영화들을 보면 특히 더 세월의 흐름을 실감하게 되는데, 솔직히 지금 시대의 스마트폰만 있었어도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이야기는 성립이 안 되었을 것이다. 벌써 서로 카톡이나 아이 메시지로 연락했지 누가 손 편지에 의존했겠나. 기약없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기다리는 일도 없었을 거다. 이렇게만 보면 햐, 참. 요즘 시대는 또 낭만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

라디오 방송 사연으로만 접한 남자와 사랑에 빠진 여주인공을 보면 좀 한심하게 보이기도 한다. 아니, 어떻게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상대와 사랑에 빠진단 말인가. 허나, 애시당초 '사랑'이라는 감정이 맥락없을 때가 더 많지. 안 그런가? 그래서 그런 부분은 제하고, 그나마 안쓰러운 부분은 바로 월터. 아, 이 가여운 사람을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나같았으면 그리 쿨하게는 못 떠나 보내줬을 것이다. 근데 다시 보니 배우가 빌 풀만이더라. 어쩐지, 되게 멋있는 인상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다시보니 외계인 때려잡던 그 핸섬 프레지던트였어.

개인적으로는 <만추>를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향했던 시애틀 여행이 떠오르기도 했다. 화면 속으로 보니 그 때 그 당시가 떠오르기도. 그나저나 한국 번역 개봉명 짱이다. 요즘 같았으면 그냥 '시애틀의 불면증' 따위로 번역 했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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