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18 12:41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극장전 (신작)


어디서 뱁새가......


스포일러는 조금!.


어느 순간부터 케빈 파이기와 마블 스튜디오가 여럿 망쳐놨다. 기본적이고 전통적인 시리즈 양식이라면 몰라도 유니버스화 시키기엔 여러모로 확장성이 부족한 프랜차이즈들이 MCU 때문에 이상한 뽐뿌를 받아 만들어지고 있다는 생각. 그 대표작이 이 영화로 기억될 것 같아 좀 슬픈 부분도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아이언맨2>를 보는 기분이었다고 해야하나. 후속작과 차후 염두에 두고 있는 세계관 확장 작업 때문에 떡밥이 다량 살포되며 한 편의 독립된 영화로써는 몰개성했던 바로 그 비극이 여기서 되풀이되는 걸 보는 기분. 

전작 말미의 깜짝 등장 쑈로 여러가지 인상을 준 캐릭터이긴 하지만, 도대체가 그린델왈드의 목적성을 모르겠다. 이 양반이 왜 강한지도 아직 잘 모르겠고. 그걸 좀 강조하고자 초반에 탈옥하는 장면 넣은 거 나도 알아. 근데 폴리주스는 거의 뭐 데우스 엑스 마키나 던데. 최소한 어떤 구체적 트릭으로 탈옥한 것인지는 관객들에게 인지 시켜주었어야지 않나. 지금은 그냥 능력 킹왕짱인 캐릭터니까 그러려니 해라는 식이다. 곧바로 이어지는 오프닝 액션 씬에도 문제 많음. 어두운 밤인데다가 얼굴도 잘 보이지 않는 캐릭터들 천지고, 속도감도 워낙 빨라 대체 액션이 어떻게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알아차리기 힘듦. 아, 초반부터 그딴 식으로 나오니까 다른 의미로 할 말 없더라.

그래서 그린델왈드는 대체 원하는 게 뭐란 말인가. 기존 시리즈의 '볼드모트'가 가졌던 위상을 그대로 이어보려고 하는 것 같은데 물론 프리퀄이라 실상은 그반대겠지만 순혈주의 파시스트라기엔 두루뭉술한 부분이 많고, 그렇다고 압도적인 강함이나 공포를 보여주는 것은 또 아니다. 조니 뎁의 연기 자체는 괜찮지만 그걸 선보일 만한 그릇이 터무니 없이 작았다는 생각. 애초에 검은 커텐 가지고 장난질 칠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하지만 다 떠나서 가장 큰 문제는 캐릭터들이 너무 많고, 그걸 또 유기적으로 엮어내기엔 이야기 자체가 방만하다는 거다. 시발 캐릭터 존나 많아. 근데 그 중에 대부분은 없었어도 이야기에 큰 무리가 가지 않는 캐릭터들이다. 그저 떡밥 살포와 후속작 예고를 위해 소모되는 캐릭터가 너무 많은 것. 대표적인 게 레타 레스트렝이나 내기니. 특히 내기니는 기존 시리즈 세계관과 엮기 위해 무분별하게 투입한 경우라고 생각한다. 나와서 하는 것도 하나 없는데. 그리고 레타 레스트링이 어렸을 때 피난길 배 위에서 어린 동생을 바꿔치기한 이유가 뭐라고? 아나, 납득이 안 가네, 납득이.

전작에서 그나마 귀여웠던 코왈스키는 순전히 퀴나를 악의 축으로 빠지게 하기 위한 도구적 캐릭터로써 소모 되었는데, 그렇다고해서 퀴나의 흑화가 납득되는 건 또 아니라서 여러모로 있으나 마나 했던 캐스팅. 아니, 애초에 이렇게 따지기 시작하면 끝도 없다. 뉴트의 형은 왜 나왔는데? 라나의 친오빠는 왜 나왔는데? 아니, 그렇게 따지면 덤블도어는 왜 나온 거야, 이 영화에서 하는 일 하나 없으니 다음 영화에 나왔어도 상관 없었잖아!

전작이 그나마 흥미로운 스핀오프로써 기능했던 이유는, 기존 시리즈가 잘 조명하지 않았던 미국을 배경으로 보여주기도 했거니와 여러가지 신비한 생물들이 나와 눈요기를 자극시켜주었기 때문이었다. 허나 이 영화에선 신비한 생물들의 분량이 대폭 축소 되었고, 그렇다고 해서 미국 마법부나 프랑스 마법부의 그럴듯한 무언가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각 나라별 특징을 잘 캐치해서 유머러스하게 비벼볼만한 부분이었는데 그런 거 1도 없었음.

유머도 헛방, 스펙터클도 대부분 헛방에 반전과 떡밥까지도 상해버린 느낌. 그냥 스핀오프 기획으로만 남았으면 좋았을 걸 굳이 니콜라스 플라멜 넣고 레스트랭 가문 따위의 떡밥 열심히 끼워넣느라 이 사단 났다고 본다. 데이빗 예이츠는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부터 공무원 마냥 이 시리즈 만들고 있는데, 솔직히 혹평 받았던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도 난 재밌게 봤었다. 이후 작품들도 살짝 삐끗한 게 없진 않았지만 이 정도는 아녔다구. 그렇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은 각본가인 조앤 K 롤링의 책임이 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작가로서는 모르겠는데 각본가로서는 점점 불신하게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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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로그온티어 2018/11/18 13:14 # 답글

    뭐 힘이 달릴 때도 됬으니까...라고 생각합니다. 매번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진 않을거고, 자만하는 부분도 있을거고 하니까요. 그렇기에 이제 하나 더 내고 처참하게 망한 뒤에 깊은 고찰 끝에 낸 회심의 작품으로 화려하게 부활하는 것이 남았...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지금은 아직 불안감만 만드는 것에 불과하고 대재앙 하나가 남았지 않았을까..ㅋㅋㅋㅋ 이렇게 해리포터 팬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 수 있지요
  • CINEKOON 2018/11/21 16:44 #

    대재앙이 남았다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등골이 서늘해지는 악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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