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13 19:04

다운사이징 극장전 (신작)


알렉산더 페인 영화길래 애초부터 <애들이 줄었어요>나 <앤트맨>스러운 아기자기한 모험물을 기대한 것까지는 아니었다. 대신 포스터 카피라이트부터 예고편 대사들까지 죄다 비트코인 마냥 환율을 강조 하길래 난 또 미국의 정치 경제 구조를 웃프게 돌려까는 영화일 줄 알았지. 근데 대체 이 영화 어디까지 가는 거냐.


나름의 작은 스포.


거인일 때의 경제 관념이 소인이 되고나서는 달라진다는 설정이 영화 내내 누적되고 많이 강조된다. 그래서 그런 상상도 했다. 다들 일할 필요가 없이 너무 누리기만 할테니 거기서 오는 사회주의적 현상의 폐해를 허허실실로 다루는 영화일 것이라고. 하지만 이야기가 조금씩 진행되면서, 영화는 조금씩 다른 길로 가기 시작한다.

아내가 다운사이징 시술에 참여하지 않아 결국 레저랜드에서 혼자 외롭게 살아가야만 하는 주인공의 운명을 보고 있으면서는 이건 해체된 가족의 이야기인가 싶다가도, '녹 란'이 등장해 주인공과 묘한 기류를 펼칠 땐 또 기득권 백인이 노동자 아시안을 만나면서 펼쳐지는 트위스트된 로맨틱 코미디인가 싶다가, 녹 란이 구제해주는 빈민들의 모습을 묘사할 때 보면 또 미국의 현 인종정책에 대한 은유 같기도 했다. 근데 이게 조금씩 더 이상한 길로 빠지더니 결국엔 환경 문제까지 간데다 심지어는 유턴해서 다시 인종정책에 대한 은유로 돌아와. 이게 대체 무슨 내용이야.

한 영화에 너무 많은 걸 담으려다 보니 겪게 되는 패착. 만약 정말 뭔가를 하고 싶었더라면, 환경 문제까지는 오바고 적절하게 인종정책 정도까지는 갔어야 한다고 본다. 그래도 따지고보면 희대의 반전 영화긴 하네, 개뿔이.

뱀발 - 크리스토프 왈츠의 능글능글한 연기는 인류 역사에 길이 남겨야 한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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