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10 15:07

동네 사람들 극장전 (신작)


한 배우가 한 장르의 얼굴이 되는 경우가 있다. 근데 이 영화는 그게 곱하기 3이다. 사람을 구기는 마동석 장르 X 구해야 하는 소녀 김새론 장르 X 검은 속내의 권력자 장광 장르. 벌써부터 체할 것만 같다.

스포일러라면 스포일러일 수 있는 이야기들을 할 건데, 
사실 저 영화 포스터와 캐스팅 명단을 보는 것 자체가 이미 스포일러라...

'누구도 믿을 수 없는 동네 사람들로부터 사라진 소녀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내건 영화치고는 초장부터 서스펜스와 스릴을 내다버렸다. 생각해보자. 애초에 캐스팅에서 타이틀 롤이 마동석이야. 마동석은 이 계열의 치트키 같은 존재다. 다른 비교대상들을 보자. 원빈이나 황정민 등은 주인공 보정으로 결국 악당들로부터 승리하긴 하겠지만, 그 자신도 꽤 많은 타격을 받을 것이다. 아니면 최소한 정신적으로라도 타격을 받고 지칠 걸. 전자는 황정민, 후자는 원빈의 경우. 하지만 우리의 마동석은? 마동석은 지치지 않는다. 다치지도 않는다. 일단 마동석 대 다수의 싸움이 시작되더라도 우리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마동석이 깔끔하게 이기니까. 마동석의 주먹은 원샷원킬의 아이언 피스트다. 소녀나 다른 선량한 사람들이 악당들의 손에 인질로 잡혀가도? 여전히 우리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마동석이 깔끔하게 구해내니까. 마동석 앞에 장애물이란 있을 수 없다. 유리는 그냥 깨뜨리고 문은 그냥 부수고 벽은 그냥 넘으면 된다. 서스펜스는 우리가 영화 속 누군가를 걱정해야 생기는 것이다. 뭐, 스릴도 마찬가지고. 그러니까 애초에 이 영화는 그 두 개를 포기하고 나온 영화란 소리다.

김새론 캐릭터는 눈이 뒤집혀 여기저기 설친다. 야밤에 전기 충격기까지 대동한 괴한으로부터 습격을 받기도 하지만 그게 뭐 대수인가 싶은 표정으로 다음 날 똑같이 위험한 짓들을 또 한다. 누군가에게 잡혀서 마동석의 서브 퀘스트가 되기를 아주 간절히 바라는 것 같다. 사실 더 무서운 건 김새론 캐릭터의 엄마다. 딸이 며칠 사이에 하루에 한 번 꼴로 병원과 경찰서를 들락날락 거리는데 별로 걱정도 안 하는 것 같음.

거기에 작은 시골마을 군수의 유력한 후보가 장광으로 캐스팅되어 있다. 게다가 영화 초반에 내용과 아무 상관없을 것만 같은 군수 선거를 한 두 번 강조해주기까지. 그럼 우린 거기서부터 또 바로 알 수 있다. 소녀가 하나 사라졌다는데, 그 사건은 저 군수 선거와 관련 있겠구나. 게다가 유력한 후보 역할로 캐스팅된 게 장광이네? 아, 그럼 최소한 저 놈이 연루되어 있겠구나. 어쩌면 검은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높으신 분이겠는 걸?

영화 한 편 다 봤다.

사라진 소녀를 찾아가는 추리 추적물로써의 재미도 진작에 다 내다 버렸고, 악의 세력들과 맞서는 액션물로써의 재미도 같이 갔다 버린 셈이다. 한 마디로 캐스팅이 영화를 망쳤다.

뱀발 - 그래서 이상엽이 연기한 군수 후보 아들래미 캐릭터는 대체 왜 그 딴 짓들을 한 거야?



덧글

  • 로그온티어 2018/11/10 19:02 # 답글

    아아아아아닠ㅋㅋㅋㅋㅋㅋㅋ 이제서야 캐스팅 봤습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국영화 세계관의 통합을 꾀하는 거 아닙니까 저정도면, VS물인데
  • CINEKOON 2018/11/13 19:07 #

    또경영님도 나오셨다면 화룡점정이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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