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30 13:23

미스터 스마일 극장전 (신작)


특정 배우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는 영화들이 있다. 때로는 오직 그 배우만을 위해 기획된 영화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미키 루크의 <더 레슬러>가 그랬듯이, <미스터 스마일> 역시도 주연배우인 로버드 레드포드가 살았던 삶의 궤적을 그대로 표현해내고 덧댄 영화다.


미스터 스포일!


내용적인 면에선 사실, 꽤 많이 실망스럽다. 연쇄 은행강도단과 담당 형사의 대결 구도는 이미 이 장르에서 많이 봤던 것이다. 근데 그걸 잘 해내지 못한다. 무엇보다 그 두 진영 사이의 균형추가 안 맞는다. 하지만 이는 능력 부재로 인해 초래된 결과가 아니다. 어쩌면 영화는 애초부터 그런 장르적인 재미에 관심이 없었을지도 모르지.

은행 강도 이야기는 허울일 뿐이고, 따지고 보면 결국 로버트 레드포드의 클로즈업을 성실하게 담아내려고 노력했던 영화였던 것이다. 구태여 필름 질감을 살려가며 로버트 레드포드의 얼굴을 스크린에 꽉 차게 담아낸 것은 결국 그에 대한 헌사였으리라. 그리고 영화는 정말로 알차게, 정말로 알맞게 그걸 담아낸다.

굳이 정체를 들키는 모험을 하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동네 식당에서 자신을 쫓는 형사에게 말을 거는 포레스트는 그의 자의식이 얼마나 거대한지를 보여준다. 더불어 이젠 좀 그만해도 되었을텐데, 결국 또다시 범죄에 투신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이건 뭐 <허트 로커>의 범죄자 버전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하지만 그 자체로 로버트 레드포드의 모습이 좀 보이더라. 그만둔다고, 그만두겠다고 말은 하지만 연기를 하면서 가장 행복하지 않으셨나요? 때문에 이 영화가 로버트 레드포드의 은퇴작으로 알려져있기는 하지만, 왠지 이게 끝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든다.

씨씨 스페이식은 <캐리>와 <JFK>, 최근엔 <헬프>로 띄엄띄엄 봤었는데 정말로 곱게 늙으셨네. 정말로 아름다운 노년이다, 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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