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제는 '샤크네이도'. 그 유명한 어사일럼 사의 그 유명한 오리지널 프랜차이즈. 지금에 와서는 안 본 사람들도 그 명성은 어느 정도 들어본 바로 그 영화다. 바다 한 가운데에 생긴 토네이도가 무수히 많은 상어들을 빨아올려 냅다 미국 본토에 내뱉는다는 설정. 여기까지만 들어도 실소가 나올지 모르겠다. 하지만 난 이 아이디어가 썩 좋게 느껴지더라. 딱 B급 영화에서만 할 수 있는 소재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일단 겁나 신선하잖아. 그냥 크리쳐 괴수물도 아니고 날아다니는 상어가 카미카제 마냥 주인공들에게 쏟아지는 영화인데 이게 애초에 안 신선할 수가.
미세한 스포! 하지만 이런 영화에서 스포가 중요한가?
프롤로그는 꽤 괴수 영화스럽게 시작한다. 바다 한 가운데 고립된 선박에서 모종의 암거래가 이뤄지는데, 그 때 토네이도를 곁들인 상어떼가 암거래 진행중이던 선장과 웬 듣보잡을 시원하게 잡아먹으며 시작한다. <죠스>와 <피라냐>와 <딥 라이징>을 짬뽕한 듯한 오프닝인데 웃긴 건 대체 선장과 그 듣보잡이 하려던 거래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 알 수 없고, 심지어 이 둘의 거래나 관계가 이후 영화의 내용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 그냥 뭔가 배신을 베이스로 깔고가는 부도덕한 인물들의 암거래 장면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 뭐 원래 이런 B급 영화들이 다 그렇지 뭐.
괴수물 같은 프롤로그를 지나면 이후 영화는 전형적인 재난 영화로 탈바꿈해 놀랍도록 지루해 진다. 전기톱을 들고 상어에게 돌격하는 등의 나름 신선하고 터프한 장면들이 아주 없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개연성 없는 전개가 너무 많다. 뜬금없이 경찰차는 왜 주인공 파티원들을 쫓아 오는지, 저택 안은 침수되어 물이 가득차 있는데 왜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면 바닥만 살짝 젖어있는지 따위를 신경쓰면 그냥 지는 거다. 그런 거 따질 거면 어사일럼 영화를 보면 안 되는 거지, 애초에.
문제는 영화의 전개가 놀랍도록 전형적이라는 거지. 상어 품은 토네이도라는 B급스러운 쌈빡한 소재를 가져다 쓰고도 결국 영화는 혈연주의 가족 드라마로 귀결된다. 후반부에 '노바'가 죽는 것처럼 보이는 훼이크 장면은 그것 자체로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전개라 순간적으로 놀라고 그 쿨함에 감탄했지만 결국 피가 섞인 사람들만 살아남는다는 거잖아. 물론 노바가 진짜 죽은 건 아니었지만 결국 그마저도 주인공과 이어지는 게 아니라 주인공의 아들과 이어지는 엔딩. 아내의 자리를 노리다가 며느리가 된다는 설정이라. 어째 이후 스토리가 일본 AV스러워질까봐 걱정이다.
구린 CG는 차치하고서라도 연출이 역시 괴상하다. 로저 코먼이나 존 카펜터의 B급 영화들은 그렇지 않았는데 어째 B급 전문을 표방하는 어사일럼 영화들은 죄다 인서트 쇼트만 이어 붙인 것 같이 생겼네. 보는내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상황인지 알 수 없어서 빡친다.
기왕 이따위로 만들 거였다면 진짜 앞뒤 가리지 않고 마구 달리는 화끈한 전개가 더 낫지 않았을까. <2012>나 <투모로우> 같은 할리우드 A급 자본 블록버스터들이 더 잘 보여줬던 그런 내용들로 이야기를 꾸릴 거였다면 아쌀하게 돈을 더 투자하던가. 이건 뭐 B급의 완성도만 있고 B급의 감수성은 정작 별로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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