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28 17:15

<열혈사제>_0101_하느님이 너 때리래 ~ 0120_we will be back_시즌 피날레 연속극


국정원 산하 대테러 특수부대 요원 출신인 남자가 가톨릭 사제 되어 나쁜놈들 때려잡는 이야기. 근데 때려잡을 나쁜놈들이 날고 기는 지역구 카르텔 년놈들이라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어느 정도의 역시 이뤄진다.


에피소드 때까지만 해도 어떤 톤의 드라마인지 몰라서 조금 헤맸었는데, 전체적으로 그냥 병맛. 아니, 사실 본격적인 병맛이라고 하기엔 그렇고 키치하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때문에 설득력 없고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장면들이 종종 있다. 제아무리 무능력한 강력반이라지만 신참 주제에 크롭티로 출근하고 선배들에게 랩으로 하는 자기소개라니. 분노조절장애가 있는 신부라지만 엄연한 사제인데 민간인들 줘패고 다닌다는 설정이라든지. 하여간 되는 요소들이 많다.


문제는 모든 것이 조절에 달려있다는 거다. 존나 현실적인 톤에서는 당연히 그게 먹히지. <비밀의 숲>에서 배두나가 핫팬츠 입고 범죄자들 죽빵 때려봐라. 와닿지. 근데 드라마에서는 그게 말이 된다. 애초 톤이 너무 키치해서, 그냥 이것저것 용인되는 모양새.


내가 수퍼히어로 장르는 좋아하는 이유는 화려한 초능력 남발 때문이 아니라 주인공들이 대개 자경단이기 때문이다. 성격파탄자에 법치주의적 시각이라 해도 어쩔 없는 , 가끔 법보다 주먹으로 때려주고 싶은 사람이나 상황이 있는 법이거든.


드라마를 재밌게 이유는 때문이다. 자경단의 본질적인 카타르시스를 다루기 때문에. 종종 뻔하고 개연성 없는데다 유치해지지만, 그게 솔직한 같아 좋았다. 이게 이렇게 취향에 맞을지는 나도 몰랐고 나를 아는 다른 사람들도 몰랐을 .


아닌게 아니라 실제로 수퍼히어로 장르 패러디가 많다. 대표적인 역시 배트맨. 배트맨의 고담시가 그랬던 것처럼 드라마의 배경지도 가상의 지역구다. 심지어 이름이 '구담'구임. 주인공이 분노조절장애를 가진 , 무수한 뚝배기를 주먹 실력자라는 점은 당연한 거고. 배트맨에게 배트케이브가 있다면, 드라마의 김해일 신부에겐 나름의 비밀 기지로 컨테이너 박스가 있다. 배트맨이나 김해일이나 이륜차 좋아하는 것도 똑같고. 화룡점정은 사제복. 암만 생각해도 이거 그냥 배트맨의 검은 망토 오마주하려고 넣은 같단 말이지... 따지고보면 주인공이 사제였어야할 이유도 없었다. 왠지 검은 망토 하나 넣고 싶어서 사제로 설정한 것처럼 느껴지네. 물론 아니겠지만.


많진 않지만 가이 리치 스타일의 액션 연출이 있고, 주성치 스타일의 코미디가 많다. 초반엔 전위적인 디자인이나 커버리지 샷의 도움을 받지 않는 롱테이크 연출 같은 것들이 많았는데 뒤로 갈수록 그런 줄어들긴 하지만. 아마 코미디의 농도를 높이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아쉬운 점으로는, 설정을 군데군데 기워 붙여넣은 같다는 . 쏭삭이 태국 왕실 경호대 에이스였다는 설정 같은 아무래도 뒤에 붙은 설정인 것처럼 느껴진다. 왜냐면 드라마 중반에 쏭삭 황철범 부하들한테 엄청 쳐맞잖아. 근데 거기선 그냥 맞고 있고. 나중엔 갑자기 각성해서 무에타이로 접어버리고. 이게 말이 된다. 아니면 복선 마냥 폭력을 꾹꾹 참고 있다- 정도의 내적 갈등을 보여줬더라면 모를까. 하여간 이것뿐만 아니라 이런 많음.


앞에서 배트맨 이야기를 했는데, 그것 외에도 패러디와 오마주가 많은 드라마다. 높으신 분들의 어두운 일면을 다뤘다는 점에선 <내부자들> 생각나지 않을 수가 없고, 뺀질이 재벌 3세가 나오는 장면에선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베테랑> 떠오름. 심지어 '어이가 없네'라는 대사도 나오고. 외에도 막판엔 <마녀> <아저씨> 느낌도 있다. 제일 웃긴 메타 발언도 천지임. 김성균이 <극한직업> 드립치자 <기묘한 가족>으로 받는 김남길의 배우 개그라던지, 하필 김성균 나오는 드라마에서 <범죄와의 전쟁> 패러디라던지. 


사실 영화 학교에서 영화를 공부했고, 졸업 이후에도 소소하게 영화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는지라 스텝이나 배우 직업군에 인연이 닿는 경우가 많은데. 드라마도 때문에 거였다. 인연이 있는 배우가 출연하게 되어서. 처음엔 걱정했는데, 연기 너무 잘해줘서 내가 기쁘고 황송했다. 앞으로 탄탄대로이길 바란다.


하여간 적어도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이거 보느라 바빴다. 그래도 재밌는 드라마였으니 시간 아깝지 않고 그걸로 되었다. 시즌 피날레가 이렇게 아쉬운 드라마는 오랜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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