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21 16:21

'인종할당제'라는 옛 말에 대하여 일기라기엔 너무 낙서

잠깐만 생각해보자. 영화 여성 캐릭터를 이야기한다면 우리는 어떤 가장 먼저 떠올릴까? 섹시한 팜므파탈이거나 또는 모성애 충만한 어머니이거나. 그도 아니면 남성 주인공에게 구출되어야하는 공주님 같은 존재이거나. 그렇다면 액션 영화에 등장하는 흑인 캐릭터라고 하면 우리는 어떤 떠올리게 될까? 아마 대부분은 많은 떠벌이 감초 캐릭터를 떠올리지 않을까? 그럼 . 할리우드 영화 동양인들은? 그들은 보통 하나다. 어눌한 발음으로 돈만 밝히는 수퍼마켓 사장이거나 무술 고수이거나.


할리우드 영화에 특정 집단을 대표하는 사람이 명씩만 출연하게 되면 벌어지는 사단이 바로 그거다. 여성 중에는 터프한 여성도 있고, 흑인 중에는 똑똑한 흑인도 있고, 동양인 중에는 용감한 동양인도 있을 것이다. 허나 영화에 명씩만 출연하게 되면, 캐릭터는 자신이 속한 집단의 표본이 되어버린다. 본의 아니게 집단의 국가대표 같은 되어버린다. 그래서 캐릭터가 고정되고, 고정된만큼 편견이 깊게 뿌리박혀 오래도록 지속된다.


<오션스 에이트> <블랙 팬서>,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대단한 때문이다. 영화 모두 완성도와 호오를 떠나서. <오션스 에이트> 주체적인 여성과 물색 없는 여성이 모두 등장하고, <블랙 팬서> 진중한 흑인과 후회로 가득 흑인이 등장한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에는 매너 좋고 잘생긴 동양인과 비열한 동양인이 모두 영화 속에 들어 있다.


한국 영화이긴 하지만, <악녀> <미옥> 꺼내 비교하면 그러한 특징은 두드러진다. 제목부터 '악녀'이고 사람 죽이는 일쯤은 동네 슈퍼마켓 가는 것보다 가볍게 여기는 여성 주인공인데, 결국엔 모든 모성과 사랑으로 귀결되지 않나. <미옥> 역시 마찬가지고. 때로는 정말로 그냥 사악하고 거칠기만한 여성 캐릭터를 보고 싶은데, 영화 중요한 여성 캐릭터가 명씩만 나오면 이런 문제들이 생기는 것이다.


물론 이런 사회적 메시지 보다는 영화적 완성도와 재미를 최우선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는 한다. 허나 우리는 현실 세계에 살고 있고, 무릇 예술이라는 현실에 감응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것을 결코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인간군상을 보고 싶다. 야비한 여성 캐릭터도 보고 싶고, 예민한 흑인 캐릭터도 보고 싶으며, 무술 실력은 없어도 충분히 매력적인 동양인 캐릭터 역시 보고싶다. 그러다보면 패션에 집착하고 발음을 꼬아대기만 하는 게이 캐릭터도 점차 줄어들 것이며, 중동 사람들은 이상 테러리스트로만 떠올려지지 않을 것이고, 극빈층과 범죄자들의 대표 얼굴이 히스패닉으로 기억되는 일도 조금씩 줄어들 것이다. 지구 최강대국의 수장이 국경을 따라 벽을 쌓으려고 하는 때에, 이러한 경향은 분명히, 그리고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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