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28 13:06

<턴 업 찰리> 연속극 대잔치


오직 이드리스 엘바의 포스터 표정 그거 하나 때문에 보게 미니 시리즈. 지금까지 그의 필모그래피를 모두 섭렵한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주요작품들은 거진 봤는데, 저렇게 뭔가 떨어진 웃음을 짓고 있는 처음 봤다. 그거 하나 때문에 시리즈.


그리고 실제로 이드리스 엘바는 미니 시리즈의 알파이자 오메가요, 빛과 소금이다. 정통 코미디 배우로 알려진 사람이 타이틀 롤을 맡았더라면 이런 느낌이 났을텐데, 각종 영화에서 험상궃은 표정으로 카리스마 뿜뿜하던 양반 데려다가 이런 시키니 맛이 난다. 배우 본인도 스스로 그걸 즐기고 있는 같고.


이드리스 엘바의 '찰리' 왕년에 '찰리 에이요'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던 DJ인데, 진짜 말그대로 왕년 밖에 없는 사내다. 하나의 히트곡으로 사랑 받았던 왕년을 잊지 못해 지금까지도 언더그라운드에서 높은 곳을 바라만 보고 있는 사내. 하지만 정작 현실은 시궁창이다. 이모 집에서 얹혀사는데 저멀리 나이지리아에 계시는 부모님은 계속 스카이프로 연락해 달달 볶지, 여자친구는 나보다 잘난 만나 약혼했지, 영감은 떠오르고 그나마 들어오는 일들도 죄다 B 아닌 C 정도의 행사들일 . 여기에 오랜만에 만난 불알친구는 할리우드에서 성공한 배우로 런던에 돌아온다. 정도면 자괴감 폭발할 텐션 아니냐.


근데 주인공이 감정적 갈피를 잡는다. 원래 이런 종류의 이야기에서 너무 비참하게만 나가면 지루한데다 우울해지고, 그렇다고 너무 밝게만 나가면 현실감각 없는 이야기가 되어버리거든. 와중에 이드리스 엘바의 찰리가 중심을 잡는다. 상황 자체는 비참하되, 배우의 표정과 대사가 밝다. 너무 느끼하지도, 너무 매콤하지도 않는 중후한 구성.


사실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다섯번째 에피소드에 있다. 음악적 동료가 세라에게 자신의 치부를 고백하는 장면. 우리 부모님은 내가 음악계의 거물이 아셔. 돈도 많이 버는 아시고, 헤어진 여자친구와는 여전히 되어가고 있는 아시지. 근근히 돈을 정기적으로 부모님께 부치고 있어. 새로 돈인 아시지. 하지만 아니야- 이어지는 대화. 이거 너무 비릿할 수도 있는 이야기인데 이드리스 엘바의 표정이 너무 삼삼해서 느끼하지 않더라. 기분 좋은 비참함이라고 해아할까. 


, 이런 주인공 캐릭터를 어떻게 싫어할 있겠나. 가끔 멍청한 짓도 하고, 스스로가 통제 되어 실수도 저지르고, 거만해지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거기에 모습이 보이더라. 뭔가 해보고 싶은데, 너무 되니까 스스로에게 만족 못하는 그런 있잖아. 정말 능력있는 누군가가 나를 도와준다고 했을 , 너무 좋지만 손을 선뜻 잡기가 미안해지는 그런 순간들 있잖아. 거기에 너무 모습이 녹아있는 같아 그러면서도 마음이 가더라.


존나 막장으로 빠질 수도 있는 이야기였는데 적당한 긴장감만 주면서 실제론 길을 갔다는 것도 좋다. 그리고 떠나서 이드리스 엘바 겁나 섹시하네. 지금까지 목소리에만 빠져 있었는데 역시 몸도 연기도 좋은 양반이었어.


클리프행어 아닌 클리프행어로 시즌 피날레한지라 얼른 다음 시즌 나왔으면 좋겠다. 끝나고 집에 왔을 배경소음으로 틀어놓기도 좋은 미니 시리즈다. 넷플릭스야, 얼른 일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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