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06 10:39

써스펙트, 2001 대여점 (구작)


포스터 니콜슨의 히스테릭한 표정과 더불어, 은퇴를 6시간 남긴 노형사가 피해자 어머니와의 약속 때문에 범인을 쫓는다는 시놉시스만 보고 선택한 영화였는데 감독이 무려 펜이네. 본작이 그의 세번째 연출작. 하긴, 생각해보니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적통을 이어받을 후계자엔 애플렉과 브래들리 쿠퍼 이전 펜이 있었지. 물론 앞의 둘에 비해 연출자로서 비틀거리는 경우도 많았지만 그래도 이렇게 꾸준히 했다는 어디인가 싶기도 하고.


죽은 아이의 엄마가 한다는 말이... 거의 오컬트 수준이다. 식으로 말을 하냐. 영혼을 걸고 약속하라고? 그것도 죽은 소녀가 만든 십자가에 대고? 때문에 주인공이 범인 찾으려고 백방으로 노력하는 죄다 영혼 털릴라고 발악하는 것처럼 보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무슨 학교 방학 숙제도 아니고 영혼 털리고 싶지 않으면 알아서 하라는 건가.


사실 후반부까지는 그런대로 기능하는 추적극이다. 단순한 방법으로 만드는 긴장감이지만 나름대로 괜찮고, 무엇보다 주인공이 미친듯이 차를 몰고 동네 교회로 돌진하는 장면에선 나조차도 땀을 쥐게 만듦. 교회 박차고 들어가는 쇼트만의 환상 연출은 역시 단순하지만 기가 막히더라. 짧은 시간동안 밖으로 탄식이 흘러나왔으니.


근데 결말부가...... 결말부까지 보고나면 1차적으로 드는 생각이, ' 영화가 지금 갖고 논건가?' 어떤 느낌인지는 알겠다. 코엔 형제의 영화들이 삶의 우연성과 즉흥성이 초래하는 비극들을 다루는 것처럼, 영화 역시도 운명 같은 우연이 사람을 어떻게 파국으로 몰고 있는지 제대로 보여주는 영화거든. 그래, 느낌인지 알겠다고... 하지만 그걸 이해하고 감안한다 해도 영화 결말에서 빠지는 어쩔 없더라. 시바, 이렇게 끝나면 주인공이 너무 불쌍하잖아! 이게 오컬트 마녀 때문이라고!


나쁜 놈이거나 +아이거나. 보통 하나를 연기하기 마련인 니콜슨 주연작인지라, 중반부까지 너무 사람 좋게 나오길래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근데 역시 아니나 다를까 막판에... 거의 미친 상태로 전락하던데. 이래야 니콜슨이지!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냥 재수없는 교통 사고 하나 때문에 인생 몰락한 남자의 이야기다. 그래, 아닌 같은 남의 일이 누군가를 엄청난 고통의 비극으로 몰고갈 수도 있다. 마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에서 데이비드 핀쳐가 보여주었던 연출처럼. 하지만 어쨌거나 누군가가 미쳐가는 보고 있는 일은 유쾌하지 않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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