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12 12:23

[엑스맨 탐방] 울버린, 고통의 연대기 초능력자들


배트맨이 다섯명, 슈퍼맨이 세명, 헐크가 세명, 스파이더맨이 세명 바뀌는 사이 우리의 맨 중 맨 휴 잭맨은 올타임 울버린의 신화를 썼다. 근데 그만큼 고통 받은 횟수도 훨씬 더 많음. DCFU나 MCU 캐릭터들도 어디가서는 불행한 걸로 빠지지 않으나, 그건 우리 불쌍한 울형에 비하면 그야말로 조족지혈. 약 일 년 전쯤 이 남자의 연대기가 나름대로 훌륭하게 마무리 지어진만큼 이쯤에서 그 남자가 산 불행한 삶에 대해 한 번 복기해보자.

복기는 시리즈 개봉 순이 아니라 그 남자의 생애 순!



자기 보는 앞에서 아빠의 죽음 목도. 시작부터 불행하네 부모의 죽음은 수퍼히어로의 필수관문


아빠가 죽고 돌연변이로서의 아이덴티티 각성이 일어나고, 홧김에 아빠 죽인 아저씨를 찔러 죽임. 
근데 알고보니 자기가 찔러죽인 남자가 자기 친아빠. 패륜의 아이콘 등극


엄마한테 경멸 받고 배다른 형(?)이랑 가출. 본격적으로 파란만장한 삶으로 가는 특급열차에 오르게 되는데...


캐나다 사람이면서 미국 내전 참전. 


굳이 유럽으로까지 건너가서 제 1차 세계 대전 참전.


굳이 유럽에 남아 제 2차 세계 대전 참전. 여기까지만 카운트해도 답이 없다


이 때 일본군에게 잡혀서 포로 상태였는데, 하필 갇혀 있던 곳이 나가사키. 하필 갇혀 있던 시기가 1945년 8월. 원폭잼


힐링팩터 빽 믿고 원폭 직격.


미국과 유럽과 일본을 거쳐 굳이 굳이 또 동남아까지 건너가 베트남전 참전. 이쯤되면 전쟁 매니아 전쟁 참전 쿠폰 세 개면 다음 전쟁도 공짜!


사람 죽이는 데에 질려서 형이랑 헤어지고 사랑하는 여자 만나 가까스로 정착했는데 오랜만에 만난 그 형이 그녀를 죽여버림.


복수하려고 바디스펙 업그레이드 했는데 알고보니 그게 이용당한 거였어, 시발.


겨우 탈출해서 웬 노부부 집에 숨어들었는데 자기 때문에 노부부 사망.


노부부에 이어 자기 도와주던 친구도 형 손에 사망. 이쯤되면 울버린 옆에서 멀리 떨어져야 하는 거 아니냐


죽은 줄 알았던 그녀는 살아있었고, 그녀 역시도 자신을 이용하려 했던 게 밝혀짐. 멘탈 붕괴


어리벙벙한 표정으로 기억 사망.


자기를 이용해먹었더라도 어쨌거나 진짜로 사랑했던 여자인데 이번엔 진짜로 죽음.



기억 잃어서 죽든 말든 누군지 알게 뭐람.


몇 십년이 지난 후까지도 여전히 자기가 누군지 모른채 떠돌이 인생.


그러다 길바닥에서 냥줍 마냥 웬 소녀를 주웠는데 얘 때문에 쌩고생 시작.


고생 2단과


고생 3단.


그러다 도움받아 기숙학교 들어가는데 잠결에 그 도둑 고양이 소녀 찔러 죽일 뻔함. 가지가지 한다


쇠붙이 몸 때문에 매그니토한테 개털리는 신세.


그리고 이렇게 뺑이를 쳐가며 


세상을 구했는데 세상은 그걸 모름.


시간이 좀 지난 후까지도 여전히 자기가 누군지 모름 2.


그러다 조금 알게 되었는데 그리 기분 좋은 기억은 아님.


사랑하는 여자 죽음.


또 세상을 구했는데 세상은 또 그걸 모름 2.


죽었던 사랑이 부활해 돌아왔는데 정신이 나가서 돌아옴.


그 여자 때문에 아버지 같던 사람 사망.


쇠붙이 몸 때문에 매그니토한테 여전히 개털리는 신세 2.



죽었다 부활한 옛 사랑을 자기 손으로 다시 죽임.


다시 세상을 구했는데 세상은 여전히 그걸 모름 3.


여러 이유 때문에 편안하던 기숙 학교 박차고 나와 노숙자 신세. 장발장?


어쩔 수 없이 죽였던 그녀가 포스의 영 마냥 졸졸 쫓아댕기며 죄책감 자극.


기분 전환 겸 일본 여행 갔는데 좋은 기억이 없는 나라일텐데? 오랜만에 만난 옛 인연은 목숨 내놓으라 지랄함. 물론 거절.


능력 잃음.


이역만리 낯선 땅에서 총 맞고 칼 맞고..


자기 손으로 자기 심장 만짐. 심장폭행!


죽은 줄 알았던 옛 인연은 알고보니 살아 있었고 가만 이거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배은망덕하게 자기 죽이려 혈안이 되어 있음.


일본 여행 마무리하고 돌아왔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돌연변이 친구들 다 죽고 세상 망함.


또 할배 콤비의 간사한 혓바닥에 못 이겨 능력 덕에 고생 독박 시간 여행. 쌩고생 또 시작.



쇠붙이 몸 아니여도 여전히 매그니토에게 개털리는 신세 3. 아 진짜 상성 줫같네


산채로 수장. 차라리 죽여라


세상을 한 번 더 구했는데 그 사실을 딱 한 사람 밖에 모름.


하지만 그보다 과거 시점에서 한 번 더 마개조 당하고,


자연으로 방생...


기껏 돌연변이 동료들 다 살려놨더니 또 다 죽고 아버지 같던 사람은 치매 환자. 간병하느라 힘듦.


생활고 시달림. 아버지의 눈물


길바닥에서 냥줍 마냥 고양이 소녀를 주웠는데 걔 때문에 쫓김. 잠깐 이것도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도망자 신세가 된채로 또 쌩고생하다가 자기 얼굴을 한 악당놈에 의해 아버지 같던 사람 사망.


아버지 같던 사람 묻어줄 데가 따로 없어 그냥 호수 근처에 묻어주고 대통곡.



그나마 옆에 남아있는 소녀는 지켜볼라고 악당놈들과 혈투를 벌이다 한많은 인생사 드디어 마감.



세상을 네다섯번쯤 구한 것 같은데 간드러지는 기념비나 비석도 하나 없이 결국 묻힌 곳은 외진 숲 어딘가.



고생을 이렇게 했는데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 알아주는 장면이 어째 이거 하나 뿐이냐...


"GO FUCK YOURSELF."

그래, 이 양반 좀 그냥 놔둬라......


웬만한 수퍼히어로 인생 예닐곱개를 겹쳐서 이어 붙여도 이 정도의 굴곡진 스펙트럼을 가진 인생사는 보기 힘들듯하다.
대단합니다, 근성가이 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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