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12 11:58

높이 나는 새 극장전 (신작)


스티브 소더버그는 정말 지치지도 않는다. 그리고 이미 성공한 할리우드 상업 영화 감독으로서 정도로 전위적이어도 되는 건가- 싶을 정도로 최전방에 있다. , 사실 개는 이미 알았던 사실이지. 근데 이번 영화까지 보고 새롭게 느낀 점은... 양반 관심사가 정말이지 높고 넓구만!


미국 농구의 상징인 NBA 리그 관련 이야기를 하고, 여기에 농구 선수들이 주요하게 나오는데도 정작 농구 경기하는 장면은 1 나오지 않는 희귀한 영화. 이건 농구 선수로서 성장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룬 것도 아니고, 농구를 삶의 목표로 잡아 달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아니다. 일례로 베넷 밀러의 <머니볼> 같은 영화라고 해야할까. 맞다. <높이 나는 > 농구 경기 자체가 아니라, 이면에 존재하는 비즈니스 세계를 다루고 있는 영화인 것이다.


아주 정확하게 묘사되지는 않지만, 모종의 이유로 NBA 리그가 직장 폐쇄 상태를 맞이하게 되고, 때문에 이제 데뷔하려던 신인 농구 선수는 위기를 맞게 된다. 그리고 그를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는 에이전트가 영화의 실질적 주인공.


아이러니하게도 농구 경기는 일절 다루지 않으면서, 농구를 자체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리려고 하는 이상하고 독특한 영화. 일종의 적대적 세력으로 규정되어 나오는 구단주들과 NBA 리그 이면의 비즈니스계 인물들이 농구 자체를 산업으로 보는 반면, 우리 편에 에이전트와 신인 선수는 농구를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인물들로 그려진다. 특히 주인공이라 있을 레이는 에이전트임에도 비즈니스로써의 농구보다 문화적 아이콘으로써의 농구를 대변하는 인물. 그게 특이함.


일반인들이 모르는 세계에 대해서 다루면서도 워낙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게다가 뒷배경이 될만한 이야기들에 대해 친절히 설명하지도 않는 편이라 중반부까지도 대체 이게 영화인가- 싶어진다. 그냥 사람들이 이리저리 치이고, 사이에서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하는 보여주려는 영화인가 싶다는 . 그러다 후반에 나아지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콜래트럴> 이후 디지털 촬영을 고수하고 있는 마이클 만과 더불어 디지털 촬영 일선에 있는 스티브 소더버그 답게 이번 영화 역시 디지털이고, 전작인 <언새인> 마찬가지로 아이폰만으로 촬영을 진행했다고 한다. 물론 앞에 좋은 렌즈를 붙여 찍긴 했겠지만, 어쨌거나 대단한 시도. 다만 영화 전체적으로 활용성을 과시하기 위해 짠듯한 디자인들과 카메라 움직임들이 다소 과하게 느껴지는 측면도 있다.


필름 촬영의 영역을 지키고 있는 크리스토퍼 놀란이 최근에 인터뷰를 통해 말했다지, 소더버그가 다크 사이드인 디지털 촬영에서 얼른 다시 필름 촬영으로 넘어왔으면 좋겠다고. 이에 소더버그의 대답이 가관이었다. "크리스토퍼 놀란이 연필로 시나리오를 쓰면 넘어아겠다." 정도면 끝까지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집하는 장인이라 불러도 손색없을 같다. 물론 이번 영화 자체는 그냥 그랬지만.


덧글

  • nenga 2019/02/12 13:03 # 답글

    진짜 연필로 쓰면...
  • CINEKOON 2019/02/18 14:37 #

    그런 날은 오지 않을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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