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12 11:56

알리타 - 배틀 엔젤 극장전 (신작)


제임스 카메론 필생의 프로젝트. 연출은 로버트 로드리게즈. 근데 정작 원작을 카메론에게 추천했던 것은 중의 길예르모 토로였다고 한다. 우스갯소리지만 어쩌면 토로는 카메론이 자신에게 연출을 부탁하지 않을까- 하는 망상을 하지 않았을까.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토로의 그림 그리기는 실패한 것이지만.


인간과 기계 사이에서 정체성을 고민하는 사이보그 이야기와, 신분이 철저하게 나뉜 미래 디스토피아 사회를 그린다는 점에서 그리 신선한 이야기는 아니다. 그건 원작이 얼마나 대단하든 간에 어쩔 없는 것이다. 하여튼 실사 리메이크가 나온 지금이잖아. 인정할 인정해야지.


<알리타 - 배틀 엔젤> 다소 신선하지 못한 이야기의 약점을 비주얼로 뚫는다. 확실히 비주얼만큼은 언감생심이다. 이런 가능한가 싶을 정도로 유려함. 물론 비주얼마저도 뻔한 사실이다. 다만 프로덕션 디자인의 비주얼이 아니라, 주인공인 '알리타' 비주얼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따지고보면 얼굴을 CG 떡칠한 인물이 주인공인 영화인 건데, 그게 별로 신경 쓰일 정도의 기술력이면 정말이지 대단한 아닌가. 당연히 로사 살라자르라는 배우가 베이스로 연기를 해주고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컴퓨터를 통해 그린 얼굴을 보며 우리가 존재를 의심하지 않는다는 진짜로 대단한 거다.


근데 그걸 제외하면 영화에 대체 뭐가 남냐. 원작을 봐서 모르겠지만 하여간에 여러 에피소드와 이야기들이 존재하는 같긴한데. 실사 영화는 갈팡질팡이다. 모터볼 경기는 비중으로만 보면 거의 영화의 핵심이다. 막말로 모터볼을 소재로 SF 스포츠 영화로 갔어도 말이 없을 정도의 분량인데, 정작 영화는 이것만 하는 아니잖아. 여기에 로맨스를 포함한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관계도 다뤄야 하고, 주인공이 기억을 잃었으니 기억에 대한 미스테리도 다뤄줘야 하며, 영화의 흑막이라 있을 노바와 사이보그 악당들, 특히 '자팡'이라고 하지만 활약만 놓고 봤을 줘빱인 허접 쓰레기 악당놈도 챙겨줘야 한다. 때문에 영화가 균질하지도 않고, 각자의 물리적인 분량 역시 제대로 챙겨지지가 않아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인다는 인상이다. 


공감의 문제 역시 있다. 알리타 주변 인물들 가장 핵심이 되는 인물로 '휴고' 있다. 알리타와 사랑까지도 나누는 인물. 근데 놈은 필생의 목표가 윗동네인 '자렘'으로 가는 것이라는데, 거기 뭐가 있는지 지도 모른다. 그냥 맹목적이다. 때문에 요놈의 자렘 진출을 도와주려는 알리타 역시 결국 정확히 뭘하려는 것인지가 희미해진다. 휴고나 시렌이나 대부분의 인물들이 자렘 엄청 가고 싶어하던데 거기 꿀이라도 발라놓은 건지, 아니면 하와이나 뉴질랜드처럼 관광으로 먹어주는 동네인 건지. 하여간 존나 다들 원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이야기. 


때문에 그나마 관객들의 공감을 사는 크리스토프 왈츠가 연기하는 '이도'이다. 얘한테는 그럴듯하고 대중적인 사연이 주어져 있거든. 과거에 잃은 때문에 일종의 죄책감을 가지고 있고, 딸의 빈자리를 알리타로 채운다는 아주 조금은 통속족인 이야기. 하지만 그래서 먹힌다. 알리타가 이도에게 딸로서 느끼는 감정보다, 이도가 알리타에게 아버지로서 느끼는 감정이 빨라 보이는데 이건 부모 자식 간의 관계를 생각해보면 당연한 거다. 자식이 나오기 전부터 부모는 자식의 존재를 인지 한다. 그렇게 10여개월을 보내다가 출산 후엔 기르기까지 하지 않나. 하지만 자식은 그런 시간들을 모르잖아. 때문에 부모 자식 사이에서 부모가 자식에게 조금 집착하는 , 또는 애틋함을 빠르게 느끼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재미있는 부분이 수도 있었다. 임신하고 출산한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이도가 먼저 알리타의 존재를 인지했고, 그녀를 사이보그화 시키면서 먼저 그리고 오래 봤을 테니까. 근데 영화는 그걸 설명 한다. 런닝타임의 제한이었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잠깐이나마 설명 했어야지 않나.


비슷한 문제는 휴고에게서도 발생하는데, 휴고야말로 재밌을 있는 캐릭터였다. 다른 사이보그들 등쳐먹으며 살다가, 알리타라는 사이보그를 만나 사랑을 느끼며, 종국에는 본인마저도 사이보그 신세가 되지 않나. 희로애락으로만 따지자면야 이만한 주인공감이 없는데 정작 영화에선 내내 짐덩이 취급. 


거대 예산의 블록버스터 영화가 결국엔 말괄량이 길들이기에 불과했다는 말씀. 믿을 없는 비주얼인데 정작 이야기는 믿고 싶지 않은 수준이니 이런 결과물을 제임스 카메론은 대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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