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09 12:50

쥬라기 월드 - 폴른 킹덤 극장전 (신작)


열려라, 스포천국!


콜린 트래보로우의 <쥬라기 월드>는 다소 실망스러운 작품이었다. 이제는 고전 영화가 되어버린 스필버그의 옛 시리즈에 대한 오마주와 추억팔이는 나름 긍정적 측면으로써 작용했던 반면, 그저 무서운 짐승들에 불과했던 공룡들에게 포켓몬스터 마냥 캐릭터를 부여한 점과 기존의 것 그 이상의 무언가가 없었다는 점은 부정적 측면으로써 작용 했었지. 그럼에도 역시 추억팔이의 힘이 너무 세서, 그냥 인정해버린 영화기도 하지만. 솔직히 말해 오랜만에 들은 렉시의 포효와 오토바이 탄 주인공 옆을 가로지르는 랩터들의 이미지가 짱이긴 했다.

<쥬라기 월드> 이전의 콜린 트래보로우를 잘 알지 못한다. <안전은 보장할 수 없음>을 보긴 했지만, 그거 하나만으로는 어떤 연출자인지 가늠하기가 어려웠거든. 근데 이번 속편의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는 어느정도 알고 있었다. <더 임파서블>이랑 <몬스터 콜> 봤으니까. 그거 하나만으로도 감상의 태도가 달라지더라. 일반적이고 전형적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프랜차이즈엔 별 관심없어 뵈던 사람이니까. 그런 사람이 이런 영화를 선택했다면, 분명 무슨 이유가 있었을 거라 생각했다. 아니면 이전과는 결이 다른 무언가를 보여주겠다는 결의이거나.

전편에 비해 최소한, 감독이 느껴지는 속편이다. 샘 맨데즈의 <스카이폴> 처음 봤을 때랑 비슷한 느낌이다. 그 영화도 초반부엔 딱 007 영화스럽게 기가막힌 액션 시퀀스를 깔아주고, 후반부엔 오히려 스케일을 줄여 감독이 하고 싶은 것을 밀어붙였던 영화였다. 시리즈의 팬들을 포함한 대중들, 그리고 제작사에서 내준 숙제는 일찌감치 처리하고 나중에는 자기 하고픈대로 막 했었다는 거지. 근데 그게 먹혔고. 이번 영화도 비슷하다. 영화에서 가장 큰 스펙터클은 오히려 초반부에 몰려있다. 이슬라 누블라 가서 화산 메테오 맞아가며 공룡들과 도망치는 게 초반 30분 정도다. 그리고 이후엔 어느 멘션 하나에서 쇼부 보는 영화. 때문에 '쥬라기 월드가 아니라 쥬라기 멘션이다'라는 비난도 받고 있지만, 이 정도의 변화는 이미 감독이 선정된 즈음부터 예상되었던 거라 볼 수 있는 거다.

바요나는 브라키오사우르스의 경이와 티라노사우르스의 공포로 대표되는 시리즈 특유의 모험물에 가까운 분위기보다, 1편과 2편의 벨로시랩터 장면들로 보여진 호러물로써의 정체성에 조금 더 관심을 가졌던 듯 하다. <몬스터 콜> 이거 진짜 어두운 동화 같은 영화였거든. 델 토로의 영화들 보다는 좀 더 채도가 높지만, 어두운 명암 만큼은 확실한 영화였다. 근데 <쥬라기 월드 - 폴른 킹덤>도 그렇다. <더 임파서블>에서 아이들이 육체적인 고통을 통해 정서적 성장을 이뤘고, <몬스터 콜>에서 한 아이가 정신적인 고통을 통해 정서적 성장을 이뤘듯이 이 영화에도 한 아이가 주요 배역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후반부 아이의 침실 장면에서 꽤 그럴 듯한 부기맨 장면도 연출. 이거 꽤 괜찮다.

다만 그 아이의 정체가 복제인간이었다는 점은 결말부 무리수를 정당화하기 위한 일종의 밑밥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 자체로 별로 놀랍지도 않았고. 개연성에서도 여러 논리적인 문제들이 있는데, 같은 수각류라 할지라도 랩터를 살리기 위해 티렉스의 피를 수혈한 점이나 거대 공룡들을 가두기 위한 멘션 지하 감옥이 벽돌로 되어있다는 점은 확실히 문제 제기 할 만한 여지가 된다. 아니 세상에 박치기가 주특기인 공룡을 주워오면서 벽을 벽돌로 만들어두다니. 이게 무슨 정신 나간 생각이냐. 당장 고양이 분양 받아 와도 가장 먼저 준비하는 게 유리문이 달린 책장인데 이건 공룡이라고!!

변주들은 좋다. 기존 시리즈가 넓은 개활지에서 벌어지는 추격을 베이스로 삼았었다면, 이번 영화에선 비록 개연성이 떨어지는 설정이긴 해도 티렉스의 피를 채혈하기 위해 좁은 우리에 들어가는 장면 같은 부분이 재미있다. 항상 넓은 데에서만 놀았으니 좁은 곳에서 변주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 다만 전편의 인도미너스 렉스에 비해 그 활용도가 처참히 떨어지는 인도 랩터나, 여전히 포켓몬스터처럼 구는 몇몇 공룡들은 너무 느끼해서 못 봐주겠음.

그럼에도 가장 빡치는 건 결말인데, 아무리 어린이라지만 그 꼬맹이 너무 무책임한 거 아니냐? 기껏해야 몇 십 마리 정도라지만 그 중엔 벨로시랩터도 있고 티렉스도 있는데 걔네 다 방생하면 대체 몇 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나야 하는 거여. 음식물 쓰레기 버리러 슬리퍼 신고 나갔는데 살쾡이도 아니고 티렉스를 마주칠 확률이 높아진 동네라니. 암만 생각해도 막 던진 무리수다. 이거 대체 후속편에선 어떻게 수습하려고 그러냐.

생각해보니 이슬라 누블라는 몰락했지만 이슬라 소르나는 살아있지 않나. 속편에선 거기 좀 쓰지, 뭣하러 공룡들을 인간 세계로 들여놔... 여기도 DC만큼이나 무책임하게 단호한 세계관이다. 존나 무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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