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21 14:52

패딩턴 2 극장전 (신작)


북미 지역에서 개봉한지 3주가 넘도록 로튼 토마토 지수 100%를 유지하고 있어 화제가 되었던 영화. 궁금해서 막상 보니, 그럴 수 밖에 없었겠다 싶더라. 못생긴 강아지든 잘생긴 강아지든 강아지들은 다 귀엽고 사랑스럽잖아. 그런 강아지들한테 대놓고 "너 못생겼어"라고 타박할 수 없잖아. 이 영화가 딱 그 꼴이다. 부분부분 아쉬운 부분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 누구도 별로라고 할 수는 없는. 사실 생각해보면 영화의 평균치를 산정해서 보여주는 메타 크리틱이나 일반적인 별점에 비해 로튼 토마토는 신선하냐, 썩었냐 딱 둘 중 하나잖아? 그렇게 생각해보니 이 영화의 로튼 토마토 지수 100%는 더욱 더 납득할만 하다.


스포는 그렇게 많지 않다.


돌아온 딩턴이는 나름대로 런던 생활에 잘 적응 중이다. 하지만 그냥 적응하면 딩턴이가 아니고, 적당히 귀여운 민폐짓은 부려줘야 딩턴이지. 창문닦기 아르바이트와 이발소 보조 아르바이트를 하며 갖가지 사고를 치는데, 이런 에피소드들이 썩 재미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귀여움. 귀여운 걸 이길 수 있는 건 흔치않지.

하지만 영화가 단순히 귀엽고 예쁘다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각본과 연출이 치밀하단 생각이 먼저 든다. 1편도 그랬었지. 하지만 2편이 좀 더 하다. 이발소 에피소드에서 패딩턴의 타겟이 된 아저씨가 후반부 법정 장면의 판사일 줄이야. 복선을 잘 깔아두고, 전체적으로 회수도 잘한다. 연출은 1편과 많이 비슷한데 굳이 좋게 포장하면 명맥을 잘 잇는 것이고, 솔직히 까보자면 좀 복붙 느낌도 많이 난다. 그 정도로 세부적인 연출까지 비슷. 하지만 1편이 워낙 좋았으니 이 부분에 대해서 큰 불만은 없다. 그저 1편과 2편을 연속으로 보면 좀 물리겠다 싶은 정도?

1편 때부터 느낀 거지만, 유머 포인트와 타이밍에 대한 감이 굉장하다. 때문에 이를 뒷받침하는 편집도 대단하다. 감빵 생활하며 죄수복들을 죄다 분홍빛으로 물들여 버리는 장면의 타이밍과 그 묘사는 단순하지만 강력하고, 후반부 성룡 영화가 떠오르는 기차 장면에서 브라운 아저씨의 요가 장면도 그 센스가 탁월하다. 진짜 그 장면 개좋음.

셸리 호킨스를 비롯한 기존 출연진에 대해서는 크게 할 말이 없다. 다들 워낙 잘하니까. 다만 새롭게 추가된 배우들 중 브랜든 글리슨과 휴 그랜트 정도만 찝고 넘어가면 좋겠다. <해리포터와 불의 잔>이나 <킬러들의 도시>에서 재밌는 연기를 보여줬던 브랜든 글리슨이 다시 한 번 신명나게 귀여운 연기를 한다. 역시, 이 정도 재능을 가졌으니 아들로 도널 글리슨을 낳지- 라는 생각도 들고. 휴 그랜트는 자신의 이미지를 그대로 투영한 듯한 캐릭터 연기가 재미있다. 거짓말 좀 보태서 <더 레슬러>의 미키 루크 같은 느낌이랄까. 한 물 갔는데 자의식은 충만한 배우를 연기했는데 어쩜 이리 잘 맞냐. 실제로 휴 그랜트도 이 영화 홍보차 TV 출연해 자폭 유머 선보였었다고 들었다. 배우가 자기 역할을 즐기니 연기가 이렇게 좋다.

1편에서도 등장 했었지만, 2편에 와서 유독 패딩턴을 저격하는 동네 할아버지. 명색이 닥터가... 패딩턴을 까는 그 수위가 1편에 비해 일취월장 했다는 점을 놓고 영화의 제작시기까지 겹쳐 생각해보면 어쩐지 브렉시트 이후에 영국 내에서 퍼진 반이민주의와 이민자에 대한 배척이 만져지는 것 같아 기분이 묘하기도 했다. 어찌되었든 패딩턴은 선의를 믿고 행동하는 가족주의적 이민자라는 점에서 그 묘사와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더 힘을 받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기분 좋은 영화다. 기분 좋을 수 밖에 없는 영화라고. 영화를 보는 100분 동안 행복하기만 했다. 영화가 끝날 무렵엔 거짓말 안 하고 진짜 눈물 한 방울이 흐르더라. 슬퍼서가 아니라 너무 좋아서.

뱀발 - 1편과 2편의 감독인 폴 킹을 디즈니에서 <피노키오> 실사화 감독으로 고려중이라한다. 납득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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