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31 14:00

고질라, 2014 대여점 (구작)


괴수 영화를 보는 많은 사람들의 불만은 그것일 거다. 명색이 괴수 영화이면서 분위기 조성을 핑계삼으며 정작 괴수의 실물은 별로 보여주지 않는다는 . 물론 그러한 점이 괴수 영화의 매력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너무 고착화된 클리셰거든. 그리고 원래 그딴 이유가 옛날에 괴수들을 리얼하게 구현해낼 자신이 없어서였거나 가능하더라도 들이기 힘드니까 그랬던 건데 솔직히 요즘 기술력과 블록버스터 평균 예산으로 아예 커버 정도는 아니잖아?


그런 괴수 영화의 클리셰를 고려하고 봐도 관객들과 밀당 쩔게 하는 영화다. 주인공 괴수가 영화 시작 시간이 지나서야 등장하는 부분이 특히 그럴텐데, 사이 관객들이 지치지 않게 악당 괴수들부터 소개 때리며 시간 끈다. 그리고 밀당의 화룡점정은 역시 호놀룰루 전투. 기깔나게 포효 쏴놓고 TV 중계 화면으로 돌릴 줄이야. 정도면 청혼해놓고 사탕반지 주는 수준이다. 인간측 주인공들의 드라마에 설득력이 없는 것은 분명 약점이지만, 다른 좋은 연출들과 밀당으로 비교적 덮어낸다는 것은 장점.


<퍼시픽 > 더불어 오프닝 연출부터 쩌는 영화. 영화 모두 오프닝에서 해당 영화가 다루고 있는 세계관 셋업을 해낸다. 밑도 끝도 없이 말도 되는 유치한 설정이지만, 오프닝에서 정도의 현실감과 생생함을 준다는 정말이지 대단한 연출력이라고 밖에 없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조금 뚱뚱하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영화 고질라의 디자인은 가히 역대 최강.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란 이런 것일까. 오랜 시간동안 군림하며 지구라는 나와바리의 최강자로 군림했을 고대 생물로써는 디자인 되었다. 갖다 붙이긴 쌍방에게 미안할 정도지만 롤랜드 에머리히의 '질라' 녀석이 비벼볼만한 여지가 없다. 아주 아리가또한 리디자인. 허나 이와 반대로 무토 커플의 디자인은 아쉬운 사실. 생물학적인 접근 보다는 건축학적 또는 기계적인 디자인을 의도적으로 채택한 같은데, 덕분에 비교적 신선하기는 하나 때문에 현실감이 묘하게 없어 뵌다. 이런 양키 센스인 것일까.


악당 괴수 둘의 동기가 재미있다. 커플끼리 섹스하고 낳아 살아보려고 지랄 떨었다는 실로 어이가 털릴 정도로 웃긴 설정이다. 생물학적으로는 기가 막히게 들어맞는 컨셉이라 웃김. 여기에 빡친 노신사 고질라 커플 조지러 온다는 설정도 따지고 보면 재미있고.



하긴... 존나 열불날만한 장면이긴 하네.


인간들의 시각에서 연출이 많다. 건물 내부에서 유리창을 통해 바라본 괴수들의 싸움이라든지,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는 장면에서 인물들이 고글을 통해 비춰지는 괴수들의 모습이라든지. 괴수가 셋이나 나오는 영화이지만 정작 그들끼리만 붙어 있을 크기를 가늠하기가 어려운데, 이런 식의 연출을 통해 괴수들 특유의 양감이 돋보인다고 해야하나. 이래저래 영리한 연출이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확실히 가렛 에드워즈는 양감을 살리는 연출자다. <로그 >에서도 느꼈지만 확실히 정점은 이쪽이었던 같다. 그나마 있는 단점들은 대부분의 괴수 영화들이 갖고 있는 단점들인지라 뭐라 하기가 그렇고, 다만 장르의 장점 하나만큼은 확실히 들이댄 모양새. 정도면 분명 팬들을 겸허히 끌어안은 묵시룩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뱀발 - 브라이언 크랜스톤의 일본어 발음 웃김. 주인공인 알았는데 금세 리타이어 하는 웃김.

뱀발 2 - 엘리자베스 올슨은 촬영 일수가 얼마 정도 되었을까? 

뱀발 3 - 때마다  불쌍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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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포스21 2019/05/31 16:33 # 답글

    확실히 괴수보여주기가 좀 감질나는 면이 있지만 꽤 괜찮았던 기억이 나네요.

    근데 에머리히의 그 질라도 영화 자체는 재밌게 봤습니다. 단지 등장한 괴수가 고질라가 아니었을 뿐.
    결과적으론 제목사기...
  • CINEKOON 2019/06/03 23:37 #

    에머리히는 대 사기꾼...
  • 天照帝 2019/05/31 16:42 # 답글

    무토 커플에 감정 이입한 어떤 일본 괴수팬의 트윗이 웃겼죠.
    고난을 극복하고 겨우 맺어진 (한참)연상녀 연하남 커플이 고생해서 집도 장만하고 애도 낳아서 깨가 쏟아지게 살아 보려는 참에 웬 야쿠자가 난입해서 풍비박산을 내는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스토리라고.
  • CINEKOON 2019/06/03 23:37 #

    사회 비판 드라마였군요
  • 로그온티어 2019/06/01 00:41 # 답글

    마지막에... 같이 구르며 무토와 싸우고 고질라의 여정을 옆에서 지켜본 주인공과 기력을 다해 쓰러진 고질라가 눈이 마주치는 장면이 있는데요. 제가 얼마전부터 언급한 거긴 합니다만, 그게 너무 로망돋는 겁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말이죠. 같이 이렇게 저렇게 싸우며 지친 상태에서 서로의 마음이 통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 CINEKOON 2019/06/03 23:37 #

    거의 뭐 전우죠, 전우
  • 로그온티어 2019/06/04 00:26 #

    언젠가 괴수와 함께 맞서 싸우는 전대에 대한 영화가 나왔으면 합니다
  • K I T V S 2019/06/29 20:58 #

    저는 거기서 영감을 찾아서 절대악을 넘어선 초절대공포(크툴루와 같은)에 맞서서 거대 괴수 + 거인(울트라맨과 같은 외계인이나 초능력자) + 여신 + 거대 로봇(트랜스포머와 퍼시픽림의 혼합같은)이 힘을 합치는 판타지영화가 나왔으면 하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 잠본이 2019/06/01 16:35 # 답글

    속편에서 청문회때 시간끌려고 의원님들에게 무토커플 짝짓기 영상 틀어주는거 보고 격뿜했습니다(...)
    대체 모나크는 얼마나 변태집단인것인가
  • CINEKOON 2019/06/03 23:37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굳이 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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