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17 20:20

[PS4 탐방] 스파이더맨 이 구역의 노답 게이머


올해 가장 기대했던 타이틀이 아니었나- 싶은데, 결과물도 잘 나와 아주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 <라쳇과 크랭크>도 나름 재미있게 하긴 했었지만 아기자기하고 캐주얼한 맛이 너무 강해서 쌈박한 비주얼의 비디오 게임을 원하던 나에게는 조금 취향면에서 동떨어진 작품이었는데, 같은 제작사인 인썸니아가 우리의 프렌들리 네이버후드를 게임화한 방식은 가히 투썸즈업이다. 사실 생각해보면 <라쳇과 크랭크>도 게임성은 장난 아니긴 했지만.


일단 그래픽에 대해서는 말해봐야 시간 낭비일 것 같고, 게임성에 대해서 바로 이야기하자면. 누가 뭐라해도 <아캄> 시리즈에 큰 빚을 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대인 격투는 그 게임 속 배트맨의 프리 플로우 전투와 그 궤가 같고, 천장 쪽에 숨어 사태 파악 안 된 적들을 한 명 한 명 테이크 다운으로 처리해가는 닌자 방식 역시나 그렇다. 다만 난이도에서는 조금 더 어려운 편. 배트맨으로 플레이할 때는 실수로 한 두 번 쳐맞는 경우는 있었어도 전투 자체의 난이도가 크게 어렵지 않아 적들 상대할 때 비교적 안심?이 되었던 반면, 여기서의 스파이더맨은 전투에서 꽤 고전하는 편. 방심하고 플레이 하다가는 체력 게이지가 쭉쭉 닳아있기 일쑤다. 어쩌면 배트맨과 스파이더맨의 짬 차이를 고증한 것 아닐까... 한 마디로 정신차리고 플레이 해야함.


이벤트 시퀀스 내에서의 연출이 뛰어나고, 캐릭터의 특성을 잘 살려 시원시원하다. 다만 보스전은 패턴만 알아내서 고대로 갚아주면 되기 때문에 좀 반복적인 편. 때문에 보스를 마주칠 때마다 큰 걱정은 안 되지만, 또 한 편으로는 긴장이 덜하는 게 함정. 근데 생각해보면 역대 스파이더맨 게임들은 모두 보스전 패턴이 단조로웠기 때문에 그냥 전통 계승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누가 모르겠어, 스파이더맨 게임에 등장하는 라이노는 돌진할 때 회피 버튼 누르고 뒤로 돌아 그 미련한 엉덩이를 냅따 후려주면 된다는 것을.

수퍼히어로 8년 차의 피터 파커를 다루고, 비교적 비 네임드급 악당인 미스터 네거티브를 메인 빌런으로 선정한만큼 스토리가 기존의 코믹북, 애니메이션, 실사 영화를 모두 통 틀어도 신선한 편이다. 하지만 가장 신선한 건 스파이더맨이 8년차를 맞이하도록 선역이었던 옥타비우스 선생의 존재...... 홍보할 때 별 이야기가 없길래 게임 상에서 첫 등장할 때도 흑화하는 거 조금씩 보여주다가 속편에서 까려나 싶었는데 당당히 이번작의 최종보스로 등판. 

오토 옥타비우스 박사가 닥터 옥토퍼스라는 희대의 악당으로 변모한다는 설정은 스포일러랄 것도 없지만, 게임 결말부에 이르러서는 다른 인물 때문에 결국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 쥐뿔 별 것도 없는데 그 사소한 설정 하나로 이렇게 눈물 한방울을 부르다니... 역시 피터 파커는 짠해. 그래야 스파이더맨이지.


특정 동작에서는 히트 박스 식의 액션이 아니라 애니메이션 식의 액션을 보여주는데, 복잡하게 버튼 누르지 않아도 멋진 아크로바틱을 거미줄 마냥 쫙쫙 뽑아주니 화려하고 할 맛이 난다.

사실 오픈월드 게임들의 큰 약점 중에 몇 가지를 고르자면 두 개를 손에 꼽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첫번째는 맵 내 이동의 편의성. 수많은 게임들이 게임 내 맵 크기를 가지고 공격적으로 경쟁하지만, 그 맵이 커지면 커질수록 여러 목적지를 부지런히 오가야하는 플레이어 입장에선 여간 귀찮아지는 게 아니다. 대부분의 게임들은 그걸 자동차나 말 따위의 탈 것 내지는 특정 포인트에서의 빠른 이동으로 떼우기 마련인데, 이 게임도 물론 그렇다. 다만 웹스윙이 사기임. 웹스윙 자체를 유려하게 구현해놨고, 간지를 떠나 일단 재미있고 편하다. 그러다보니 지하철 타고 빠른 이동을 할 수 있음에도 굳이 그걸 안 하게 됨. 이건 좀 영리하다 싶다. 다른 방법을 강구할 수 없다면 이동 자체를 재밌게 만드는 그 영리함. 

내가 꼽는 오픈월드 게임들의 두번째 약점은 바로 지속가능한 잔재미다. 맵만 크면 뭐해, 메인 퀘스트 다 깨고 나면 할 게 안 남는데. 유비소프트의 오픈월드 게임들이 대개 그러한 경향을 가지는데, 아쉽게도 이 게임 역시 마찬가지다. 일단 메인 퀘스트를 다 깨면 할 게 지독히도 없어진다. 물론 각종 잔범죄들은 끊임없이 발생하지만, 만렙을 찍고 스킬트리까지 쫙 다 섭렵한 이후일테니 큰 재미를 느끼기 어려움. 백팩 수집이나 슈트 수집 역시도 금방금방 깰 수 있거나 노가다 성이 짙어서 별 재미는 못 느끼겠더라. 그나마 세 파트로 예정된 DLC가 있어 다행이긴 하지만, 그 DLC도 언젠가는 끝이 날테니... 한마디로 다회차 하기엔 여러모로 부족한 게임이라는 것. 몇 년 묵혀두고 잊혀질 때쯤 다시 해야할 듯.

불만은 딱 그거 하나 정도다. 그 외엔 모든 게 다 좋고, 평균을 아득히 상회하는 수준. 속편 얼른 나오면 좋겠고, 그 속편에서는 베놈 나와줬으면 좋겠다. 아니 근데, 8년차 수퍼히어로인데 그렇다면 벌써 심비오트랑 조우한 이후인걸까? 마지막 해리 오스본 떡밥 장면에서 심비오트 느낌 나오긴 하던데. 어휴, 그냥 얼른 나와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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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레이오트 2018/10/17 21:19 # 답글

    한동안 옥상에서 밀어낸 적들 죽을텐데 너무 처참한거 아닌가 해서 한번 떨어지는 것 구경했는데 떨어지다 벽으로 거미줄 나가서 벽에 붙어버리는 것 보고 신경 좀 썼구나 생각했던.
  • CINEKOON 2018/10/23 14:23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진짜요? 전 한 번도 관심 준 적이 없어서 몰랐네욬ㅋㅋㅋ
  • 로그온티어 2018/10/17 21:29 # 답글

    " 다른 방법을 강구할 수 없다면 이동 자체를 재밌게 만드는 그 영리함. "
    네 바로 이거죠! 오픈 월드는 이래야 해요! (열광)
  • CINEKOON 2018/10/23 14:24 #

    웹스윙 맛이 진짜 너무 좋아요...
  • SHEBA 2018/10/18 00:20 # 답글

    그래픽 무엇...
  • CINEKOON 2018/10/23 14:24 #

    PS4 프로로 돌리면 더 좋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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