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07 16:59

심슨 가족 더 무비, 2007 대여점 (구작)


이것도 어느새 2007년 영화네. 개봉 당시 엄청나게 흥행해서 속편 나오는 데에는 얼마 걸리지 않을 거라고 제작진이 떡밥 뿌려대더니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속편 소식은 감감무소식. 


스포일러는 딱히.


TV 시리즈를 극장판이라는 미명하에 길게 늘려 영화관에 걸어놓고 상영한건 자기네들이면서 영화 시작하자마자 그걸 보러 영화관에 와 앉아있는 관객들을 까버리는 패기. 딱 이 시리즈 다운 오프닝이라 하겠다.

유머나 패러디 관련해서는 워낙 유명한 시리즈이기도 하고 많이들 아니까 굳이 나까지 다시 말하고 앉아있을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이 영화가 진짜 훌륭한건 출중한 유머 감각을 가졌으면서도 그걸 지나치게 과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단 전체 이야기 줄거리 자체가 가족 각 구성원들의 개그 꼭지에 맞춰있단 느낌보다는 각자의 욕망이나 소망과 직결되어 있다는 인상이거든. 

바트는 허접한 얼간이 아빠 호머를 보며 더 나은, 그리고 자기를 있는 그대로 보듬어줄 아빠를 꿈꾼다. 그리고 여기에 플랜더스가 그 대체 방안으로 제시되고. 리사는 모범생인 자신과 어울릴 만한 평생의 단짝을 찾는다. 끝내 찾지만 역시 허접한 얼간이 아빠 덕에 이별 아닌 이별. 여기에 그 허접한 얼간이를 남편으로 둔 마지는 가족을 지키려는 지극히 단순하고 당연한 욕망에서 결국 무고한 사람들을 구하는 것이 진정한 구원으로 이어지는 길임을 알아챈다. 물론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허접한 얼간이 호머는 딴 생각하는 게 대부분.

겁나 대단한 건, 런닝타임이 짧은데도 모든 캐릭터들의 트라우마와 그 극복 과정을 아주 선명하고 간결하게 잘 제시해냈다는 거다. 심지어는 좀 극화되어 있긴 하지만 그 자체로도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대한 패러디처럼 보이도록 셋팅된 호머의 각성 역시도 훌륭하다. 이 정도면 제작진들이 단순히 센스만 있는 게 아니라, 지극 정성을 기울였다는 이야기다.

당장 떠오르는 개그 중 가장 좋은 것은 호머의 스파이더 피그 장면과 싱크홀 FUCK YOU 장면. 초반부 교회에서 벌어지는 에이브의 예언 장면도 연출 센스가 기가막힌 부분. 하지만 앞서 말한대로 단순히 개그만 좋은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마음 속에 자꾸 남는 장면은 다른 것들이다. 이를테면 자신들의 결혼식 비디오에 일종의 이혼 선언을 재녹화하고 떠나버린 마지의 장면 같은 것들. 아- 이 장면의 이 아이디어는 진짜 훔쳐서 다른 실사 영화에 갖다 쓰고 싶을 정도로 좋다. 이어지는 'Close to you'는 정말이지...

속편이 대체 언제쯤 나올지 모르겠네. 이 극장판 다음에 이어진 TV 시리즈 오프닝에서 바트가 학교 칠판에 극장판 속편 이야기 막 해대던데. 그게 어느새 10년 전이라고 이 양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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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sid 2018/08/07 17:41 # 답글

    맞아요 의외로 무지 재밌었던 영화. 아직도 그 인디언 여자의 떡대와 주문이 기억나네요ㅋㅋㅋㅋㅋ
  • 로그온티어 2018/08/07 18:58 # 답글

    속편이 실패하고 다시는 속편제작하지 얺겠습니다 라고 칠판에 쓰는 바트가 보고싶습니다
  • 로그온티어 2018/08/07 19:00 #

    추가로 바트후드라고, 심슨가족에피하나 있는데 전 것도 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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