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13 17:17

뜨거운 녀석들, 2007 지나간 영화들


에드가 라이트의 코네토 3부작 중 가운데에 들어가는 영화. <새벽의 황당한 저주>가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을 위시한 좀비 호러 영화들의 리패키징이였다면 이 영화는 80년대와 90년대의 미국 액션 영화들, 그 중에서도 특히나 형사 영화들에 대한 살아있는 헌사가 되시겠다. 그나저나 이 영화가 벌써 10년이나 됐네.

3부작 중에서도 특히나 과격한 영화인데, 할리우드 액션 영화에서는 깨뜨릴 수 없는 룰들을 과감히 시도한다. 노인이나 아이들 같은 약자들을 적극적으로 전투 장면에 개입시킨 것. 후반부 샌드포드 시의 노인 군단과 두 주인공의 총격전은 그야말로 진귀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어쩌면 보수적인 노인들의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끌어옴으로써 당시 영국의 강경 보수파를 까내렸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근데 뭐 그러거나 말거나 일단 영화의 유희 정신이 끝내주는데 낸들 어때!

캐스팅이 재미있는 영화인데, 전작에서도 활약하셨던 빌 나이의 깜짝 출연이 재미있다. 더불어 케이트 블란쳇이나 스티브 쿠건, 피터 잭슨의 카메오 출연도 좋고. 예전에 스티브 쿠건 참 좋아했었는데 요즘은 뭐하시나.



그 중에서도 가장 재미있는 건 역시 티모시 달튼. 왕년의 007을 데려다가 이런 식으로 동네 슈퍼마켓 사장을 시키더니 끝내는 제임스 본드 놀이까지 시켜버린다.

그러다보니 <007> 프랜차이즈에 대한 패러디도 들어 있다고 볼 수 있고, 오우삼의 작품들이나 비둘기 <레옹>의 느낌도 난다. 전반적으로는 <다이하드>나 <나쁜 녀석들> 같은 형사 액션 영화의 클리셰가 그대로 수반되는데, <나쁜 녀석들>과 <폭풍 속으로>는 영화 속에 실제로 클립이 등장하기도 함.


뭐 이렇게 패러디 상황을 잘 짰나 싶을 정도로 잘 들어맞아 놀라움. 뭐 이런 식의 전개가 다 있어, 졸라 재밌게.

편집 기가 막히고 연출 완벽하고. 물론 중간중간 만듦새가 좀 급하고 거칠게 느껴지긴 하지만 그마저도 괜찮다. 아, 이 영화 오프닝 몽타주 시퀀스는 가히 역대급이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주인공을 무식하면서도 세련되게 설명할 수 있냐. 이것이야말로 에드가 라이트의 진기명기.

코네토 3부작이 전체적으로 다 훌륭한 건 사실이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영화. 어쩌면 에드가 라이트의 작품들 중에 가장 만족했던 영화가 아니였나 생각해보기도 한다. 이번에 나오는 <베이비 드라이버>가 완전히 그걸 깨줬으면 좋겠는데.



핑백

  • DID U MISS ME ? : 베이비 드라이버 2017-09-20 14:14:50 #

    ... 만 누가 뭐라해도 이 영화는 그냥 편집의 영화. 아, 진짜 편집 끈덕지게 잘 했더라. 전체적으로 재밌게 즐긴 영화인 것은 맞지만 그럼에도 에드가 라이트의 &lt;뜨거운 녀석들&gt;에 비할 바는 아닌 것 같다. 그냥 &lt;앤트맨&gt;에 묶여있던 세월에 대한 보상으로써 적절한 정도. 하긴, 어쩌면 에드가 라이트는 보여주고 싶 ... more

덧글

  • nenga 2017/09/13 20:05 # 답글

    국내에서는 조촐하게 개봉했던 기억이...
  • CINEKOON 2017/09/13 20:08 #

    확실히 그랬던 기억이 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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