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28 15:30

메가로돈 극장전 (신작)


원작 소설이 꽤 재밌는 걸로 유명 하다는데 읽어본 적은 없다. 아니, 애초에 원작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스포일로돈!


까놓고 말해 멍청한 영화다. 원작이 어땠는지간에 설정 자체도 괴랄하다. 물론 메갈로돈은 공룡처럼 아주 오래 전에 실존했던 생명체이니 그 존재 자체를 멍청하다고 할 수는 없겠다. 하지만 이 과거의 생명체를 현재로 불러오는 방식이 무식하다. 비슷한 계열 중 가장 그럴 듯한 핑계를 댄 건 역시 <쥬라기 공원>이겠지. 실제론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 났으나, 호박 속 공룡의 피를 빨아 먹은 모기로부터 공룡의 유전자 샘플을 채취해 공룡을 복원 한다니! 실제로 가능하고 말고를 떠나서 꽤 그럴 듯하고 있어 보이잖아. 하지만 <메가로돈>은 그 딴 거 없다. 마리아나 해구 아래에 그냥 새로운 세상이 있었다고 뻥치면 됨. 고증이고 뭐고 알게 뭐야.

문제는 그 멍청한 뚝심이 좋다는 것이다. 아니, 누가 애초에 이 영화보고 스필버그의 <죠스>급을 기대했겠어? 심지어 제이슨 스타뎀이 나오는 중국 자본의 영화인데? 요즘이야 <븐노의 질주> 시리즈를 통해 거대 블록버스터 주조연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그는 비디오용 느낌의 B급 액션 영화 전문 배우가 아니였던가. 그게 나쁘다는 것도 아니고, 그를 폄하하는 건 더더욱 아니다. 내가 그런 영화들을 얼마나 좋아하는데!

고로 나에게는 재밌는 영화였다. 애초에 이런 유치하고 무식한 B급 액션 영화 테이스트를 좋아하는데다가 장르적으로도 괴수 영화 팬이니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잖아. 물론 아쉬운 점은 있다. 좀 뻔한 클리셰가 많고, 캐릭터들을 제대로 살릴 욕구 자체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점. 대표적인 건 메갈로돈이 결국 한 마리가 아닌 두 마리였다는 반전인데, 꽤 전통적인 클리셰이니 굳이 빼라고 하기는 좀 그렇지만 제대로 살리려 했다면 마리아나 해구 아래의 신세계를 좀 더 묘사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왕 대왕 오징어도 나온 판국에 거대화된 고대 심해 생물들 구경 좀 더 시켜줬으면 좋았잖아. 그럼 메갈로돈이 두 마리나 갑툭튀하는 것도 그러려니 했을텐데. 캐릭터를 못 살린 것도 예를 하나 들자면 굳이 등장시킨 주인공의 전 부인 캐릭터. 아니, 뭐 주인공이랑 따로 하는 것도 없는데 이런 쓸데없는 설정은 왜 넣은 거야.

가장 웃기고 미스테리한 캐릭터는 역시 리빙빙이 연기한 수인. 이 양반은 좀 무서운 게, 죽을 확률이 높은 미션에 남을 잘도 끌어들인다. 물론 자기도 어느 정도 투신하는 부분들이 있어서 일방적으로 뭐라하기는 좀 어려운데, 중반부 제이슨 스타뎀의 조나스를 거대 상어에게 툭 하고 던져 놓더니 간신히 살아 돌아온 사람에게 한다는 제스처가...... 그 제스처랑 표정은 웃기면서도 뭔가 무섭더라. 아, 이건 진짜 글로 설명이 안 되네. 

무더운 여름에 시원한 바다 풍광을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해진 감이 있고, 무엇보다 몇 번 웃음이 나기도 했다. 멍청한 건 맞지만 그 멍청함이 좋았다. 존 터틀타웁은 <내셔널 트레져> 3편 안 만들어주나.

덧글

  • 포스21 2018/08/28 15:58 # 답글

    실은 원작 소설이 5권인가 더 나왔고 , 그후로 비슷하게 공룡! 이나 기타 고대 생물들이 튀어 나온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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