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14 17:55

윈드 리버 극장전 (신작)


호크아이와 스칼렛 위치의 공조 수사가 아니냐는 배우 개그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시카리오 - 암살자의 도시>와 <로스트 인 더스트>의 각본을 썼던 테일러 쉐리던의 연출작이라는 점이 더 강조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미량의 스포.


카피라이트가 "두 번째 소녀가 실종되었다"이기도 하고, 예고편에서 풍기는 분위기와 실제 영화의 초반 오프닝 시퀀스까지 보고 있으면 연쇄 살인 사건에 대한 이야기처럼 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요 네스뵈가 쓴 소설들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도 자연스러운 부분. 허나 실제 영화는 연쇄 살인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 뿐더러, 야생 동물 사냥꾼과 FBI 요원이 펼치는 추리 게임적 요소는 더 옅다. 

오히려 과거의 상흔에 붙잡혀 도망치지도 못한채 스스로와 맞선 사람들의 이야기라고나 할까. 그 부분에 있어서 제레미 레너의 연기가 좋다. 애초에 부모란 존재는 자식 잃은 슬픔 앞에서 누구나 자신을 죄인 취급하기 마련이지 않은가. 얼핏 보면 괜찮아 보이지만, 내면으로 들어가면 들어갈 수록 큰 상처를 품고 있는 캐릭터를 나름대로 잘 표현해낸 듯한 느낌이 든다.

더불어 재미있는 캐스팅은 길 버밍햄인데, <로스트 인 더스트>에서 재미있는 역할로 나오더만 물론 끝은 비극적 여기서도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여기선 처음부터 비극적. 그리고 하나 더, 존 번탈 나오더라. 어째 존 번탈은 점점 이미지가 이런 식으로 고착화 되는 것 같아서 좀 아쉽기도 하다만.

각본을 썼던 <시카리오>와 <로스트 인 더스트> 모두 특유의 지역색이 강조되는 영화들이였다. <시카리오>는 범죄의 도시인 후아레즈를, <로스트 인 더스트>에서는 스러져가는 서부의 황량한 세계를 담았었는데, 이번에는 우라질 소리가 절로 나오는 추위가 인상적인 인디언 보호 구역. 살인보다 시체를 발견하는 것이 더 어려운 곳이라는 지리적 컨셉이 재미있다. 허나 전체적으로 이전 두 작품에 비해서는 기후 외에 지역색이 그리 강조되는 느낌은 아닌 것 같다. 난 또 인디언 보호 구역을 배경으로 한다길래 수정주의 서부극 같은 요소나 반성과 후회가 가득한 영화일 것 같았거든. 하긴, 그렇게 따지자면야 제레미 레너가 연기한 '코리'라는 인물이 후회를 품고 있긴 하지.

연쇄 살인인 줄 알았는데 거의 우발적으로 벌어진 사건이라 보는 게 어쩌면 더 타당한 사건이었다. 그래서 더 사실적이고 무서운 것은 있었지만, 사건의 실체를 드러내는 부분의 후반부 연출이 조금 아쉽기는 하다. 단순 플롯 재구성만으로 끌고 가려 했던 것이라면 영화 전반에 걸쳐서 좀 더 조금씩 보여주는 게 어땠을까.

범인을 잡아두고 복수의 형식을 선택하는 코리의 장면은 갑자기 타란티노나 매튜 본의 영화들로 바뀐 것 같아 당황스러웠지만 그만큼의 쾌락주의적인 연출은 덜하다. 어쩌면 그래서 더 담담하고 좋았던 것 같기도.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