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13 20:08

익사일, 2006 지나간 영화들


세간의 호평을 받았던 것처럼, 분명 매혹적인 장면들이 있다. 특히 중반부 야매 진료소에서 벌어지는 총격전은 장예모의 <영웅>의 형형색색 천 사이에서 벌어졌던 검무를 건파이트 버전으로 옮겨온 듯하다. 우아하고 아름다우며, 일종의 격조까지도 느껴지는 절경.

근데 그럼 뭐하냐고. 그냥 영화 전체가 쓰잘데기 없는 이야기 하고 있는 건데. 애초에 영화가 이끌어나가고자 하는 이야기가 없다고 할 수도 있을 정도로 진행이 즉흥적으로 보이고, 인물들 간의 관계 역시도 뜬구름 잡는 듯 실체 없는 설명들 뿐. 심지어 후반부 호텔 실내에서 벌어지는 공멸의 총격전 역시도 쉽게 동의할 수 없는 허세 가득한 묘사가 영화를 거북하게 만든다.

동전 던지기나 깡통 차기, 주먹 보다 더 많이 나가는 총알 세례, 하모니카 연주, 모닥불 앞의 사내들, 그리고 으리으리한 의리. 이 모든 것들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는 어쩌면 최악의 영화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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