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 셋과 아내를 데리고 함께 스페인 여행을 하겠다 마음먹은 샐러리맨이자 아빠이자 남편일 남자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이천 만 원이나 되는 경비를 회사 월급으로 메꾸기 위해서 버둥거리며 아꼈을 시간들. 그러면서도 짐짓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차 한 대 끌고 온 여행이나 다름 없다”며 농담으로 둘러대는 시간들. 이천 만 원이라면 괜찮은 자동차 한 대 정도는 충분히 살 수 있었을테니 틀린 말은 아니라고 하겠다.
그리고 아내와 단 둘이 온 다른 남자. 하루 일정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아쉬움을 금치 못하는 아내의 한 마디에-,
“그렇게 좋으면 나중에 단 둘이 마드리드에서만 한 달 지내보자”라는 남편의 말.
아, 그 순간에는 그 남자가 제일 멋있었다. 스페인 아니, 이베리아 반도를 통틀어서 제일 멋있었다.
오늘은 관광명소보다 사람이 더 근사한 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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