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01 13:29

블레이드 러너 - 블랙 아웃 2022, 2017 단편선


드니 빌뇌브가 연출하고 리들리 스콧이 제작하는 <블레이드 러너> 30여년 만의 속편 <블레이드 러너 2049>. 드니 빌뇌브는 전편과 속편 사이 30여년 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관객에게 설명하기 위해 각기 다른 아티스트 세 명과 협업해 동일한 세계관의 각기 다른 시간대를 다루는 세 편의 단편영화를 제작하기에 이른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카우보이 비밥>으로 유명한 와타나베 신이치로의 <블레이드 러너 - 블랙 아웃 2022>. 드니 빌뇌브의 속편 제목이 2049가 들어가듯이, 단편에도 해당 작품이 담고 있는 구체적 시간대가 표기된다. 그러니까 배경이 2022년이라는 말. 

<블레이드 러너 2049>를 기대하며 트리비아 몇 개 읽었었는데, 그 중에 리플리칸트들이 일으킨 것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정전 사태가 간략하게 쓰여있었다. 와타나베 신이치로는 단편을 통해 그 대규모 정전 사태의 배후 인물들에 대해서 다루는데, 역시 리플리칸트들의 소행이 맞았었네.

작화가 강렬하고 좋고, 무엇보다 장면 전환이 다채롭다. 하지만 조금 아쉬운 건, 폭력 묘사에 있어서 기대했던 것보다 순화되어 나온 작품이라는 점. 인간 우월주의 운동 따위가 언급되길래 난 또 <애니 매트릭스>의 묘사 정도는 되는 줄 알았는데 또 그건 아니네. 하긴 사실 <애니 매트릭스>의 폭력 묘사는 나에게 있어 길티 플레저다. 보면 역겹고 싫은데 또 그게 기억에 가장 강렬하게 남아서 좋음.

<매트릭스>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난 단 한 번도 <블레이드 러너>의 세계관이 <매트릭스>의 세계관보다 암울하다고 느껴본 적이 없었다. 오히려 난 <블레이드 러너> 보면서 LA 밤거리의 그 다국적풍 포장마차에서 데커드랑 우동 한 사발 땡기면 꽤 재밌는 관광이겠다- 하고 생각했었거든. 그만큼 살기는 더럽게 힘들어도 한 번쯤 가볼만한 곳 같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 단편을 보니 그런 생각은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이 정도라면 <매트릭스>의 기계 봉기 직전 상황보다 더 암울하고 심각한 상황 아니냐.

속편 예고편에서 자레드 레토 나오길래 또 타이렐 사의 회장 뭐 이따위 인물인가 싶었는데 아예 타이렐 사는 망해버린 거구나. 뭐, 진짜 좋은 영화는 이런 단편 없이도 본편 하나로 전부 관객을 납득 시켜버리겠지만, 어쨌거나 세계관이 조금 더 거대해진 듯한 느낌을 줘서 이 기획 자체는 환영이다. 그나저나 트릭시는 <공각기동대>도 생각나고 블랙 위도우도 생각나네. 그러고보니 둘 다 스칼렛 요한슨이 연기한 적 있다;;


덧글

  • LOTTE 2017/10/01 18:06 # 답글

    이번 후속작에선 팬덤의 레플리컨트=절대선 공식이 좀 깨졌으면 좋겠어요
    로이베티만 해도 십수명을 죽이고 도망쳐 온 것인데...
  • CINEKOON 2017/10/02 14:59 #

    아무래도 롯거 하우거의 명연기와 그 장면의 서정성 때문에 그들의 죄악들이 다 덮어지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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