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09 12:44

그것 다가온 영화들


8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어린 아이들이 주인공인 스티븐 킹 소설 원작의 리메이크작. 가뜩이나 최근 <기묘한 이야기> 시즌 1 보고 재밌다고 난리쳤었는데, 심지어 캐스팅도 하나 겹친다. 어찌 내가 좋아하지 않을쏘냐.


스포는 거의 무.


80년대 레트로 유행이라도 불어닥친 것일까. 2011년 에이브람스의 <수퍼 에이트>에 이어 2017년에 다시 불어닥친 80`s 아메리칸 시네마의 위협. 사실 그 스타트를 2016년의 <기묘한 이야기>가 기깔나게 잘 열어젖혔다. 근데 찾아보니 <기묘한 이야기> 기획하고 연출했던 더퍼 형제가 원래 안드레아 무시에티 감독 이전에 이 프로젝트를 관장했던 사람들이라고. 여러가지 사정으로 이 프로젝트에서 나가리 된 이후 독자적으로 제작한 게 그 <기묘한 이야기>라는 기묘한 이야기. 어쨌거나 <기묘한 이야기> 올해 시즌 2도 나오니 2017년은 그야말로 80년대의 해. 뭔가 표현이 이상한데?

생각보다 무섭진 않다. 물론 고어 묘사도 좀 있고 호러 장르 특유의 깜짝 놀래키기 신공도 다수 가지고 있는 영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신의 집 보다는 롤러코스터에 가까운 인상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묘사 하자면 귀신의 집 스킨을 덧 씌운 롤러코스터 같다고나 할까.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에 나왔던 보가트처럼 '페니와이즈'는 대면한 상대가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로 모습을 변형하는 괴물인데, 그러다보니 각 아이들의 공포심을 즉각적으로 변형해 물리적으로 보여준다. 그 점에 있어서는 성장 드라마로써도 꽤 괜찮게 기능하는 영화다. 아이들의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를 물리적으로 보여주고, 그 장애물을 넘는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추상적인 성장이라는 개념을 반증해내기도 하니까. 더불어 페니와이즈는 광대답게 쇼잉에 능하고 엔터테인먼트에 능하다. 중간에 '빌'과 '리치'를 붙잡아두고 '안 무섭다' / '무섭다' / '완전 무섭다' 각기 다른 선택지가 달린 세 개의 문이 등장하는 장면까지 보고나니, 페니와이즈는 뭔가 이경규의 뒤를 잇는 거대 몰카 프로젝트의 담당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정성스러울 수가 없는거지. 

캐릭터도 그렇고 배우들도 그렇고 아이들은 전반적으로 매력있다. 각기 다른 캐릭터성이나 고민이 명확한 점도 좋다. 하지만 분량 면에 있어서 페니와이즈를 통해 아이들의 각기 다른 공포심을 구체적으로 구현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 분명 후반부 하수도 시퀀스에서 뭔가를 더 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빌은 동생 '조지'를 통해 그리움과 죄책감을 자극하고, '스탠리'에게는 일그러진 여성의 모습으로, '마이크'에겐 화재 사건으로, '에디'에게는 문둥병 환자의 모습으로 페니와이즈가 나타난 모습들은 좋다. 허나 분명 이것들을 후반부에서 더 써먹을 수가 있었고, 심지어 '벤'과 '리치'의 공포는 구체적으로 구현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더 느껴진다. 그래도 후반부 루저 클럽의 페니와이즈 집단 린치는 개웃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연출은 조금 투박하게 느껴져서 크게 새로움이 없다. 그럼에도 영화가 매력적인 건 8할이 페니와이즈 덕분. 빌 스카스가드가 연기나 분장을 꽤 잘했는데, 이 영화에서 페니와이즈가 카멜레온 마냥 각기 다른 방향으로 눈동자 굴리는 모습은 CGI가 아니라 빌 스카스가드가 실제로 해낸 장면이라고. 감독이 원래는 당연히 CGI로 구현하려 했었는데, 빌 스카스가드가 그 말 듣고 할 수 있다고 하며 그냥 해냈다고 한다. 무서운 사람...... 그나저나 스카스가드 이 집안은 죄다 배우들이네, 아빠는 MCU의 '셀빅' 박사고 형은 또 그 유명한 '타잔'이고......

호러이기 때문에, 코미디이기 때문에, 성장 드라마이기 때문에 재밌는 점도 분명 있었지만, 어찌되었든 간에 내가 너무나 사랑해 마지 않는 80년대 미성년자들의 어드벤쳐 였다는 점 때문에 더 재밌게 본 영화. 2부는 2019년 개봉이라고 한다. 아역 배우들에게 자신의 성인 역할을 누가 했으면 좋겠는지 인터뷰를 했었다는데, 아역 배우들이 원했다는 배우들이...... 제시카 차스테인, 크리스쳔 베일, 조셉 고든 레빗, 제이크 질렌할, 채드윅 보즈먼 등이라고 한다...... 에라이, 이 현실 감각 없는 친구들 같으니. 


80년대 미국에서 살아 남으시려면 이 친구를 멀리하세요

덧글

  • 로그온티어 2017/09/09 21:57 # 답글

    그래도 IT에서 보면 같이 있고 싶은 친구이기도 ㅋㅋ 매일이 재미날 것 같음.
  • CINEKOON 2017/09/10 12:49 #

    그렇지만 이 소년 주위엔 자꾸 기묘한 일들이 벌어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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