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1/02 17:36

아이가 자라는 순간 일기라기엔 너무 낙서


<범블비>와 <슈퍼 에이트>는 80년대 스필버그 영화들의 적자(嫡子)다. 표면적으로는 둘 다 지구 밖에서 온 외계 생명체와 주인공 소년or소녀가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니 당연한 것 아닌가 싶어 보이지만, 실은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

두 영화엔 모두 자신과 가장 내밀한 관계를 형성했던 사람의 죽음 이후, 남은 가족들에게 쉬이 정착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범블비>의 소녀 찰리는 자동차 수리하는 법도 알려주고 다이빙 대회에도 늘 함께 했던 '아빠'의 죽음 앞에서 허전함을 느끼고, <슈퍼 에이트>의 소년 조는 유일한 친구였던 '엄마'의 빈자리 앞에서 무력감을 느낀다.

하지만 둘은 모두 외계에서 온 존재들로 인해 '놓아야할 때'에 대해서 알게 되며, 또 그 때에 '놓는 법'까지도 경험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후반부, 아빠와의 추억을 상징하는 다이빙에 다시 임하는 찰리의 도약과, 엄마의 사랑을 추억하는 팬던트 목걸이를 놓는 조의 모습은 감격스럽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때로는 무언가를 가슴에 묻어두기도 해야한다는 진실을 깨달은 아이들의 표정이 섧지만 그래서 더 애틋하고 기뻤다.

덧글

  • 로그온티어 2019/01/02 17:50 # 답글

    아,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가 떠올랐습니다. 집착을 가진 악당들은 모두 자멸하고, 비슷하게 집착이 있지만 그래도 놓아야 할 때를 아는 존스 박사는 자의적으로든 타의적으로든 결정적인 순간에 집착을 버리면서 자신을 구원하곤 했죠... 근데 그런 주제가 슈퍼에이트에도 붙어있는 줄 몰랐네요. 다시 볼까...
  • CINEKOON 2019/01/09 13:49 #

    스필버그는 어릴 때 대체 어떤 경험을 했던 걸까요? 놔주어야할 때에 차마 놓지 못했다가 변을 당하기라도 했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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