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29 14:57

샤프트, 2000 대여점 (구작)


20세기 블랙스플로테이션 영화의 아이콘이었던샤프트, 21세기의 문턱에서 사무엘 L 잭슨의 얼굴로 리메이크된 영화. 감독은 <분노의 질주 2> 연출자이기도 싱글톤. 불행하게도 뇌졸중으로 별세한 인물이기도 하다.


싱글톤의 영화들을 전부 것은 아니지만, 그나마 몇몇 작품들을 보며 항상 느꼈던 것은 다름 아닌 액션 함량의 미달이었다. 본격 액션 영화라고 하기엔 액션의 완성도나 밀도 모두 높지 않았던 느낌. 그리고 느낌은 2000년에 개봉한 <샤프트>에서도 지속된다. 뉴욕의 할렘과 브루클린을 배경으로 범죄조직들이 엉겨 붙다가 폭발하는 내용인데 정작 액션으로 얻는 쾌감이 크지 않으니 이것 묘하다고 해야할까.


근데 사실 액션보다 영화에서 중요했던 캐릭터성이었다. 애초 주인공 이름을 영화 제목으로 삼았으니 캐릭터의 존재감이나 매력이 응당 컸어야지. 게다가 캐스팅은 다른 사람도 아닌 무려 사무엘 L 잭슨이잖아. 비록 사무엘 L 잭슨이 모든 캐릭터를 스스로처럼 보이게 만드는 마성의 단점 아닌 단점을 갖고 있긴 하지만, 그걸 고려해도 이번 영화의 주인공은 너무 지나치게 사무엘 L 잭슨이다. 배드애스 형사이자 그러면서도 마음 켠에 친근한 동네 같은 따뜻함을 간직하고 있는 캐릭터인데 그게 너무 재미가 없어. 극단적인 면을 강조하고 교차해 보여줬더라면 괜찮았을까.


악당들도 캐릭터는 재미 없기 매한가지인데, 그럼에도 제프리 라이트와 크리스쳔 베일이라는 거물 배우의 새파란 시절을 있어 그나마의 재미는 있다. 특히 크리스쳔 베일은 재수없는 뺀질이 악역으로 나오는데, 하필 설정이 재벌 2세인데다 특유의 분노 연기가 적절히 믹스되어 있어 훗날 브루스 웨인이 사내로서는 재미있는 모습이기도. 


블랙스플로테이션 영화답게 영화의 전체적인 맥락은 흑인을 대상으로 인종 범죄에서 시작되어 백인 뺀질이 악당을 처단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근데 생각해보면 한국 영화이긴 하지만 류승완의 <베테랑> 훨씬 잘했던 거다. 영화는 액션성도 없고, 캐릭터 영화답지 않게 캐릭터의 매력도 그다지 크지 않고, 심지어 인종적 계급적 맥락의 테두리 마저 희미하다. 그나마 영화를 펌프질로 살려낸 사무엘 L 잭슨의 크고 하얀 동공 최근에 이거 리메이크 아닌 리메이크 나왔던데 그건 과연 괜찮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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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K I T V S 2019/06/29 20:54 # 답글

    악당이 베일이었다니! 배우 개그로 보면 배트맨 비긴즈와 아메리칸 사이코의 프리퀄로 봐도 되겠네요?ㅋㅋ
  • CINEKOON 2019/07/15 14:20 #

    여기서의 모습이 딱 뭐랄까... <배트맨 비긴즈> 시점에서 브루스 웨인이 배트맨 되기 전에 세상 유랑하며 일부러 범죄 저질렀던 딱 그 시절 느낌...
  • 지나가다 2019/06/30 00:04 # 삭제 답글

    악당이 둘인 데, 둘 다 제대로 활용을 못했죠.
    샤프트를 하드보일드 탐정에서 경찰로 바꾼 것도 욕을 먹었는 데,
    당시 존 싱글톤이 '줄리아니가 다스리는 뉴욕에서 샤프트같은 탐정이 존재할 수 있겠냐?'고 변명했죠.
  • CINEKOON 2019/07/15 14:21 #

    현 시대의 세태를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쨌든 장르물인 이상 목표를 좀 더 명확히 잡고 시작했더라면 좋았을 프로젝트란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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