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26 12:46

한 솔로 - 스타워즈 스토리 극장전 (신작)


기획 자체도 스핀오프인데다 한국 한정이긴 하지만 홍보도 '히어로', '팀 솔로' 따위의 멘트들 위주로 굴러가는 것을 보면 같은 디즈니 계열의 MCU가 얼마나 큰 영향을 줬을지 안봐도 비디오겠다. 사실 그래서 기대가 되면서도 좀 불만이야. '한 솔로'를 정말 사랑하니까. 그래서 솔로 영화가 나오면 보겠거니 했으면서도 또 한 편으로는 이게 꼭 나와야하는 기획일까 싶기도 했다. 대체 누가 그 한 솔로의 과거에 대해서 궁금해한단 말인가. 아니, 궁금해할 수는 있는데 그렇다고 굳이 꾸역꾸역 또 의무감에 보고 싶진 않다고. 이거야말로 <에이리언> 1편의 '스페이스 쟈키' 영화 만든 거랑 비슷한 느낌이잖아.

스포일러 솔로!

감독 경질부터 대규모 재촬영까지. 여러모로 개봉 전부터 악재가 겹친 영화였지만 생각보다 괜찮다, 일단은. 전체적으로 들쭉날쭉한 리듬을 가진 영화긴 하지만 그래도 일정량 이상의 톤 조절은 되어 있고, 그러면서도 꽤 흥미로운 장면이 넘쳐난다. 특히 초반부 스피더 체이스 장면과 짧게 등장하긴 하지만 제국 보병 전투 장면, 그리고 제국 열차 탈취 장면은 죽이더라. 특히 하나 고르라면 열차 탈취 장면. 스페이스 오페라의 탈을 쓰고 서브 장르론 하이스트 영화나 웨스턴의 느낌을 가미 하겠다고 하더니 진짜 그런 느낌이 좀 나더라. 또 중간중간엔 묘하게 이 시리즈의 원류인 사무라이 영화 느낌도 나고. 우디 해럴슨 권총 돌리는 거 보고 뿅갔음. 근데 또 생각해보면 아쉬운게, 그런 부분들이 모두 총합이 되지 못한채 말그대로 '부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냥 잠깐이라고. 하이스트 영화나 웨스턴 장르 냄새 나게 할 거였으면 진짜 좀 이쪽으로 경험있는 감독 불러다 쓰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지금 버전은 괜찮긴해도 야쉽다. 좋은 부분을 극대화하지 못한 느낌.

후반부 케셀런 장면도 좋은데, 흡사 러브크래프트 작품을 연상케하는 코즈믹 호러. 근데 생각해보면 <제국의 역습>에선 무섭다기 보다 그냥 신기했는데 이번 영화에선 왜 이렇게 무섭냐. 더 흉악하게 생겨서 그런가. 은하계 크라켄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역시 한 솔로 캐릭터 그 자체다. 솔직히 까놓고 말해 엘든 이렌리치의 캐스팅엔 큰 불만이 없다. 의외로 잘하더라. 그리고 내 기준에선 외모로도 크게 문제 없었고. 다만 한 솔로라는 캐릭터로서는 좀 빵점이다. 크게 건들 거리지도 않고, 이죽 거리지도 않고. 하긴, 속편 계획이 있는 것 같던데 나중 가선 달라지려나. 엘든 이렌리치 루카스 필름이랑 3부작 계약 했다고 하던데. 어쨌거나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한 솔로의 모습은 영 적응이 안 된다. 2편과 3편이 나온다면 점점 시니컬한 모습을 볼 수 있겠지만 지금 당장은 그런 느낌이 별로 없으니까 한 솔로 답지가 않음.

'랜도'에 대한 불만은 크게 없다. 그냥 딱 진짜 랜도가 젊었을 때 느낌이던데. 도널드 글로버의 캐릭터 재해석이 빛을 발했다기 보다는 그냥 원체 원 캐릭터가 깔끔해서. 그냥 그대로만 유추해 연기해도 큰 무리는 없었을 거다. 그에반해 새로 등장한 '키라'와 '드라이덴 보스'는 대체 뭐하는 놈들인지 모르겠음. 이거 옛날에 쌍제이가 많이 하던 방식의 떡밥 날리기 같은데 왜 굳이... 물론 키라는 이번 영화에서 죽을 줄 알았다. 근데 안 죽어서 놀람. 반면에 다스 몰은 뜬금없이 갑툭튀해서 더 놀람. TV 시리즈 통해서 생존한 건 미리 알고 있었는데도 실제 본가에서 툭 튀어나오니까 좀 뜬금없는 감이 있었지.

마지막 3막이 제일 엉성한 영화기도 한데, 도대체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감정적으로 이해가 잘 안 되는 상황의 연속. 상황 그 자체는 이해가 되는데 인물들의 감정이 참 가볍더라. 그나마 한이 먼저 쏘게 해준 건 열렬히 반긴다만.

제국군 입영 홍보물에 다른 것도 아니고 '그 음악'이 등장할 때 혼자 폭소. 하여간에 영화가 은근 귀여운 맛이 있다니까. 밀레니엄 팔콘은 뭐 여전히 밀레니엄 팔콘이고...

하여튼간에 배부르고 안 땡기는데 억지로 쑤셔넣는 디저트 같은 영화. 안 보고 싶었는데 돈 벌겠다고 굳이 만들어 억지로 꾸역꾸역 보게하는 영화. 그럼에도 나쁘지 않은 영화. 하지만 이 캐릭터와 프랜차이즈의 명성을 생각하면 여러모로 아쉬운 영화. 아... 진짜 애증이다, 디즈니의 번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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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로그온티어 2018/05/27 12:16 # 답글

    별로 친하지 않지만 의무적으로 사귀는 친구가 츄라이한 디저트. 그것을 배불러서 거절하지만, 츄라이의 기운이 너무 강해서 어쩔 수 없이 먹어는 주는데 머리속에 터지는 생각이 '의외로 맛은 있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먹기는 싫고 나중에 좀 배가 고프면 먹고 싶은 음식같은 느낌이려나요
  • CINEKOON 2018/05/27 12:58 #

    그 친구는 디즈니겠죠? 그렇다면 별로 친하진 않지만 의무적으로 사귀는 친구가 아니라 서로 좋아하는 친구긴 한데 너무 자주 봐서 좀 질리는 친구라고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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