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23 11:02

시간이탈자, 2016 대여점 (구작)


가변역사의 끝판왕. 영화를 보기 전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존나 막 가는 영화. <엑스맨 -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가 떠오를 정도였으니 말 다 했다. 본격 임수정 죽어나는 영화

열려라, 스포천국!


조정석이 참 괜찮은 배우인 게, 똑같이 오그라드는 대사도 이진욱이 하는 것과 조정석이 하는 것이 많이 다르다. 사랑하는 여자에게 ‘다시 태어나도 널 찾아 사랑할 거야’라는 쌍팔년도식 대사를 하고 있는데 이진욱이 하면 그게 붕- 떠서 느끼한 일본 소녀 만화가 되버리고, 조정석이 하면 그냥 자연스런 대사가 된다. 근데 진짜 팔십년도잖아

임수정은 그냥 가까스로 선방한 케이스. 과거의 인물과 현재의 인물이 극명하게 다른 두 사람이라 그 대비감을 표현하는 게 관건이였을 것 같은데, 그 부분에선 누가 뭐래도 망했다. 둘 다 똑같아 보이잖아. 캐릭터가 캐릭터로서 안 보이고 그냥 둘 다 임수정처럼 보이더라. 그와중에 납치범 줘패는 임수정의 힘은 많이 무서운 수준 <내 아내의 모든 것>보면 그렇게까지 연기를 못하는 배우가 아닌건 분명한데, 작품 보는 눈이 많이 없는 건지 뭔지… 생각해보면 <내 아내의 모든 것>이 얻어걸린 걸 수도 있겠지 싶다.

전체적인 틀은 괜찮다. 조금 전형적인 시간여행물이긴 하지만, 그래도 스릴러로써 범인을 쫓는 과정이 일정부분 스릴있고 재밌다. 근데 디테일이 매우 힘에 달림. 당장 <터미네이터> 시리즈나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만 봐도 머리 영리하게 굴려 설정 구멍들을 다 어떻게든 막아보려는 시도가 눈에 보이는데 이 영화는 그 딴 게 없다.

모방범이 어쨌고, 실수였고 저쨌고를 떠나 현재의 임수정인 홍길동이 죽는 장면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연출의 실수다. 차에 조금 비껴 치어 자빠져 죽는 것도 아니고 아주 그냥 작정하고 들이받은 차 때문에 뒤로 시밤쾅 날아가던데 이게 어딜 봐서 강승범의 실수야, 연출의 실수지. 대체 이게 어딜봐서 실수로 친 건데?

우연의 지나친 연속도 문제다. 이진욱이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듣지 않았다면? 뜬금없이 돌려본 CCTV 화면 속에서, 꿈에 나오는 여자와 똑같이 생긴 여자가 나오지 않았더라면? 근데 뭐 초반이랑 막판 대사 하나로 이 모든 걸 씹는 것 같아서 좀 뒤숭숭 했다. 볼 일 보고 안 닦은 느낌. 거의 종교적인 믿음처럼 들리는 설명이던데. 워쇼스키 형제, 아니 남매, 아니 자매가 좋아할 것 같다 이렇게 설득하는 게 쉽다면 제임스 카메론은 판도라 행성의 파란 인디언들 언어따윈 안 만들었을 거다.

막판 범인의 피지컬은 거의 놀라운 수준. 좀비 내지는 캡틴 아메리카인 줄. 근데 생물 선생이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이유는 무엇인가. 강간하고 죽이거나 강도짓 하는 것도 아니던데, 그냥 단순한 살인광이라서? 이렇게 설득하는 게 쉽다면 크리스토퍼 놀란은 성간여행 배우러 학위따윈 따지 않았을 거다.

이진욱의 새 직업은 뜬금포 음악 선생. 왜? 꿈 속에 나온 남자 직업이 음악 선생이라서? 이렇게 설득하는 게 쉽다면 최동훈은 화투 배우러 비닐 하우스 따윈 찾아가지 않았을 거다.

그리고 이건 뱀발인데, 역시 정진영은 과묵한 형사보단 애들 잡들이 하는 학생주임이 더 잘 어울린다.

미제 사건 파헤치는 게 드라마 <시그널> 같더라니 갈수록 <터미네이터> 생각도 나고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생각도 나고. 근데 막바지엔 <클라우드 아틀라스>로 마무리되는 영화. 흠좀무


덧글

  • 로그온티어 2018/05/23 11:17 # 답글

    조정석 얼굴이 쌍팔년도 홍콩느와르에 나올 법한 얼굴이라서 하위호환(?)이 되니까 그런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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