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26 13:54

커뮤터 극장전 (신작)


일 년에 한 번 찾아오는 리암 니슨표 액션 영화이자, 역시 일 년에 한 번 찾아오는 자움 콜렛 세라의 액션 스릴러 영화. 니슨 형님은 말그대로 노년에 쿵짝 잘 맞는 감독을 만나 짝짜꿍 잘하고 계시는 것 같아 보기도 좋고.....


열려라, 스포 천국!


<언노운>이나 <런 올 나이트>와 결이 매우 비슷한 영화지만, 그럼에도 딱 하나를 꼽으라면 역시 같은 감독에 같은 배우인 <논스톱>을 꼽을 수 있겠다. 밀폐된 공간에서의 살인 사건이 주된 내러티브인데, 그저 비행기를 통근열차로만 바꿨을 뿐. 몰랐는데 배경이 뉴욕과 그 교외 지역인 것 같더라. 예전에 뉴욕 갔을 때 지하철 몇 번 타보긴 했었지만 한낱 여행자가 어찌 통근자들의 고통을 그 잠깐으로 깨닫겠나. 오히려 경기 지역에 살면서 지하철 타고 서울 왔다갔다 했던 그 끔찍한 기억들이 상기되어 더 공감가더라. 어딜가나 사람 사는 모양새는 다 비슷비슷하다니깐. 

사실 이야기는 이치에 그리 맞는 편이 아니다. 차라리 <논스톱> 때가 더 자연스럽게 느껴질 정도. 저런 함정을 팔 놈들은 진짜 머리가 얼마나 좋아야 하고 얼마나 운도 따라줘야 하는 거냐. 그만큼 영화의 핵심 컨셉이라 할 수 있는 밀실 살인 컨셉이 많이 작위적이다. 꽉 막혀 탈출구가 보이지 않던 추리게임도 어느 순간 각성이라도 한 것 마냥 술술 풀리고. 너무 술술이라 맥이 탁 풀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공간 활용성이 좋고, 무엇보다 액션이 나쁘지 않다. 롱테이크로 승부를 보는 리암 니슨의 무거운 액션은 꽤나 재미있다. 심지어는 리암 니슨이 가장 멋지게 나왔다고 생각하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비긴즈> 후반부 열차 전투가 떠올라 기분이 묘하기도 했다. 거기서랑 여기서는 입장이 꽤나 반대니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영화 내내 주인공이 자기 입을 빌어 '내 나이 이제 60이야'를 내뱉는데,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과 리암 니슨도 그걸 알았는지 액션들이 모두 그 나이대의 남자가 벌여도 크게 무리는 가 보이지 않는 합과 동선들로 이루어져 있다. 테이큰 때처럼 다 뚜까 패는 것도 아니고 적당히 기물을 활용하거나 많이 쳐맞기도 하거든. 이 정도면 액션으로써는 이치에 맞는다 생각한다.

열차가 탈선한 이후 끝날 것 같던 영화는 막바지 스퍼트를 올리는데, 좀 뜬금없긴 해도 열차 속 모든 인물들이 마음을 모아 작당하고 편 먹는 장면은 최소한의 감정적인 이해가 동반되고 그래서 또 좋다. 원래 이런 설정 좋아하거든. 열차에서 사람들이 서로 감싸주는 장면 보니까 또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2> 중반부 열차 장면이 떠오르기도 하네. 

근데 반전은 캐스팅으로 망친 깡패. 진짜 좋아하는 배우긴 한데 거기다가 패트릭 윌슨을 집어넣으면 어떡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직 어떤 일이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누가 뭐래도 저 놈이 범인이야!를 속으로 외치게 하는 캐스팅이잖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그래도 패트릭 윌슨 멋지게 나온 것 같아 좋았다. 그나저나 서장으로 나오는 인물은 몰라봤는데 샘 닐이네. <쥬라기 공원>에 빠져있던 코찔찔이 시절만해도 샘 닐하면 내 마음 속 영웅이었는데 저번에 <토르 - 라그나로크> 때도 그렇고 왜 이렇게 못 알아보겠냐. 나이 드시며 인상이 변한 건가, 아니면 내 안목이 떨어진 건가. 

