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21 16:14

아토믹 블론드, 2017 대여점 (구작)


데이빗 레이치 감독의 액션 스타일을 굉장히 좋아한다. 우선 촬영적으로는 카메라를 쓸데없이 많이 흔들어 좋음. 화려한 액션 안무보다는 조금 투박하더라도 고전적인 카메라 워크와 안에서의 미장센을 구축하는 모습이 뭔가 영화적으로 느껴져서.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액션 안무는 후지다는 아니다. 캐릭터를 대변하는 액션 세트 피스를 정말 짜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진짜 처절한 개싸움이 뭔지 이해하고 있는 감독이기도 하고. 아니, 그냥 떠나서 영화마다 총격 액션과 카타나 액션, 권격 액션 하나 빠짐없이 고루 보여줘서 좋은 거다. 근데 시발 이건 이래. 


이야기가 복잡한 편에 속한다. 물론 <인셉션>이나 <식스 센스> 같은 영화에 비하면 그리 난이도가 높지는 않지. 아니, 사실 높지 않은 수준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이야기 구조지. 근데 문제는 데이빗 레이치가 놓고 활개치려면 이야기 구조가 굉장히 단순해야한다는 거다. 지금 수준보다 훨씬 . 


<존 윅> 시리즈는 어쨌든 선형적인 구조를 갖고 있었다. 부분부분 과거 회상이 나오긴 하지만 그게 전체 이야기의 구조를 크게 건드리지는 않았었고. 근데 영화는 시작부터 난리다. 주인공이 조사 받으며 내레이션으로 푸는 순간은 현재인데, 실제 이야기의 대부분은 모두 과거로부터 온다. 때문에 현재와 과거가 교차 편집 되고, 여기에 인물 역시 적은 편이 아니다. 아니, 이것도 엄밀히 따지면 일반 영화 치고는 인물이 많은 아닌데... 그냥 나오는 인물들이 죄다 품고 있어서 정확한 상황을 쉽게 수가 없다. 그게 심한 특히 제임스 맥어보이의 '퍼시발'. 새끼는 등장부터 존나 수상했는데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하다가 막판에 보니 불쌍하게 가고... 뭐야, 이거.


정리하면, 이야기 자체는 어렵지 않다. 다만 감독의 역량이 부족했을 . 데이빗 레이치에게 이야기를 세련되게 풀어나가는 능력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단순한 각본을 쥐어줄수록 날뛰는 감독인데 암만 봐도 이건 인물들의 심리가 중요한 심리 스릴러란 말이지. 힘으로 스탯 몰빵한 캐릭터인데 직업 마법사 시키는 거랑 비슷한 상황이다 말이다. 힘법사 좋은데?


냉전 시대의 분위기를 재현해 비정한 심리 스릴러를 만들고 싶었던 같은데 결과는 정작 밍숭맹숭. 후반부 계단 롱테이크 액션 장면이 좋긴 하지만 그건 그거대로 과시적이라 별로더라. 이렇게 까다로워? 그리고 꼴에 막판 반전은...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액션 외길을 걷는 감독이라 단순하고 좋은 각본 만나 이거보다 찍었으면 좋겠다. , 차기작 리스트들이 빵빵하니 아직은 기대해봄직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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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로그온티어 2019/03/21 17:58 # 답글

    제 생각에는... 심리스릴러보다는 그냥 꼴리는 대로 만들었다?;; 그 느낌 들었습니다. 뇌내 리미트 해제하고 이야기 자체를 자기가 만들고 싶은 방향대로 그려놓은 느낌. 이해보다 인상을 주기 위해 계속 씬들을 던지는데, 하필 그 인상들이 관객에게 떠먹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가 생각하는 재밌는 장면들을 계속 던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보니 그 장면이 입맛에 맞으면 떠먹여주는 대로 정신없이 먹으며 포식하는 반면, 아니라면 굶은 채로 극장을 나서는거죠.

    거기서 저는 편식하는 편이라; 근데 외국 향수 or 화장품 광고스런 키치적 풍경은 좋았습니다. 미치코 런던느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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