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이트 트래시는 가는 길마다 흑인 희생자를 남긴다. 그토록 가족 운운하며 끝까지 지키려 그 쌩고생을 하건만, 그들에게 남의 가족은 그닥 고려될만한 사항이 아닌갑다. 심지어 유사 가족 비스무리하게 잠시 결탁했던 또다른 화이트 트래시마저도 그를 버린다. 물론 굳이 따지자면 그 전에 그도 또다른 그를 버린 셈이지만.
로버트 패틴슨은 언제 이 정도까지 성장했나 싶을 정도로 꽤 괜찮은 연기를 보여주고, 빈번하게 활용되는 클로즈업 쇼트는 인물들의 불안한 감정을 곧이 곧대로, 그러면서도 가끔씩 등장하는 버즈 아이 뷰의 극부감은 어떻게든 도망쳐보려 발버둥치는 인물들의 모습을 잘 담아낸다. 또, 역동적이면서도 사실적인 촬영. 그리고 거기에 필름 질감의 한방울을 더해 영화는 테크닉적으로 꽤 근사한 이미지들을 제시한다. 물론 과잉이라 한다면 할 말이 없다
그러나 대체 이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건지, 결국 주인공은 왜 그런 선택을 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영화가 끝나고나서도 끝끝내 아리송한 물음표만을 남기는 영화. 그래서 이건 뭐 퇴원 수속 밟을 땐 꼼꼼히 알아보고 하라는 건가.
뱀발 - 극도의 불안증세를 보이는 주인공 여친은 그 자체로 어디서 많이 봤다 했는데 알고보니 <헤이트풀 8>의 그 걸쭉한 광녀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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