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나 예고편만 봐도 이제 어느 정도 느낌이 쎄-하게 오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들. 그 중에서도 단연코 눈에 띄었던 영화. 딴 이유 때문인 건 아니고, 망작일 게 분명해서. 근데 내가 생각해도 웃긴 게, 난 참 이런 망작 냄새 나는 영화는 궁금해서 그냥 못 지나치겠다는 말이야.
결국 영화는 할리우드는 물론이고 한국에서도 진작에 뽕 뺐던 <다이하드> 1편의 또다른 변주다. 무장한 타국의 테러리스트들이 호텔을 접수하고 인질극을 벌이는데, 그 호텔 내부에 있었던 주인공이 맨 주먹으로 시작해 악당들을 일망타진하는 데에 성공하고 인질들을 모두 구출한다는 이야기. 다만 이 영화는 그 이야기를 코미디로 풀었고, 때문에 주인공은 셋으로 늘었으며 모두 멍청하기 짝이없다. 하지만 각 캐릭터의 매력과 케미를 적절히 구축하는 동시에, 별 것 아닌 주인공들이 나름의 현실적인 과정으로 악당들을 조져버린다면 뻔하지만 이것처럼 또 재밌는 구조가 없는 거다.
근데 영화가 그걸 못함. 우선 세 명의 캐릭터들은 각각 허세 열혈남 + 잘난체 약쟁이 + 겁쟁이 공돌이 정도로 분류되는데 모두 전형적일 뿐더러 각 캐릭터의 고유한 개성이나 코미디를 잘 못 살리고 있다. 그나마 맛간 전개라도 보여주면 좋으련만 어김없이 중후반부에 등장하는 서로의 우정 확인하기 타임. 게다가 먹히지도 않는 코미디 대사들.
그 중에서도 월척인 건, 이 영화의 현실성이다. 후반부 로봇 좀비를 만들어 테러리스트 일당들을 일망타진하는 장면은 웃음은 커녕 비웃음 조차 나지 않더라. 각본을 쓰고 촬영을 할 땐 이게 재밌다고 생각했을까? 이쯤되면 진짜 넷플릭스도 감독만 영입할 게 아니라 걸출한 제작자들 좀 데려와서 현장 관리 좀 해야하는 것 아니냐.
넷플릭스 특성상 시내 버스를 탄채 모바일로 시청 했는데, 큰 화면으로 각 잡고 봤으면 더 후회할 뻔했다. 심지어 후반부는 집에 와서 맥주 마시며 봤는데도 별로 나아진 걸 못 느낌. 가끔씩 제목 따라 가는 영화들이 있기 마련인데 어째 이 영화가 딱 그렇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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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온티어 2018/04/04 16:06 # 답글
CINEKOON 2018/04/06 01: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