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02 13:32

기억의 밤 극장전 (신작)

반전에 대한 아이디어와 설정 하나만 가지고 영화를 만들기 시작하면 이런 영화가 나올 수도 있다. 


스포의 밤! <프레스티지>와 <셔터 아일랜드>에 대한 언급도...


한 개의 반전으로 끝장내는 이야기도 아니고, 숨겨져 있던 크고작은 반전 여러개가 적재적소라면 적재적소라 할 만한 타이밍에 마구 튀어나온다. 하지만 적재적소여도 웬걸, 이야기 자체가 너무 꼬여있지 않나.

가장 큰 반전이자 첫번째 반전이라고 할 수 있을 부분 직전까지는 그래도 나름대로 영화적 긴장감이 잘 유지된다. 진짜 보면서 솔직히 별 생각이 다 들더라. 이건 스릴러의 탈을 쓴 신체강탈물인가, 아니면 <프레스티지> 마냥 쌍둥이 야바위 이야기인걸까 등등.  근데 알고보니 <셔터 아일랜드> 잖아. 이 모든게 환각이자 철저히 계획된 연극이라는 바로 그거. 

그 반전 자체가 싫었던 것은 아니다. 허나 그 이후에 꼬리에 꼬리를 물고 펼쳐지는 사소한 반전들이 신경 쓰이고 짜증나기 시작했다. 다 너무 드라마적이라는 거지. 너무 만들어져 작위적인 그 느낌. 게다가 워낙 이야기를 꼬아놔서 설명이 필요한 부분들이 꽤 많은데, 영상으로만 전달하기엔 벅차다보니 끝내 꺼내든 게 인물들의 설명적 나레이션이다. 진짜로 영화 첫판부터 막판까지 나레이션 엄청 나오더라. 영상으로 비벼볼 생각을 아예 안 한 것 같아 게을러 보이기도 하고 좀 그렇다.

장항준 감독의 묘하게 촌스러운 연출 감각도 신경 쓰인다. <라이터를 켜라> 참 재밌게 봤었는데, 그 영화는 아예 복고적이고 촌스러운 묘사가 핵심이니 그렇다 쳤지만 이 영화에선 어째... 물론 과거 배경이라는 점도 한 몫 하겠지만.

어쨌거나 전반적으로 아쉬운 영화. 지나치게 만들어진 이야기인 게 잘못된 걸까, 아니면 지나치게 설명적인 게 잘못된 걸까, 그도 아니면 지나치게 올드한 게 잘못된 걸까. 어쩌면 다 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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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ID U MISS ME ? :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2018-03-31 15:47:45 #

    ... 가진 응집력이 조금 해산될 것 같아 불안하기도 하네. 뱀발 - 근래들어 본 영화 제목 중 가장 마음에 든다. 그래, 이런 게 진짜 잘 지은 영화 제목이지. &lt;기억의 밤&gt; - &lt;사라진 밤&gt; - &lt;7년의 밤&gt; 이런 건 연작 같기도 할 뿐더러 10년만 지나면 기억이 제목들을 야바위할 거다.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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