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14 14:29

겟어웨이 드라이버 극장전 (신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제목이나 설정만 보면 에드가 라이트의 <베이비 드라이버> 또는 <분노의 질주> 마이너 버전이 아닐까 예상해보게 되지만, 실상 카체이스나 액션 보다는 한 인물의 생각과 감정 변화를 집요하게 따라가는 영화라고 볼 수 있겠다.

전체적인 분위기 면에서는 니콜라스 윈딩 레픈의 <드라이브>와도 어느정도 유사한데 우선 주인공의 직업이 겟어웨이 드라이버라는 점에서 같고, 단순 범죄 드라마로써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족주의적인 맥락을 끌어들인다는 점에서도 또한 비슷하다. 다만 <드라이브>의 후반부의 그 결말을 떠나서 그 가족주의적 맥락이 일종의 '낭만' 또는 '갖고 싶지만 가질 수 없는 것'이라면, <겟어웨이 드라이버>에서의 그것은 생존을 위한 '도구'이자 '동기'이자 '장애물'이자 '해결책'으로써 기인한다는 게 차이점. 이렇게 나눠 비교해보니 이 영화의 분위기가 더더욱 정리되는 느낌이네. <드라이브>의 주인공이 백마 탄 흉폭한 왕자라면 이 영화 주인공은 졸라 짜증나고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상황 사이에 끼어버린 펄떡펄떡 활어 같은 느낌이거든.

거의 프랭크 그릴로 원맨 쇼 영화라고 봐도 무방하다. 더불어 설정 쇼트나 와이드한 쇼트 사이즈로 촬영된 쇼트가 거의 없다. 그 때문에 주인공의 심리와 감정 변화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게 되는데, 고예산을 할당 받은 블록버스터 카체이스 무비가 아닌 이상 이런 규모로 이런 컨셉을 잡아 만든 것도 나름의 매력이라 하겠다. 물론 같은 이유 때문에 대규모의 폭발 씬이나 총격 씬을 기대했던 넷플릭스 유저들이라면 당근 실망할 수 밖에 없겠지만.

어쨌거나 주인공 원맨 쇼인데도 불구하고 후반부의 중요한 장면에서 주인공의 딸 시점으로 잠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것은 흥미롭다. 일종의 변속 기어 같은 느낌이랄까. 첫 관람 시에는 '대체 왜 딸의 시점으로 이 씬 하나가 진행되는 거지?' 라는 의문을 품었었는데, 영화의 결말과 마지막 쇼트를 경유해 다시금 생각해 본다면 어느정도 그 연출에 대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하다. 범죄 드라마의 탈을 쓰고 있지만 실상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영화 같아서. 그를 통해 그 씬의 변명을 대신해보자면 딸의 시점으로 본 아버지의 모습은 대체 어떤 것일까 정도가 되려나.

전체적으로 플랫한데 그 특유의 분위기가 좋았다. 드문드문 <나이트크롤러> 생각도 나고. 아, 괜히 <나이트크롤러> 한 번 더 보고 싶네. 그게 이 영화랑 뭔 상관?

뱀발 - 오프닝 크레딧에 제작자 이름으로 조 카나한 나오길래 그냥 좋았다. 카나한 형님 <나쁜 녀석들 3> 엎어지고 뭐 하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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