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20 16:32

대장 김창수 극장전 (신작)


여러모로 국뽕 영화가 될 가능성이 농후 했기에, 김구의 흑역사라 할 수 있는 치하포 사건 역시도 미화 되는가 했더니-


이 구역의 스포일러 대장!


의외로 치하포 사건을 크게 미화 하지는 않는다. 김창수라는 조선 사람이 명성황후를 시해한 일본인을 죽이게 되는데, 문제는 이 죽음을 맞은 일본인이 명성황후 시해범이라는 증거가 그 어디에도 없었다는 것. 명성황후 시해범이기는 커녕 평범한 일본 상인이었다는 것. 이게 치하포 사건의 주요 골자인데, 국뽕 영화처럼 보이는 <대장 김창수>가 과연 이 포인트를 어떻게 미화할 것인지가 궁금했었다. 근데 정작 영화는 크게 미화할 생각이 없어보인다. 미화를 할 것이였다면 그 일본인이 진짜 명성황후 시해범이였거나, 또는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어도 그 일본인 캐릭터를 극단적으로 악하게 묘사하여 혹시 시해범이 아닌가 싶게 연출하는 것이 그 방법이였을 터. 근데 이 영화는 그 둘 다 안 한다. 오히려 영화 내의 재판 장면에서 죽음을 맞이한 일본인이 일반 상인이며 억울하게 죽음을 맞이했다고 진술하는 부분까지 있음.

문제는 그러다보니, 이 김창수라는 인물에게 합당한 감정이 잘 서지 않는다. 내가 관객으로서 왜 굳이 이 사람 편을 들어야 하지? 라는 생각이 먼저 들게 된다. 물론 대한 제국 무렵의 일본은 우리 입장에서 씹고 뜯고 맛봐도 즐기기가 부족한 놈들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김창수라는 인물의 삶을 뒤따라갈 생각이 크게 안 든다는 말이다. 살인을 하긴 했으니 죄인은 죄인인데, 증거가 없음에도 자신의 명분만 우기고 바로 앞에 선 일본인 관리들에게 욕만 갈겨대니 뭐 이리 답답한 사람이 있나- 싶기도 하고.

나는 보는내내 <쇼생크 탈출> 생각 나더라. 나름 억울하게 감옥에 들어와 처음엔 핍박 받지만, 어느 한 쪽의 이론에 빠삭히 통달해 간수들과 죄수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불합리한 일들을 해결해주며 감옥 내에서 천천히 존재감을 알리는 캐릭터. 그리고 마지막엔 탈출도 하고. 여러모로 <쇼생크 탈출> 생각 안 나는 게 이상한 거다. 

조진웅의 연기는 아직까지도 과하게 느껴지지만, 송승헌에 비하면 양반이다. 연기 인생 첫 악역이라길래 악당의 모습은 좀 다를까- 해서 봤더니만 여전히 연기 못 함. 역시 송승헌은 그 잘생긴 얼굴로 화보찍고 광고찍고 모델 하는 게 짱이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