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29 19:46

토르 - 천둥의 신, 2011 대여점 (구작)


동네북 수퍼히어로 무비라는 별명이 있다. '신'이라는 컨셉을 들고나온 영화치고는 후반부 클라이맥스 액션 시퀀스의 규모가 질이 일반적인 블록버스터의 그것보다 한참 조그맣고 떨어진다는 것. 근데 그것 자체가 그냥 좋기도 하다. 뭔가 알콩달콩 귀엽잖아. 그리고 토르가 신이나 힘캐라는 코드로만 읽혀서 그렇지 꽤 근사한 개그캐기 때문에 그런게 더 어울림. 물론 이제와서야 토르가 개그캐라는 것은 <라그나로크>를 통해 한참 전에 입증 되긴 했지만.

망치들고 악당들을 때려잡는 북유럽 신이라는 컨셉을 곧이 곧대로 가져와 들이박은 그 패기가 마음에 든다. 물론 진짜 신인 것은 아니고, 적당히 외계인 정도 되는 존재들로 퉁치긴 했지만 솔직히 핑계지, 사실상 컨셉 그냥 그대로 가져다가 쓴 거. 그 호기로운 패기가 마음에 드는 거지. 강철 수트 입은 공돌이약 적당히 맞은 군인과 약 치사량으로 맞은 녹색 괴물이 날뛰는 세계라 이미 혼란스러운데 원작의 그 토르를 별다른 각색없이 그냥 그 영화 속 세계에 툭하고 갖다놓은 셈이잖아. 

비록 사건의 인과관계가 조금 복잡하고 토르라는 캐릭터의 성격이 너무 급작스럽게 바뀐다거나 뜬금없는 멜로 라인으로 사람 당황시키는 것 정도가 있긴 하지만 따지고 보면 MCU 10년 역사를 책임졌던 '로키'라는 수퍼빌런을 데뷔시킨 것만으로도 꽤 그럴듯한 가치가 있는 영화다. 이 정도면 케네스 브레너가 사람 참 잘 찾았다고 해야겠지. 형 따라서 로키도 개그캐가 되어버렸지만 이 1편에서 오딘에게 소리지르는 장면만 똑 떼놓고 보면 진짜 꽤 그럴듯한 셰익스피어풍 궁중 암투극 같거든. 

하지만 망치를 즐겨쓰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영화인데도 타격감을 잘 못살렸던 것은 두고두고 아쉽다. 비록 이 역시도 <라그나로크>에선 일정 부분 개선되긴 하지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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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K I T V S 2018/04/29 22:35 # 답글

    1. 이때까지만해도 '또 마블영화야?ㅋㅋ'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마블이라서 보기보단 당시 인기를 끌던 문명5에 바이킹 문명이 나왔기에 그 뽕을 다른 방향으로 계속 즐기고 싶어 영화를 보러 간 것도 있었습니다. 지금에야 햄스워스 짱~이러는 분들 많았지만 당시엔 '뭐지 이 무식하게 생긴 털보 아재는?ㅋㅋ'이런 반응도 많았고요.

    2. 토르의 지구에서의 엉뚱한 짓 "말을 주시오!" + '머그컵 깨트리기' 등의 행동이 재밌었고 중반에 힘을 잃어 좌절하고 괴로워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죠. 그리고 이때부터 정말 마블 세계관이 계속 이어지는 거라는 걸 깨달아서 호크아이에 대해 검색해보기도 하고 마지막에 또 닉퓨리가 나와서 놀랬죠. 이 영화 덕에 캡틴 아메리카를 미치도록 기다렸습니다.

    3. 최고의 전투 장면은 초반에 토르가 망치로 지진일으켜서 순식간에 서리 거인들을 박살내는 장면이라 생각합니다.

    4. 영화에서 용어가 좀 이상하게 나와서 아쉽기도 했죠. 비프로스트는 바이프로스트, 서리거인을 영어명칭인 프로스트 자이언트로 부르는 등;; 그리고 포스터의 여주인공 나탈리 포트먼도 북유럽 신인 줄 알았고 로키 역시 토르를 도와주는 조력자 인줄 알았죠(초반엔 형 도와주는 동생이지만) 오히려 저는 초반에 토르랑 같이 전투하는 털보 아재(드라마 '롬ROME'에서 티투스 풀로역을 하신 분)가 더 반가웠습니다.

    5. 이제와서 보면 로키가 최종보스였다는 건 상상도 못했습니다. 영화 광고가 '아이언맨 제작진의 새로운 블록버스터'였기에 그냥 제작진만 같은 판타지 모험영화인 줄 알았거든요. 토르가 악한 거인들을 무찌르고 우주의 평화를 지켰다는 내용인 줄 알았지 마블 세계관인 줄은 몰랐습니다ㅋㅋ 역시 인터넷 검색으로 토르가 있었구나 하고 깨달았죠. 저는 마블 영화들을 보기 전까진 마블하면 오직 스파이더맨과 엑스맨, 캡틴아메리카, 판타스틱
    4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
  • CINEKOON 2018/05/03 22:17 #

    1. 무식하게 잘생겼죠, 그 아재.

    2. 말 주시오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개그.

    3. 요툰하임에서는 대단했습니다.

    4. 그 털보 아재는 퍼니셔 이기도 했죠...

    5. 이 영화부터는 뭔가 두근두근함이 커지던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 잠본이 2018/05/06 15:22 # 답글

    솔직히 토르라는 캐릭터 자체는 그냥 그런가보다 수준으로 소개를 했는데 어째 로키에게 더 공이 들어간 것 같아서 의아했었죠. 어벤저스 보고 나서 왜 그랬는지 이해하게 되었지만(...)
    이것도 헐크 때와 마찬가지로 개연성 면에서 중요한 장면들을 편집에서 날린게 꽤 되다보니 지금 이대로도 볼만은 한데 좀 2% 아쉬운게 남는 것입니다ㅠㅠ
  • CINEKOON 2018/05/08 17:59 #

    진짜 로키가 더 좋아요. 특히 이 영화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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