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29 15:51

시큐리티, 2017 대여점 (구작)


얼마 전의 <B 특공대>에 이어, 넷플릭스가 추천한 또다른 영화. <B 특공대>에 데인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이라 보기 전부터 꽤 불안감에 떨었지만, 이 영화 특유의 단순 무식이 오히려 깔끔하게까지 느껴져서 좋았다. 넷플릭스, 이 애증의 이름이여!


스포 보안!


매번 이런 류의 영화를 이야기할 때 마다 언급하는 영화들이지만, 전직 요원 혹은 전직 군인 출신 중년의 남성 주인공이 나오는데 악당들로부터 웬 소녀까지 지켜야할 상황이면 으레 <레옹>, <맨 온 파이어>, <아저씨> 등을 차례로 언급하곤 한다. 이 영화도 애시당초 시놉시스가 그러한데다 주인공으로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나온다 하니 당연히 주인공의 악당 싹쓸이 청소 영화인 줄 알았지. 근데 의외로 조연들과 팀플레이를 하는 구성이다. 물론 그 팀플레이가 오래 가진 못한다는 게 함정이지만.

공간적 배경을 야간의 대형 마트로 설정함으로써 <나홀로 집에>식 액션 구성을 띄게 되었는데, 이런 액션 설정은 솔직히 까놓고 말해 평균 이상의 연출만 보장된다면 무조건 평타 이상은 치게 되어 있다. 홈그라운드로써의 이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각종 기상천외한 함정으로 악당들을 때려잡는데 어찌 재미가 없겠나. 다만 아쉬운 건 그 함정들의 기상천외함이 그리 크진 않다는 것. 그리고 짧다는 것. 그래도 이 정도면 꽤 볼만한 수준이지 않나.

주인공이 마트에서 가장 처음 만나게 되는 경비대장은 그 특유의 뺀질거림과 더불어 김무스 선생이 바로 떠오르는 헤어 스타일 때문에 가장 먼저 죽겠구나- 싶었었는데 의외로 세워놓은 사망 플래그에 비해 끝까지 생존. 근데 이 놈이 특이한 거지, 처음 등장하자마자 바로 죽을 것 같던 그 찌질이 경비는 결국 가긴 가더라. 하긴, 찌질이라고 할 것도 없는게 나 같아도 그런 상황에 처하면 그런 고구마 막힌 상황 연출 잘 할 듯 싶다.

사실 주인공이 지켜야 하는 소녀와 악당들 사이의 지고지순한 스토리야 그냥 액션을 위한 밑밥일 뿐이라서 그리 신경 쓰이지 않는다. 허나 최소한 이해가 안 될 정도로 막 나가진 않는다. 좋게 말하면 간결해서 좋다. 다른 데 신경 안 쓰고 무조건 액션으로만 조지겠다는 그 경건한 마음가짐이 마음에 든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에 비해선 액션 연출도 평범한 데다 분량도 그리 많지 않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쁘지 않았던 건, 안토니오 반데라스 때문이다. 이 형 <레전드 오브 조로> 이후로 제대로된 모습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수염 기르고 악당들 걷어차주니까 이렇게 섹시하고 멋지다. 역시 이 형님은 까불까불 거리는 캐릭터보다 이런 과묵한 게 멋있는 형이라니까.


80년대 액션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괴랄하고 촌스러운 액션 연출도 드문드문 있다. 근데 난 이제 이런 게 좋더라. 가구나 소품으로 치면 빈티지나 엔틱 같달까. 요즘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들은 세련됨을 추구한답시고 이런 걸 안 해요, 하면 코웃음 치면서 좋아해줄 수 있는데.

동양인이 두 명 나오는데 악당에 한 명 / 주인공 파티에 한 명. 전자는 전형적인 무술 고수 동양인의 클리셰이고, 후자는 예상치 못한 광탈. 근데 광탈한 이 놈은 생김새도 화려해서 설마 주걸륜이나 비 같은 아시아 팝 스타 캐스팅인가 싶었었는데 찾아보니 타이완 출신 중국의 가수 맞네. 어째 혼자 튄다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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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ID U MISS ME ? : 미쓰백 2018-10-22 15:55:06 #

    ... 험에 빠진 소녀를 구하는 이야기는 쎄고 쎘다. &lt;레옹&gt; 이 분야의 빛과 소금이며, 뒤이어 &lt;맨 온 파이어&gt;, &lt;테이큰&gt;, &lt;스페셜 시큐리티&gt;, &lt;지옥에서 온 전언&gt;, &lt;더 포리너&gt; 등이 뒤를 이었고 이 방면 한국에서의 알파이자 오메가는 &lt;아저씨&gt;였다. 다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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