크리스토퍼 놀란이나 스티븐 스필버그, 조 라이트, 국내에선 박찬욱이나 봉준호 같은 감독들을 보면 개인의 호오를 떠나 자신만의 스타일이 정립된 완성형 감독들이란 생각이 든다. 근데 자움 콜렛 세라는 뭔가 다르다. 포켓몬이나 다마고치 마냥 성장하는 과정을 모두 지켜보게된 성장형 감독 같다는 게 내 생각. <논스톱>이나 <런 올 나이트>는 컨셉은 좋지만 평범하네 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언더 워터> 때부터 그렇더니 이번 영화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실력히 향상되고 있는 게 느껴진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진짜 국내의 이준익과 더불어 꾸준상 하나 줘야한다. 1년에 한 편씩 영화 찍어내는 게 공장장이 아니고 뭐냐.

뱀발 1 - <테이큰> 이후 벌써 10년. 그동안의 리암 니슨의 <테이큰> 아류 액션 영화들에 순위를 매겨보자면-,
테이큰 2 < 테이큰 3 < 언노운 < 런 올 나이트 < 논스톱 < 커뮤터 < 테이큰

뱀발 2 - 열차가 주 배경이고, 그 안에서 남자 주인공이 헤매고, 그 남자에게 전화로 오퍼레이팅 해주는 여자가 베라 파미가. 여러모로 던컨 존스의 <소스코드> 떠오르더라. 뭐 이렇게 떠오르는 영화가 많아

뱀발 2 - 패트릭 윌슨 진짜 좋아하는 배우인데 차기작이 <아쿠아맨>......

잘 좀 해봐요, 린치린치린치 형아.

핑백

  • DID U MISS ME ? : 2018 영화 결산 2018-12-30 22:21:56 #

    ... . 한 해가 갔으니 춤이나 한 판 작년 2017 영화 결산은 여기로. 쥬만지 - 새로운 세계 / 다운사이징 / 굿 타임 / 데스 큐어 / 다키스트 아워 / 코코 / 커뮤터 / 알파고 / 12 솔져스 / 올 더 머니 / 염력 / 고질라 - 괴수행성 / 더 포리너 / 패딩턴 2 / 블랙팬서 / 골든 슬럼버 / 클로버필드 ... more

  • DID U MISS ME ? : 콜드 체이싱 2019-02-25 23:17:15 #

    ... 찍었던 이야기를 미국으로 가 그대로 다시 찍은 셈. 근데 왜 리암 니슨을 캐스팅한 걸까- 라는 생각을 했었다. &lt;태이큰&gt; 이후로 요즘 여러 중저예산 액션 영화들을 전전하며 이미지가 좀 고꾸라진 면이 있잖아. 그래서 궁금했었는데, 다 보고 나니 어느 정도 이해가 되더라. 리암 니슨이 갖고 있는 액션 배우 ... more

  • DID U MISS ME ? : 작은 아씨들 2020-02-14 14:51:39 #

    ... . 외모가 그렇다기 보다는 캐릭터들의 일관된 이미지가 좀 그렇다고. 근데 하여튼 연기 겁나 잘한다. 플로렌스 퓨는 이렇게 귀여운 배우인지 꿈에도 몰랐었음. 지금까지 봐왔던 영화들에서 이런 느낌 별로 없었으니까. 근데 언니 소설 원고 태우는 장면에서는 급 &lt;미드소마&gt; 연기. 갑자기 좀 무서웠다. 엠마 왓슨은 앞선 둘에 ... more

  • DID U MISS ME ? : 어니스트 씨프 2021-02-04 12:45:26 #

    ... '정직한 도둑'이라니. &lt;테이큰&gt;의 수많은 아류작들 중 하나로만 보일 뿐인 리암 니슨표 액션 영화에서 제목이 '정직한 도둑'이면 일단 '신원불명'이나 '통근자' 따위의 제목을 가진 다른 영화들에 비해 좀 나은 편 아니냐고. 일단 궁금증을 자아내잖아. 근데 진짜 딱 호기심 유발이라는 목표 하나만 잡고 지은 ... more

  • DID U MISS ME ? : 마크맨 2021-05-03 17:37:59 #

    ... 기. .......주인공 할아버지, 이 정도면 왕년 찾으실 상황이 아니네요... 리암 니슨은 키도 크고 연기도 잘하는 배우다. 최근 몇년간 천편일률적으로 비슷한 액션 영화들만 찍어오셨기에, 액션 영화 은퇴작이라고 밝히신 이 영화에서 뭔가 대단한 모습을 기대했었다. 이른바 &lt;로건&gt; 같은 결말을 기대했던 거지 ... more

덧글

  • 로그온티어 2018/01/26 20:40 # 답글

    다이하드가 저물자 리암니슨이 상승하는
  • CINEKOON 2018/01/29 18:22 #

    리암 니슨이 저물고 있는데 다음은 누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