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06 14:33

레이디 버드 극장전 (신작)


누구나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하고 싶어한다. 그게 질풍노도의 열혈 고등학생 시기라면 더더욱. 그래서 '크리스틴'은 자기 스스로에게 '레이디 버드'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스포일러 버드!


이름을 지어주고, 그 이름을 불러준다는 행위는 굉장히 중요하다. 이름은 곧 정체성으로 직결 되며, 그 있는 그대로의 정체성을 불러주고 받아들여준다는 것은 타인에 대한 이해로도 역시 직결되기 때문이다. 신카이 마코토의 <너의 이름은.>에서는 서로의 이름을 기억하고 내가 그 사람의 이름으로 사는 순간들을 통해 그것을 보여주었고,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역시도 사랑하는 이들이 자신의 이름으로 서로를 부르면서 막연한 판타지적 설정 없이도 서로가 일체되는 경험을 통해 사랑이 꽃피워짐을 묘사해냈다.

근데 더구나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본인한테 듣고 싶은 이름 붙여줌. 그리고 타인에게 그 이름으로 불러줄 것을 강요함. 이보다 더 '성장'이라는 이 영화의 테마를 진취적으로 보여줄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단 몇 가지 가시적인 목표를 쫓아가느라 실질적으로 둘러싸인 타인의 존재들과 고민들을 가볍게 씹어버릴 수 있는 나이. 그런 나이를 잘 보여주는 영화.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좋은 건 어설픈 신파나 자기 연민이 없다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일순간 자기 자신을 남들에게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드러내는 순간에 진정한 성장이 있다고 못 박는 영화라서 좋았다. 

시얼샤 로넌은 내게 있어 언제나 애매한 배우였는데, 이제 이 배우의 대표작을 떠올려보라고 한다면 항상 이 영화를 떠올리게 될 것 같다. 그 외의 배우들도 다 좋지만 최근에 이미 만난 적이 있는 티모시 샬라메 반갑수다.

결국 대학을 간 레이디 버드는 행복했는가. 동부엔 동부만의 걱정과 고민이 있고, 20대엔 20대만의 아픔과 고통이 있다. 그걸 깨달아버린 순간으로 영화가 마무리되어져 아쉽지만서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핑백

  • DID U MISS ME ? : 2018 영화 결산 2018-12-30 22:28:27 #

    ... 만나러 갑니다 / 팬텀 스레드 / 퍼시픽림 - 업라이징 / 서던리치 - 소멸의 땅 /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 레디 플레이어 원 / 7년의 밤 / 게임 오버 / 레이디 버드 / 바람 바람 바람 / 램페이지 / 콰이어트 플레이스 / 몬태나 /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 / 클레어의 카메라 / 원더스트럭 / 챔피언 / 얼리맨 / 레 ... more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