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30 13:37

PMC - 더 벙커 극장전 (신작)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영화가 나왔다. 하지만 그로인해 딱 하나 제대로 알 수 있었던 것. 김병우 감독은 하정우 가둬놓기를 좋아한다는 것.


열려라, 스포 천국!


애초 기대했던 것은 류승완의 <베를린> 같은 영화였다. 액션의 테가 좋은 하정우가 좁은 공간에서 은폐엄폐하며 벌이는 효율적인 총격 액션 영화. 근데 정작 나온 건 묘하게 <더 테러 라이브> 속편이다. 그 스타일은 물론 정신적인 부분까지도 계승한.

다각도로 촬영된 카메라 소스와 잘게 나뉜 편집으로 스타일을 확보하는 건 <더 테러 라이브>의 기술적인 그것과 닮아있고, 한국에서 잘 선택하지 않는 장르와 소재를 끝까지 밀어붙인 면모 역시도 비슷하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두 영화가 더 비슷한 지점은, 바로 이 영화가 누구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더 테러 라이브>는 계급적 분노를 토대로 끝까지 갔던 영화였다. 주인공을 협박하는 남자가 왜 그런 일을 벌이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에 질질 끌려가던 주인공이 결국 하게 되는 선택은 무엇이었는지를 통해 기득권 세력에게 무거운 한 방을 날리는 것으로 끝나는 영화였지 않나. 이 영화 역시 마찬가지다. 장르 특성상 주인공 팀이 임하게 되는 임무가 모종의 이유로 설계된 함정이겠거니 싶었지만 결과적으론 역시나 이 모든 게 정치 공작의 희생물이었던 것. 현장에서 구르는 사람들은 피를 흘리고 있는데, 그것으로부터 말미암은 지지율 하락과 상승에 일희일비하는 모습이 참으로 경멸스럽다.

또 좋은 것은, 다 끝난 줄 알았던 영화가 막판에 힘을 한 번 더 낸다는 것. 후반부의 낙하산 하강 씬은 기술적으로 흠 잡을 데도 없었거니와, 정서적으로도 터져 오르더라. 결국 그 두 남자가 서로를 구하고 살아남고, 의지한다는 것. 그것으로 맺어지는 엔딩이 좋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아쉬운 영화다. 아니, 애초에 기대했던 게 총격 액션 영화인데 주인공은 시작부터 제대로 걷지도 못하게 되잖아. 결국 또 화장실 한 구석탱이에 나름의 지휘본부 설치해서 무전기로 쑈하고. 아, <더 테러 라이브>를 재밌게 보긴 했지만 이 영화에서 기대했던 건 이런 게 아니라고.

총격전이 현대적으로 연출 되기는 했지만 그 분량이 너무 짧고, 무엇보다 주인공이 행하는 액션들이 아니다보니 감정 이입할 만한 구석이나 여유 역시 없다. 주인공은 안전한 화장실에 있는데 어떻게 긴장감이 생기냐고. 팀원들 죽어나가도 그냥 그런가 보다 하는 거지. 애초에 팀원들과 정서적으로 관객이 교감할만한 시간이 없었는데.

쿨하게 가야하는 소재인데 중간에 뜨뜻해지는 부분도 마뜩지 않다. 대사로 과거 썰 일일이 풀 건 또 없었잖아. 진짜 왜 그러냐.

그 대담한 시도와 뚝심 있는 연출만은 칭찬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영화 전체가 예상 밖의 난전이였고,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뱀발 - 하정우 뒷통수 치는 마쿠스 역의 케빈 두런드는 <엑스맨 탄생 - 울버린>에서 블롭으로 나왔었다.

덧글

  • 로그온티어 2018/12/30 20:36 # 답글

    케빈 두런드의 Dark was the night 추천합니다
    영화는 별로지만 케빈 두런드의 매력을 알게 될 것이에요
    Tragedy girls에서는 똘끼를 볼 수 있고...
  • CINEKOON 2019/01/02 16:32 #

    그런 캐스팅들의 이유는 딱 봐도 똘끼 넘쳐보여서 일까요.
  • 로그온티어 2019/01/02 17:24 #

    아마 스트레인에서 맡은 캐릭터 영향 탓일지도 모릅니다. 그걸로 유명해지셨으니까요. 다만 Dark was the night에서 이 배우, 진지하게 가도 정말 멋있구나라는 것을 느꼈어요.

    그나저나 제가 포스팅은 한 했습니다만... 최근에 코지마 히데오랑 사진 찍으셨더라고요! [데스 스트랜딩]에 나오냐 마냐 화제가 되었는데, 영화팬인 코지마 성향과 사인 내용 보면 나오실 확률 70%... 그래서 기대중입니다. 커리어가 좀 더 넓어졌으면 좋겠어요, 이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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