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16 22:08

지금 만나러 갑니다 극장전 (신작)


세상에나, 아직도 이렇게 올드한 영화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원작의 힘은 그 서정적이면서도 청량한 이미지들의 나열과 함께 훌륭한 연기, 더불어 반전을 제대로 연출해내 관객을 벙-찌게 만드는 그 기술에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선 다 어디로 증발해버렸냐. 원작에서 가장 중요했던 바로 그 반전을 이렇게 맥 없고 흥미없게 연출한 게 대단하다. 더불어 배우들의 연기도 문제가 많은데, 아역연기는 물론이고 소지섭은 전체적으로 캐릭터가 잘 안 어울린다. 고창석은 지나치게 붕 떠 있고, 공효진과 박서준의 특별출연은 분위기를 흐리다 못해 깬다. 배우들의 책임이라기 보다는 디렉팅을 제대로 못 해낸 감독의 탓이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배우 탓을 하기엔 소지섭이 드라마에선 연기 꽤 잘 하잖아.

초반부엔 우리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영화 특유의 청량함 같은 게 잘 묻어나는 장면들이 있기야 하다. 하지만 그런 쇼트들로 영화 전체를 채울 수는 없는 일. 그런 게 필요하면 진짜 그냥 일본 원작 영화를 보면 된다. 하지만 이 게으른 리메이크는 한국적인 감성이나 재해석도 없고 그나마 원작 빨을 받을 수 있는 부분들도 모두 함량 미달이다.

소지섭이 연기한 '우진'의 초반부 설정에서 그 빈약한 현실성이 잘 드러나는데, 죽은 아내가 기억을 잃고 돌아왔는데 놀란 것도 잠시다. 그냥 같이 살기로 결정한다. 아니 이게 대체 뭐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 의심도 없고 그냥 덥석 받아들여. 이것부터가 말이 안되는데, 중반부 기름에 튀겨진 떡볶이용 가래떡으로부터 손예진이 연기한 '수아'를 보호하려고 발버둥치는 건 최대의 난센스다. 그 부분부터 이 영화에 대한 기대를 바로 접었다. 

손예진이 아니었으면 이 정도도 못 왔을 영화다. 그렇게 좋아하는 배우도 아니건만, 이 영화에서의 공은 인정 해야겠다. 하지만 한 명의 배우가 발버둥쳐봤자, 이미 반쯤 침몰한 타이타닉호를 어떻게 살리냐. 오랜만에 충무로 멜로 영화의 구원투수가 나왔나 했더니, 제자리걸음은 커녕 퇴행하는 영화였다는 게 반전.

핑백

  • DID U MISS ME ? : 2018 영화 결산 2018-12-30 22:21:59 #

    ... 클로버필드 패러독스 / 셰이프 오브 워터 - 사랑의 모양 / 레드 스패로 / 리틀 포레스트 / 더 포스트 / 플로리다 프로젝트 / 툼레이더 / 쓰리 빌보드 / 지금 만나러 갑니다 / 팬텀 스레드 / 퍼시픽림 - 업라이징 / 서던리치 - 소멸의 땅 /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 레디 플레이어 원 / 7년의 밤 / 게임 오버 / 레 ... more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