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04 00:03

<고담>_0101_파일럿 에피소드 연속극 대잔치


될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벌써부터 강렬한 눈빛으로 후일을 기약하는 꼬마 브루스 웨인과 함께하는 <고담> 시즌 1. 한창 런칭할 때 한 번 정주행 하려 했다가 실패한 드라마인데, 넷플릭스에서 <오자크>를 보려다가 충동적으로 새치기에 성공한 드라마라 하겠다. 때문에 방영된 지 꽤 된 드라마라 대략의 이야기 전개나 장단점들에 대해선 익히 듣고 시작한 드라마이기도 하다.

우선 고담 시의 분위기를 알아보자. 이게 금주법 시대인지 현대인지 시대를 알 수 없었던 팀 버튼의 표현주의적 고담 시도 아니고, 홍콩 뺨치는 네온 사진 빛깔 팡팡 터뜨리던 조엘 슈마허의 만화적 고담 시도 아니다. 그나마 따지자면 놀란의 사실주의적 고담 시에 가장 가깝다고 할 수 있을텐데, 재미있게도 3부작 중 가장 첫 편이었던 <배트맨 비긴즈>와 분위기가 가장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놀란의 3부작 내에서도 고담 시는 각 편에 따라 분위기가 조금씩 다른데 <다크 나이트>와 <다크 나이트 라이즈>가 시카고 등의 실제 대도시 로케이션을 시도해 완벽하게 사실주의적인 접근을 시도 했었다면, <배트맨 비긴즈>는 실제 로케이션 촬영과 더불어 세트 및 미니어처 촬영이 꽤 높은 비중을 차지 했던 작품이기 때문이다. 이번 드라마의 고담 시 역시 세트 느낌이 많이 나고, 더불어 롱 샷 등의 도시 전경 샷에서도 CG 합성된 느낌이 조금씩 나기 때문에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사실적인 도시의 모습이되, 진짜 100% 살아있는 도시 느낌은 안 난다는 말.


실사화 된 역대 토마스 웨인 이미지들을 나중에 모아볼 기회가 있었으면. 역시 내 취향에 가장 가까운 건 <배트맨 비긴즈>의 토마스 웨인이다. 마초스러운 떡대남이 아니라, 진짜 봉사를 실천할 것 같이 생긴 재벌이자 의사 같은 느낌이었기 때문에. 게다가 아들과의 교감 역시 <배트맨 비긴즈>의 토마스 웨인이 가장 부드럽고 강렬 했었다. 솔직히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 토마스 웨인을 연기한 재프리 딘 모건은 배트맨 뺨칠 정도의 떡대를 이미 가진 지라... 플래시 포인트가 영화화 되면 배트맨 역할은 따논 당상이다 이번 드라마의 토마스 웨인 이미지는 뭔가 제프리 딘 모건에 좀 더 가깝긴 하다. 근데 개인적으로는 토마스 웨인 보다 내가 지금까지 생각해 온 '허쉬' 실사화 느낌. 


역대 가장 쿨하고 귀엽게 뛰는 웨인 살해범. 처음에는 그 느낌 자체가 좋았다. 왜냐하면, 필요에 의해서 또는 삶에 대한 절박함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느낌이 아니라 진짜 범죄를 즐기는 범죄자 느낌이었거든. 고담이 어디까지 타락 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 좋기도 했고. 하지만 나중에 보니 역시 홧김에 살해한 것이 아니라 사주를 받아 철저한 계획 하에 실행한 계획 살인이었기 때문에 그랬던 것인 듯. 뭔가 조금 아쉽네. 웨인 부부 살해범은 평범 하면 평범할 수록 범죄 자체를 대표하는 것 같아 좋은데.

우리가 이미 다 아는 이야기의 이전 상황들을 보는 재미가 프리퀄엔 있는 것인데, 이 드라마 역시 그런 점을 잘 밀고 있다. 허나 풍문으로 많이 들었던 것처럼 너무 첫 화부터 많이 민다. 배트맨의 빌런 로스터가 DC, 마블 통 틀어서 다른 수퍼 히어로들에 비해 훨씬 다양하고 풍부하단 점은 정말 유리한 것이지만, 그 풍부한 빌런들을 첫 화부터 다 때려 박는 느낌이 강하다.



아직 어리버리한 코블팟도 여기 있고,


수수께기 안 받아주자 서운한 표정 짓는 니그마도 있고,


심지어 화분 소녀 아이비까지 있으며,


냥덕후 셀리나는 덤. 이거 첫 화부터 너무 많이 때려 박은 거 아니냐. 

주인공인 제임스 고든 역시 형사 장르물의 전형적인 주인공이지만 그만큼 믿음직하고 좋기도 하다. 한마디로 끝까지 믿고 따라가고 싶은 주인공 타입. 이 드라마가 어디까지 가려나 궁금해지네. 시즌과 시즌 사이 마디에 몇 년 정도의 텀을 주고 결국 마지막 시즌 피날레에서 제임스 고든과 배트맨이 된 브루스 웨인의 첫 만남으로 끝내려는 건가. 이왕 시작한 거 중간에 시즌 캔슬 되지만 말아라.


근데 얘, 고양이한테는 그냥 우유 주면 안 돼. 고양이용 우유를 줘야 탈이 안 나지. 냥덕후면서 그걸 몰라요


너가 지금 그 고아 소년을 불쌍히 여기는 게 나중에 어떤 나비 효과로 돌아오는지 한 번 느껴봐라

덧글

  • UnPerfect 2017/08/04 06:33 # 답글

    장편 프리퀄 시리즈의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배트맨 탄생기를 너무 복잡하게 만든다는 불만도 있었죠. 웨인
    부부 살인 사건도 그렇고 빌런들이 너무 일찍부터 다 등장한다는 것도 그렇고. 그래서 현지에서는 덕후들이 안 좋아하는 드라마로 뽑히기도 했다던데... 물론 다른 이유들도 있겠지만
  • CINEKOON 2017/08/04 15:00 #

    배트맨이 강해지고 더 활동량을 늘여갈수록, 그에 끌려 더 많은 범죄자 악당들이 고담으로 몰려든다는 옛 말이 있었는데 이 드라마에 따르면 그 말도 이젠 정말 '옛' 말이군요. 배트맨이 활동하기도 전에 이미 일반 범죄자들을 넘은 전문 빌런 새내기들이 육성되고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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