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04 23:30

발레리안 - 천 개 행성의 도시 극장전 (신작)


뤽 베송은 진정 포스트 <제 5원소>를 만들고 싶었던 걸까. 스페이스 오페라 삼선 짬뽕 같은 영화라 기시감은 강하지만, VR 시대의 SF로써 본분은 다하더라.

역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데이비드 보위 오프닝과 영화 초반부에 등장하는 빅 마켓 장면. 빅 마켓 장면 같은 경우엔 스페이스 오페라 영화마다 꼭 하나씩 나오는 대규모 재래시장인데, 그 설정 자체는 기시감이 들지만 그걸 또 VR로 풀어낸 부분은 또 은근히 재미지다. 뭐 딱히 구체적인 설명 없이도 다 알아들을 정도였으니 여러모로 알맞았다 하겠다.

그 외에는 죄다 뻔한 이야기에 뻔한 음모, 뻔한 결말로 이어지는 영화. 말이 기시감이지 사실상 우라까이 폭발이기도 한데, 뮐 행성과 진주족은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 속 나비족에서, 뮐 행성과 여러 다른 행성들의 디자인은 리부트 이후의 <스타트렉> 시리즈에서. '알파'라는 도시 행성 이미지는 <스타워즈>의 그것과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뤽 베송 스스로가 자신이 창조한 세계를 관객에게 과시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욕심이 엿보인다. 말그대로 이 거대한 우주의 가이드를 자처하는 셈인데,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빅 마켓에서 등장하는 단체 관광 가이드 캐릭터가 여러모로 의미심장하기도 하다. 뤽 베송 오너캐인가. 또 과시적인 부분은 알파의 구역을 뛰어 넘나드는 발레리안의 돌진 시퀀스. 다채롭고 속도감이 좋아 재밌게 구경한 장면이긴 했지만, 이 역시도 뤽 베송의 야심 또는 욕심이 느껴지는 대목. 아, 리한나 챙겨주는 장면에서도 뤽 베송 이 양반 취향 참 일관되네 싶더라. <제 5원소>에도 비스무리한 무대 장면 있는데.

근데 영화 본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그 위치에 유흥가로 가는 입구가 있다는 게 좀 뜬금 없지 않나? 하긴, 이 모든 게 리한나를 위한 단독 무대 준비 과정이었던 것을 뭐라고 하겠느냐마는.

클라이브 오웬이랑 에단 호크 나오는 줄 몰랐었는데 막상 나오니 깜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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