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27 00:42

우상 극장전 (신작)


오랜만에 만난 존나 괘씸한 영화. 여러 다양한 평가와 해석이 존재할 여지는 분명 있지만, 나한텐 그냥 자의식 과잉이 빚어낸 대참사로 밖에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점부터 찾아 언급해보자면. 

일단은 컷을 짜는 연출력과 그를 뒷받침하는 촬영이 대단하다. 영화 초반 주인공의 차고 장면까지는 긴장감이 실로 뛰어났는데, 따지고보면 그게 순전히 연출과 촬영 때문이다. 시체가 덩그러니 놓여있긴 하지만 사실 외엔 딱히 긴장 터질만한 구석이 없는 초반부거든. 근데 음산한 연출과 촬영만으로 긴장감을 만들어내더라. 

그리고... 그리고... 없네.


장르를 미스테리 스릴러로 놓고 보자. 실제로 그렇게 알고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많았을 테다. 당장 나도 그랬고. 어쨌거나 미스테리 스릴러로 영화를 놓고 보자고. 어떤 특정한 미스테리를 다루는 영화들이 재밌으려면, 미스테리가 꺼풀씩 벗겨질 때마다 관객 역시도 놀라거나 최소한 긴장해야한다. 그게 주인공에게 몰입되어 있다는 증거니까. 좋아, 그럼 그렇게 하려면 어떡해야하는데? 미스테리가 벗겨지는 순간마다 감춰져 있던 '진실' 무엇이었는지, 또는 어떤 '트릭' 또는 어떤 '과정' 존재했는지를 관객에게 전달 시켜줘야지. 근데 영화가 그걸 , 젠장.


예를 들면 이런 거다. 전쟁 장르 영화인데, 전투 장면이 재밌으려면 보통 가지만 잘하면 된다. 전투가 어떤 과정을 통해 전개되고 있는지 관객에게 보여주는 첫째다. 현재 전황은 어떻고, 전투에 임하는 특정 진영이 어떠한 방법으로 이기고 있는지 또는 지고 있는지를 전달하는 . 그리고 둘째, 전쟁터 한복판에 놓인 주인공의 심리를 까보이는 . 그게 용기이든 두려움이든 어쨌거나 주인공이니 우리가 그의 감정을 알고 공감해야할 아냐. 가지가 중요한 거다.


근데 영화는 그걸 한다. 전쟁 영화는 아니지만 미스테리물로써 어떤 진실이 어떤 과정을 통해 감춰져 있었는지와 진실에 대면하는 인물들의 감정이 전달 . 상황인지 모르겠다. 그냥 이야기 전개 자체가 인지부조화의 경지다. 인물들의 웅얼거리는 대사와 다수의 연변 사투리로 한국 영화임에도 관객들이 대사를 알아듣는 경우가 많다 들었다. 그럴 있다. 다만 이슈를 미리 알아서였는지 귀를 쫑긋 세우고 영화를 봐서 크게 들은 말은 없었다. 물론 그렇다고 소머즈처럼 알아들은 아니고, 80%정도는 알아들은 같은데? (그럼 나머지 20%...?)


아니 근데 이거 장담하는데 대사 100% 알아 들어도 상황인지 파악하기 어려울 ? 그냥 영화 전체가 고다르의 < 멋대로 해라> 같은 느낌이다. 씬과 씬의 이야기가 붙어. 인물들은 갑자기 이런 행동을 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가장 중요한 그거다. 따지고보면 없었던 이야기라는 . 그냥 일반적인 스릴러 영화의 문법대로 갔다면 충분히 이해할 있는, 아니 너무 간단해서 이해하려는 노력조차 불필요한 내용인데 시덥지 않게 부풀려놔서 이해불가한 영화로 만들어놨다. 철학적 난제가 있는 영화도 아니고, 우리가 이해하기엔 너무 어려운 그런 메시지가 있는 영화도 아닌데 그냥 전개만 난삽하게 만들어 이해가 되는 경지. 


전도유망했던 정치인이 점점 나락으로 떨어지는 몰락의 이야기인가 싶다가도 그냥 부조리극 같고. 부조리극 같다 싶다가도 그냥 범죄 스릴러 같고. 범죄 스릴러 같다가도 막판엔 갑자기 <황해> <신세계> 같은 영화들에서 법한 설정으로 밀고 나간다. 이거 대체 정체가 뭐야. 


니콜라스 윈딩 레픈의 <드라이브> 비슷하면서도 결정적으로 다른 느낌이다. <드라이브> 겁나 단순한 이야기를 후까시 겁나 잡아가며 하거든. 근데 영화는 후까시만 잡지 젠체는 별로 . 스스로의 플롯이 매우 단순하다는 이미 인지하고 있거든. 근데 영화는 후까시만 더럽게 잡지 정작 까놓고 보면 없는 이야기일 뿐이다. 거기서 맥이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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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로그온티어 2019/03/27 00:49 # 답글

    말하자면 고추는 있는데 불알이 없는 영화라는 말이군요.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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