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09 16:22

도어락 극장전 (신작)


사실 좋아하는 계열의 장르가 아니라서 이야기를 길게 하진 못할 것 같다.


스포는 매우 조금.


일상의 공포 컨셉을 잘 잡았다고 생각한다. 요즘 세상에 도어락 안 쓰는 사람 별로 없고, 더불어 '원룸'이라는 궁극의 개인 공간에 살인마가 들어온다는 설정이 워낙 세잖아. 물론 그동안 나왔던 대부분의 호러 및 스릴러 영화들이 다 그런 이야기긴 하지만... 그래도 여자 혼자 사는 원룸이 배경이면 공감 갈 만하지 않냐고.

여자로 살아본 적은 없기에, 여자들의 심정을 오롯이 이해하고 있다면 거짓말일 테지만. 그럼에도 굳이 말해 본다면, 이번 영화를 보며 그녀들이 느낄 법한 공포를 대리 체험하고 강제 공감해본 것 같아 의미 있었다고 생각한다. 남자인 나로서도 이 영화 속 주인공에게 동화 되었는데, 여성 관객들의 공포는 오죽할까. 

종종 실소를 자아내는 부분들이 없지는 않다. 예고편에도 이미 공개 되었듯, 침대 밑 빈 공간에 숨어 있는 살인마의 이미지는 좀 깨더라. 그 살인마가 침대에서 기어 나올 때도 좀 웃김. 아, 보면서 그런 생각 들었다. 근래 본 영화 속 살인마 중 가장 근면성실하고 인내심 강한 살인마가 아닐까- 하는. 침대 밑에 엎드려 있는 게 얼마나 힘든데.

오프닝 타이틀이 뜬 이후 진행되는 첫 시퀀스에서 판을 잘 깔아둔 것도 있고, 영화 후반부도 나름 마음에 든다. 사실 도어락과 원룸을 소재로 한 영화 치고는 후반부 클라이막스가 좀 뜬금 없긴 하거든. 갑자기 도시 외곽 폐업한 관광호텔로 공간적 배경이 바뀌니까. 근데 그것도 마음에 들더라. 아무도 없는 밤의 호텔에서 도끼 든 남자의 추격을 받는 여자라... 대놓고 따라했단 생각은 안 들지만 이거 아무래도 <샤이닝> 오마주 아닐까나.

하여간에 종종 우스꽝스러워지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영화관 문을 나서서도 번뜩 번뜩 떠오르는 게 이 장르의 미덕이라면 그래도 딱 기본은 했다고 생각한다. 아, 집에 있는 침대 밑이 칸막이로 막혀 있어 다행이야.

덧글

  • 로그온티어 2018/12/09 19:32 # 답글

    근데 또 그 근면성실함이 더 무섭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표현한 게 아닐까요. 집요하게 쫓아오는 근성있는 살인마만큼 무서운 게 없잖아요
  • CINEKOON 2018/12/10 20:24 #

    그렇겠죠... 근데 제이슨이나 마이클 마이어스도 귀엽잖아요. 뭐 그런 어쩔 수 없는 역효과가 아닐까 싶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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